빈발하는 가축질병…소수의 방역관으론 한계

2018년 대비 12%만 늘어
현재 부족한 인원 748명
구제역 백신 국산화 추진
10년째 허송…감사 필요

작년 우유자급률 최저치
관세철폐되면 잠식 가속
양봉집단실종 대책 시급
축산 미래전략 마련 절실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3주간 동안 농림축산식품부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국감 첫날인 지난 4일에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만성적인 가축방역관 부족 실태, 우유 자급률 역대 최저 상황 점검, 양봉산업 공익산업 지정 등에 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다음은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 곡물가격 상승 대책 마련하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사료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쳐, 축산농가 생산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대두는 350달러에서 590달러로 68.6%, 옥수수는 143달러에서 277달러로 93.7% 상승했다. 이러한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2020년 식량자급률은 밀 0.8%, 옥수수 3.6%에 불과했으며, 사료용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밀 0.5%, 옥수수 0.7%, 콩 7.5%에 불과하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사료가격도 뛰고 있다. 2021년에 전년 대비 9.6% 상승한데 이어 올해 7월 기준 무려 27%가 추가로 상승했다. 사료비 농가 구입 가격지수도 올해 2/4분기 133.8에 달해 그만큼 축산농가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은 “전쟁과 고환율 장기화로 국제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축산농가의 연쇄 도산에 따른 생산기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사료원료구매자금 금리 추가 인하는 물론 논을 활용한 조사료 재배 직불금 예산 반영 등 정부의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전히 부족한 가축방역관

ASF 야생멧돼지는 2019년 10월 이후 29개 시·군에서 2661건(9월 21일 기준)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경북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등 계속 남하하는 양상을 보인다. ASF 발생에 따른 농가 피해가 계속되지만 가축 질병 예찰과 현장 조치를 담당할 가축방역관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달곤 의원(국민의힘, 경남 창원시 진해구)이 농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지자체 가축방역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축방역관 적정인원 대비 부족 인원은 2022년 기준 748명으로 나타났다. 부족 인원은 2018년 대비 2022년에 약 12% 늘었다. <표1 참조>

이 의원은 “처우 개선 등 보완책을 마련해 가축방역관을 서둘러 충원 할 것”을 주문했다. 

 

○… 구제역 백신 2024년 상용화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홍성·예산)은 구제역 백신 국산화를 위해 10년째 허송세월 보내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달곤 의원(국민의힘, 경남 창원시 진해구)도 구제역 백신 국산화 진행 상황에 대해 “감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황근 장관은 “구제역 백신은 이미 완성이 된 상태로, 대량 생산할 시설을 만들고 있다. 18% 정도 지어졌다”며 “인증단계를 거치면 2024년부터는 국산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양곡 사료용 소진 전무

최춘식 의원(국민의힘, 경기 포천시·가평군)은 최근 2년간 정부양곡을 사료용으로 전혀 소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최근 5년 6개월간 정부양곡을 용도별로 소진한 현황을 보면 가공용이 154만 3000톤으로 가장 많았고, 사료용(153만 2000톤), 주정용(80만톤), 공매용(72만 7000톤), 기초수급자 등 복지용(60만 4000톤), 군관용(23만 8000톤), 학교급식용(4000톤) 등 총 571만 6000톤이다. 그러나 ‘사료용 정부양곡’ 소진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쌀 소비 다각화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아 결국 농민들에게 상처만 남겼다”며 “저품질 쌀은 옥수수 사료를 대체해 소·돼지 등의 사료로 쓰일 수 있도록 해서 쌀 소비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2020년에는 수급 상황이 안 좋아서 사료용으로 사용할 여력이 없었다”며 “쌀의 다양한 소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우유자급률 역대 최저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당진)은 “최근 10년간의 국내 우유 시장 현황 및 점유율을 살펴보면 작년에 우유자급률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10년 전에 비해서 외국산 우유 수입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자급률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표2 참조> 

