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무인판매점 도입…유통단계 확 줄여

산지 직송·인건비 동시 절감
소비자에 합리적 가격 제공
무항생제·HACCP 인증 제품
셀프 계산대서 바코드 결재

휴무 없이 24시간 연중 운영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없어
매출 늘고 매장 피로도 줄고
고품격 계란 무한 신뢰 얻어

(사진 왼쪽부터) ‘에그플’ 무인매장. 소비자가 셀프계산대에서 계란제품을 결재하고 있다.
‘에그플’ 무인매장.
(사진 왼쪽부터) ‘에그플’ 무인매장. 소비자가 셀프계산대에서 계란제품을 결재하고 있다.
소비자가 셀프계산대에서 계란제품을 결재하고 있다.
양윤식 알부자농업회사법인 대표
양윤식 알부자농업회사법인 대표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밥상물가가 치솟으며 유통시장에서도 ‘가격 낮추기’ 경쟁이 한창이다. 물가상승과 경기 위축이 큰 까닭에 산지 직매입을 확대하는 등 유통단계 줄이기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산지직송과 인건비 절감으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계란을 공급키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가 있어 화제다.

양윤식(50) 알부자농업회사법인 대표가 이끄는 계란 무인판매점 ‘에그플(eggple)’이 바로 그곳이다.

 

# 알부자농업회사법인 설립

알부자농업회사법인의 시작은 40여 년 전이다.

양윤식 대표의 아버지 양재득 옹은 1982년부터 산란계를 키운 베테랑 양계인이다. 어깨 너머로 양계를 익히며 성장한 양 대표는 자연스레 계란유통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계란의 유통·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부친을 보며 피땀 흘려 생산한 계란을 제값 받고 팔기로 결심, 지난 1999년 9월 알부자란 명칭으로 사업자를 내고 직접 유통에 뛰어들었다. 

이후 마트와 식자재로의 계란 납품은 물론 계란판매점 ‘알부자계란집’을 서울·인천·부천·파주 등지에서 직영과 분점 형태로 운영해오다 2019년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2021년에는 ‘에그플’ 계란 무인판매점을 창업, 2022년부턴 가맹사업까지 사세를 넓혔다. 

유통뿐 아니라 판매와 가맹업까지 계란유통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계란 유통이 본업인 양윤식 대표는 어떻게 계란 무인판매점과 가맹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됐을까.

이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대면 영업 기피현상에서 비롯됐다는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계란 유통업의 특성상 남는 계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까닭에 알부자농업회사법인은 이들 물량을 처리할 요량으로 계란판매장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으로 직원이 퇴사한 후 새로운 직원을 구하지 못해 영업에 차질이 발생했고, 가게를 접을지 말지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차에 그는 무인판매점에서 해답을 찾았다.

양윤식 대표는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아이스크림, 밀키트, 카페 등 무인매장 창업 열기가 달궈지던 시기였다”면서 “계란도 무인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다.

 

# ‘에그플’ 무인판매점 창업

그는 단순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랜드 ‘애플(Apple)’에서 착안해, 계란의 유통구조를 단순하게 가자는 의미로 브랜드명을 ‘에그플(eggple)’로 명명하고 본격적인 계란 무인판매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그플’은 여느 무인판매점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직접 고른 계란제품을 셀프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스캔하고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왕·특·대란과 유정란, 동물복지란, 1등급란, 메추리알 등을 판매하는데, 안전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무항생제·HACCP 인증 계란만을 취급한다. 이를 위해 무항생제·HACCP 인증을 받은 산란계농가 중 높은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농가에서 계란을 공급받는다. 이 과정에서도 콜드체인시스템을 통해 계란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남는 공간 활용을 위해 구운 계란과 대천김뿐 아니라 닭갈비·돼지갈비·불고기·육개장·곱창전골·닭발·막창 등 다양한 냉동 밀키트를 배치해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 24시간 연중 운영 가능

이같이 비대면 계란 판매에 대한 장점은 기대 이상이다.

무인매장이라 인건비는 절감됐고, 휴무 없이 24시간 연중 운영이 가능해 매출은 늘었다. 손님이 알아서 물건을 구매하고 나가니, 주문이나 응대 등에서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없어 일반 매장에 비해 피로도도 덜하다.

또 매장 내에서 뜯어서 먹거나 마시는 개봉 제품이 아닌 까닭에 타 무인점포에 비해 매장관리가 수월하며, 언제 어디서나 CCTV로 매장을 들여다볼 수 있고 실시간 매출 확인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양윤식 대표는 “기존 매장을 무인으로 바꾼 초기에는 연세가 많은 단골손님들이 ‘앞으로 나보고 계란을 사지 말라는 거냐’고 반발하기도 했지만 한 번은 넘어갈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시간과 상관없이 언제든 계란을 구입할 수 있다며 오히려 더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 인건비無, 가격 더 저렴

무인샵의 또 다른 장점은 시중가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계란은 농장부터 소비자까지 크게 3~4단계를 거치지만, 에그플의 계란은 농장에서 직송돼 중간단계 없이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때문에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는데다 무인점포로 인건비가 들지 않아 고품질 최고급 계란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아울러 시세가 변동될 때마다 그때 그때 판매가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로 일반 매장보다 더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계란을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에그플은 계란가격을 당당히 외부에 고시하고 있다. 이는 현장감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소비 유인 효과도 상당하다.

 

# 전국 가맹점 153개소 목표

이처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양윤식 대표의 전략은 매출 증가와 함께 가맹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알부자농업회사법인의 무인판매점 ‘에그플’ 가맹점은 점주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늘고 있다. 8월 15일 현재 가맹점은 직영점을 포함해 서울 4곳, 경기 8곳, 인천 4곳 등 수도권 16개소를 비롯 충북 1곳, 광주 1곳, 전남 1곳, 전북 2곳, 경남 1곳, 경북 1곳 등 전국에 총 23개소이며 가맹을 준비 중인 곳도 4개소나 된다.

창업비용이 타 매장에 비해 저렴한데다, 전담직원이 전 지점을 관리하며 부족한 품목을 채우는 방식이라 손도 적게 간다는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이런 그의 최종 목표는 에그플 가맹점을 전국 153개소로 늘리는 것이다. 

양윤식 대표는 “본업인 계란유통업을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란 무인판매점 ‘에그플’을 창업했다”면서 “앞으로도 계란유통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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