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중)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중)
  • 권민 기자
  • 승인 2022.09.23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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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지난 8월 29일, 서울역 앞 한강대로에서는 쌀값 대책을 요구하는 ‘농민총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농민들은 비료값 40%·면세유 103%·인건비 10% 등 농자재와 원자재 비용이 크게 올랐지만 햅쌀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며 물가안정에만 신경쓰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40kg기준 조생벼가 평균 5만원대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7만원보다 20% 이상 하락된 가격이다. 구곡 쌀값도 마찬가지다. 7월 80kg 기준 평균 16만99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1만9551원보다 22.6%나 낮은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 농업에 대한 홀대가 정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까? 농업이 이렇게 대수롭지 않은 취급을 받고 있는데 축산업이라고 다른 문제일까? 농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와 닿지 않는다고?
아주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부정 인식 심각 넘어


한 중앙일간지에서 농업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윤석열 정부의 공약(空約)을 지적한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은 ‘일하다 죽는 농민의 수가 일반 노동자의 4배’라는 것이었다. 
농촌이 심각한 고령화를 겪으면서 여성농업인들의 참여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이들에 대한 건강 악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문제를 연구한 노상철 단국대 의대 교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농업재해율은 0.89%로 일반노동자 0.58%보다 1.6배나 높다.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이 있지만 산재보험에 비해 보상수준이 낮아 가입률은 일반노동자와 다르게 전체 농업인의 약 5%에 불과하고 그나마 기업농만이 산재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농업인 육성법에는 건강검진이 의무화 되어 있다. 하지만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자체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있으나마나 한 법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시범사업은 농작업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올해 9000명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다. 90%를 정부가 지원키로 했고 내년 본사업 시행을 계획했지만 예산 편성이 안돼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 현실의 심각성을 지적한 이 기사가 왜 부정적 시각을 아주 단적으로 나타내는 예라고 한 이유는 바로 그 기사에 달린 댓글 때문이다. 
“농민재해보험이라구요? 자영업자 재해보험은 있던가요?”, “노령인이 농사지으니 당연히 사망률이 높지, 평균 사망율과 비교할 걸 해야지.”에서부터, “별걸 다 가지고 기사화하네.”, “농사지어도 보험 들면 보장이 되는데 생산성 없는 산업에 자원을 너무 많이 쓰면 전체 경제가 고꾸라진다.”, “숙명이다.” 등 조롱이 한 가득이다. 
또 “늙으면 죽는 거지, 시골농사 짓는 농민들의 건강이 더 좋다”라는 비아냥 일색에, “일반 건강검진으로 부족한가? 왜 여성인가? 남성은?”이라는 성 차별 발언까지 부정적 시각으로 도배됐다.
이것이 바로 작금의 농축산업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다. 왜 정부가 농업을 홀대하고 무시하는 지 그 이유가 아주 잘 설명된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가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자극했는지, 아니면 일반인들의 이러한 인식을 정부가 반영하고 있는지, 그 시발점을 구분하긴 어렵지만 지금 농민들의 처지는 고립무원이다. 
이렇게 농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원인이 농민들에겐 없는 것일까? 정부로부터 무시당하고 배척당하는 이유는 농민들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 찾기에 무관심하거나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정부가 현장과 동떨어진 예산을 편성하고도 단지 몇 프로의 증액으로 생색낼 때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조목조목 따지기보다 ‘내 것’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 주어진 예산 속에서 농민끼리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국민의 삶에 관심을


내년도 정부의 예산안이 올해보다 5.2% 증액됐지만 농업 부문은 2.4% 증가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면서 농업분야 국정과제의 실천의지가 부족한 결과라고 비난한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수로는 컸다”는 변명으로 무마될 것이 뻔하다. 
지금까지 정부의 예산안 전체에 대해 따져 묻는 농민단체를 본 적이 없다. 관심이라곤 오직 농업 부문의 예산, 그리고 그중에서도 자신들이 소속된 종목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주어진 예산에서 항상 쪼들릴 수밖에 도리가 없는 것이다. 
전체 파이를 키워야 내가 가져갈 규모도 커진다는 사실까지는 관심이 없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면서 대기업의 법인세 등을 낮추는 행태가 결국 국민들 그리고 농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지적하는 농민단체를 본적이 없다. 
국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선 아무리 농민들이 살기 어렵다고 하소연해 봐야 그럴수록 반감만 더 심해질 뿐이다. 이것이 농축산인들이 주변에, 사회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반 국민들이 농민과 동질감을 느껴야 농촌의 문제도 풀린다. 국민들이 동질감을 갖게 하는 것은 하소연이 아니다. 함께 서로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행동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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