또 “미국·유럽과의 FTA 협정에 따라 우유와 유제품 관세가 철폐되면 외국산은 가격 우위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더욱 잠식할 것”이라며 “농식품부는 낙농산업이 붕괴되지 않도록 우유자급률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이어 “낙농가들은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되면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한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용도별 차등가격제와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낙농가 등이 정부 정책 방향에 대승적으로 동참하면서, 지난 9월 낙진회 이사회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등이 포함된 낙농제도 개편안을 만장일치로 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낙농제도 개편 및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산업발전방안도 마련하겠다”며 “낙농가들이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양봉, 공익산업 지정 추진 

꿀 수입량이 늘면서 국내산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단폐사까지 발생해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 장관이 양봉산업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 놨다.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당진)은 “외국산 꿀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반면, 우리 꿀 수출을 못하고 있다. 2017년 대비 2021년을 비교하면 수출은 급감하고 수입은 38.4%포인트 증가했다”며 “2015년 발효된 한·베트남 FTA에서는 천연꿀 관세율을 매년 16.2%씩 낮추기로 합의돼 2029년에는 관세 철폐가 예정됐다”고 강조했다. <표3 참조>

또 “올봄에 전국에서 꿀벌 70억마리가 집단폐사했다. 정확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양봉산업을 필수공익산업으로 지정해 국가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보호·육성·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농진청, 서울대, 경북대와 연합팀을 구성해서 몇 달에 걸쳐 조사를 진행한 결과, 꿀벌 집단 폐사 원인은 응애 때문으로 나타났다”며 “꿀벌의 유충을 죽이는 응애를 방제하는데 특정한 약품을 너무 사용하다 보니 내성이 생겨 이를 바꿔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 꿀은 사탕수수를 먹이로 해서 꿀을 만드는 사양꿀이다. 우리나라 꿀과 다르다. 소비자들이 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며 “양봉산업을 필수공익산업으로 지정을 해서 지원해야 한다는데 의원님과 같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표 1> 최근 5년간 지자체 가축방역관 현황 (단위 : 명)
연도 가축방역관적정인원(A) 가축방역관 현황

적정 대비 부족 정원

{A-(B+D)}

적정 대비 부족 현원

{A-(C+D)}

소속 공무원 공중방역
수의사(D)
정원(B) 현원(C)
2017 1,806 1,003 778 361 442 667
2018 1,814 1,177 975 424 213 415
2019 1,837 1,174 944 352 311 541
2020 1,902 1,234 975 334 334 593
2021 1,932 1,217 906 389 326 637
2022(8월) 2,018 1,198 881 389 431 748

 

<표 2> 최근 10년간 국내 우유 시장 현황 및 점유율 (단위 : 천톤, %)

구분 2021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국내 소비량 3,359     3,582     3,646     3,834     3,914     4,092     4,138     4,228     4,345     4,448
국산(생산량) 2,111     2,093     2,214     2,168     2,070     2,058     2,041     2,049     2,089     2,034
외국산 1,248     1,489     1,432     1,666    1,844     2,034     2,091     2,179     2,256     2,414
점유율 37.2     41.6    39.3     43.5     47.1     49.7     50.7     51.5     51.9     54.3
자급률 62.8     58.4     60.7     56.5     52.9     50.3     49.3     48.5     48.1     45.7
※주 : 외국산=국내소비량-국내산 / 자급률=국산÷국내소비량,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표 3> 최근 5년간 천연꿀 수출입 현황
구분 2017 2018 2019 2020 2021 2017/2021 증감률
수입 수입량(톤) 935.1     992     683     1,006     1,294     38.40%
수입액(천달러) 9,431     12,424     10,127     12,457     15,346     62.70%
수출 수출량(톤) 53.1     33     17     6.1     5     -90.60%
수출액(천달러) 366     227     171     86     83     -77.30%
※자료 : 관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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