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경제사업 활성화 흑자기반 구축 계기 삼아야

 
“솔직히 앞으로의 변화가 두렵습니다”
상호금융사업 의존도가 높은 경기도내 대표적인 도시형조합이자, 자연순환농업과 축산물 유통 사업 등 적극적인 경제사업을 펼치고 있는 파주연천축협 이철호 조합장.
이 조합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둘러싼 향후 일선 회원조합들의 변화와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은 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철호 조합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재정과 관련 신용담당상무와 신용기획팀장으로부터 법안내용과 향후 변화 등을 보고받았다. 은행, 보험을 제외한 증권, 선물, 신탁, 자산운용 등 모든 금융관련 업무 취급이 가능한 ‘거대금융투자회사’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자통법 개정과 관련 최근 조합내부에는 이에 대비한 자금운영 등 영업전략 마련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현재 농촌형조합과 중소도시형조합은 물론 예수금이 1조원이 넘는 도시형 조합조차도 자통법의 대비는 물론 정확히 이해하는 조합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회원조합들의 현실입니다. 우리조합도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고는 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조합장은 “거대 금융권과의 치열한 상품경쟁속에 이자외 수익감소, 취약한 인력구조 등에 따른 회원조합의 수익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면서 “한미 FTA 협상 체결로 엄청난 변화와 어려움을 예고하는 농축산업계에 자통법은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조합장은 지금의 위기를 곧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돈장사에만 열중한다는 비난이 있지만 신용사업에서 난 수익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부분이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향후 일선조합의 상호금융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용사업에서 벌어 경제사업에 쓰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 조합장은 “자통법이 발효되기 전인 지금이 기회”라면서 “경제사업 부문의 자립기만 마련을 위한 철저한 기반 조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대마진율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도시형 조합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신용사업장의 인건비는 순익 2%에 달하고 이자외 수익은 10%도 못됩니다. 협동조합의 향후 수익 원천은 신용사업이 아닌 경제사업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죠”
파주연천축협의 경우 올해 자연순환농업사업에만 10억여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자금운용이 비교적 수월한 지금이 아니면 경제사업 기반조성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어집니다. 지금 투자해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미개척분야의 시장개척을 통해 이후에는 이를 운영해 경제사업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변모시켜야 합니다”
이 조합장은 향후 이같은 변화를 조합원들도 함께 즉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사업의 그늘밑에서 외부의 변화를 인지하기 힘든 조합원들도 작금의 현실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판단, 미래를 힘께 준비해야 한다는 것.
이 조합장은 “회원조합의 경제사업도 이제 철저히 시장경제 논리에 맞춰 나가야 한다”면서 “환원사업에 익숙한 조합원들도 고정적 관념에서 탈피,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는 축산물은 판로가 없다는 의지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조합간 사업 연합으로 규모화를 유도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조합과 중앙회간 적극적인 연합 사업을 통해 마케팅 및 규모의 파워를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조합장은 “자통법은 위기가 분명하지만 이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중앙회 상호금융에서는 회원농협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회원농협도 변화에 맞춰 신성장전략을 수립해 자립 방안을 마련하는 등 착실히 미래를 준비한다면 승산은 있다”고 강조했다.
옥미영 기자 om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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