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산업, 협동조합 중심 계열화 절실

 
국내 양돈산업은 가축분뇨 처리, 소모성질환 극복, 한미 FTA,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국내외적인 문제를 극복해 내실을 다지고 생산성을 높여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래된 돈사시설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또 양돈업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규모의 양돈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양돈업 진출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돌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돈업계 지도자인 진길부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은 어떤 견해를 나타낼지 들어봤다.



─ 농림부가 한미 FTA에 따른 농업분야 보완대책으로 축사시설 현대화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한 예산 1190억1500만원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자칫 농가의 부채만 늘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돈사 시설을 현대화하는 가장 큰 목적은 노동력과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이다. 시설 현대화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목적에 부합되지 못한다면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지원에 앞서 이와 관련된 충분한 연구와 현장 점검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충분한 기술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양돈장을 개보수 할 경우 오히려 농장 성적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자동화 시설 만 믿고 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인이 돼지와 늘 호흡을 같이 할 때 농장의 성적은 안정된다.

─ 최근 몇 년 사이에 대기업의 양돈업계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다. 이같이 대기업의 직·간접적인 참여가 급증하면서 일반 양돈농가는 소농으로 전락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양돈산업은 이제 돼지고기 산업으로 확대·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돼지고기 생산·가공·유통 분야가 하나의 체인으로 단단히 엮여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계열화다.
최근 대기업 중심의 계열화와 도드람과 같은 협동조합 중심의 계열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지금처럼 중간 상인들에게 돼지를 팔아 임자 없는 돼지고기로 판매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 중심의 계열화가 활성화 될 경우 많은 양돈인들이 소농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협동조합 계열화를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한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자본력·정보력·전문인력 등이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협동조합이 성공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자본·정보·전문인력 등 많은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브랜드 관련 산업도 계열화와 연계할 때 본래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양돈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최우선적으로 소비자가 인정하고 다시 구매 할 수 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판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품질을 높이고, 맛과 위생,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가 수반돼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돼지고기의 품질과 안정성, 위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시스템과 운영주체가 있어야 한다. 이를 개인이 책임지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운영주체는 안정적인 고품질 제품을 생산·유통하기 위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양돈업을 영위 할 수 있는 대규모 양돈단지가 조성돼야 한다. 도시화 속에 양돈업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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