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을 얻고 또한 잃기도 한다. 태어난다는 자체는 생명을 얻는 것이요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잃은 것이다. 누구든지 태어나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잘 살펴보면 얻은 것이 많으면 그래도 잘 살았다고 자평할 수 있지만 잃은 것이 많다면 어렵게 살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얻은 것이 훨씬 많았다. 먼저 미물(微物)로 태어나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말할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났음이 곧 얻는 것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지금껏 일할 수 있게 된 것도 얻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나와 함께 근무한 사람이 어려움과 도움을 요청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주선해 준 것 또한 나에게는 얻는 것이었다. 배고픈 시절도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현재는 배를 굶지 않고 있으니 이 또한 얻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인 집단을 우리는 조직이라고 한다. 조직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용자원을 적절하게 배분 해야만 수익을 창출할 수가 있다. 
기업의 재정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도식화한 표를 우리는 ‘대차 대조표’라 하고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수익과 손실을 대비하여 작성한 것이 ‘손익계산서’다. 
당해 연도 1월1일부터 12월31까지 1년 단위로 결산을 통해 자산 부채 자본 등의 여러 계정을 한 표에 나타내어 건전성 여부를 알려준다. 현직에 있었을 때 평직원에서 책임자로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회계(會計)라는 과목이 필수였다. 
아마도 이 과목은 전공한 사람에게는 쉽지만 비전공자에게 수학처럼 어렵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수학도 잘 하는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원리의 이해를 강조한다. 회계도 마찬가지다. 차변은 왼쪽에 기록하고 대변은 오른쪽에 기록하며 차변과 대변은 해당 계정과목이 얼마나 증가 혹은 감소했는지를 나타내는 항목이다. 차변은 자산의 증가, 부채의 감소, 자본의 감소를 표시한다. 이것을 외우지 않고 “자산=부채+자본”이라는 등식만 알면 금방 이해가 된다. 자산은 왼쪽에 있고, 부채와 자본은 오른쪽에 있다. 이 식을 바꾸면 “자산-부채-자본=0” 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왼쪽은 자산의 증가, 부채의 감소, 자본의 감소를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당시에는 원리를 모른 채 무조건 외웠던 무지한 때가 있었다. 필자는 왼쪽에 있는 건강자산이 버티고 있어서 그나마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공헌단체의 일 또한 얻은 자산임에 틀림이 없다. 이가 빠지고 눈이 점점 침침한 것은 잃은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잃은 것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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