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지속 가능하려면…전문가 제언] 배합사료
[축산업 지속 가능하려면…전문가 제언] 배합사료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2.09.16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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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확고한 대책 시급”

국제곡물·원/달러 환율 폭등
원료 대부분 수입 의존하는
사료업체들 경영 기반 흔들
그 영향 고스란히 농가에게

값 인상 기업 매출 증가해도
비용 상승으로 수익은 줄어
곡물 안정되자 이번엔 환율
구매역량 강화 등 대책 절실
김민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옥수수·소맥·대두 등 주요 곡물가격이 올 3·4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 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곡물의 하반기 국내 도입분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지만,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상당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이 전반기에 비해 안정세로 돌아섰다곤 해도 주요 곡물 수출국 작황(유럽 가뭄 등)이 변수다. 환율 급등도 고려 대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예상치를 훨씬 넘게 급등했다. 환율이 올해 안에 1500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고환율·고금리·고곡가 등 3高 현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상기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여파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세계 식량 위기가 가시화됐으며, 이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교훈도 남겼다. 이에 김민수 애그스카우터 대표로부터 세계 사료곡물 수급 및 가격변화를 진단하고, 국내 축산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들었다.

 

- 세계 곡물 가격은 어떤 추세로 변화하고 있나.

세계 곡물 가격과 관련해 21세기 들어 2008~2009년, 2011~2013년 두 차례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세 번째 애그플레이션이 2020년 8월부터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소맥, 대두 가격의 동향을 최근 월물 기준으로 살펴보면 옥수수의 경우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큰 폭으로 치솟았다. 4월 19일 부셸 당 8.18달러로 9년 7개월 만에 최고가를 나타냈다. 

4월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재개 협상 타결로 인해 7월 가격은 올해 1월의 저점까지 떨어졌다. 최근 유럽연합의 극심한 가뭄과 미국의 기상 변화에 따른 생산 전망 불확실성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소맥의 경우 2월 24일 러·우크라 전쟁 이후 3월 7일 부셸 당 12.94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가인 2008년 3월 12일의 12.83달러를 넘어섰다. 대안으로 떠올랐던 인도마저 5월 13일부로 소맥 수출을 금지하면서 5월까지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의 흐름을 유지했다. 7월 20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의 곡물 수출 재개 협상을 체결하자 급락에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두의 경우 4월 21일 부셸 당 17.48달러로 9년 7개월 만에 최고가를 나타냈다. 러·우크라 전쟁 이후 해바라기씨유 공급이 중단되고 대체 식물성 기름인 대두유, 채종유, 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지작물의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가 4월 28일부터 팜유 수출을 제한하는 등 식물성 기름 수출 규제로 인해 6월까지 대두가격은 연 고점을 유지했다. 대내외 약세 요인에 눌려 7월부터 대두 가격이 큰 폭으로 꺾였다.

그러나 옥수수, 소맥, 대두 가격이 전반기에 비해 안정됐지만, 여전히 평년 가격(2018~2020년 평균) 대비 50%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 지금과 같은 세계 식량 위기가 최소 2~3년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식량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슈퍼사이클(장기 가격 상승 추세)에 빠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공급망 훼손, 이상기온으로 인한 주요 국가의 생산 부진,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수출 중단과 러시아의 수출 제재는 곡물을 비롯한 비료, 에너지 가격의 폭등을 초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각국은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 점이 식량 위기를 가속하는 원인이 됐다. 세계 곡물 생산 및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시장을 압박해나가고 있어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 사료가격 급등으로 축산농가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고, 사료기업 상황도 좋지 않다. 사료기업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 

세계 곡물 가격 폭등으로 인해 전 세계 농축산물 생산비가 급증했다.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재료 부담을 견디지 못해 사료가격을 인상하면서 축산농가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사료기업들도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외부 압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사료가격 인상으로 기업들의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원재료 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의 급등으로 인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도 사료기업에 큰 부담이다. 축산과 사료는 불가분의 관계로 상생할 방법을 찾아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2020년 8월 이후 세계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배합사료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기업들은 커지는 가격 위험성을 그대로 떠안아야만 했다. 상반기를 지나면서 치솟았던 선물 가격들이 대폭 꺾였으나 예년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 시세에 따른 선도구매 가격이 도입(통관) 가격으로 바뀌는 데는 최소 3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곡물 가격의 흐름에 비춰보면 도입(통관) 가격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4분기부터는 차츰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원료 가격이 주를 차지하는 배합사료 가격도 시차를 두고 조정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이 큰 변수다.

 

-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해 사료기업들의 환차손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강세 기조로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경우는 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말 외환위기 시절과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2001~2002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2009년 세 차례였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6월 23일 처음 1300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해서 1300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사료기업을 포함한 원자재를 전적으로 수입하는 기업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계속해서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만큼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곡가에 대응해 오던 사료기업들은 이제 고환율에 대비해 환차손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에 부닥쳐있다. 신용장 개설과 은행 여신 한도에서도 제동이 걸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주원료 가격뿐만 아니라 박류와 강피류 등 부원료 수급도 불안하다. 어떤 상태인가.

가공 부산물인 옥수수 주정박, 소맥피, 대두박 등도 급등 양상을 보인다. 지난 6월 통관 가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두박 가격이 23% (전년 동기 대비), 54%(전 전년 동기 대비) 올랐다. 박류 중에는 팜박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뛰어 29%와 72% 뛰었다. 

DDGS는 15%, 59% 올랐으며, 채종박은 14%와 41% 상승했다. 강피류의 대표적인 품목인 소맥피는 18%, 64% 오르는 등 주원료 가격 상승 못지않게 부원료 가격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국제 시장에서 가격 하락 요인이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세계 식량 위기는 재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사항을 유념해야 하나.

인플레이션, 스테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 동시 발생) 등 국제 곡물 시장을 둘러싼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고환율, 고금리, 고곡가의 3高 시대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만큼 세계 경제가 취약해졌다는 것을 입증한다. 

고곡가의 시대를 맞이했으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사료기업들은 고효율 창출을 위한 노력이 더욱더 요구된다. 구매 역량 강화는 물론 구매 비용 절감을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고곡가 및 고환율에 대비한 헤징 전략이 요구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축산 및 사료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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