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품목 해외진출 터주려 축산업 희생

 
지난 2일 오후 1시 한미 FTA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만난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침통한 심정을 가눌길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남 회장은 “자동차 등 일부 산업품목의 해외 진출 길을 터주는 대가로 우리 축산업을 붕괴시키는 협상”을 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 대한 평가는?

▲축산업을 희생양으로 성사시킨 한미 FTA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 특히 한미 FTA 협상 의제라고도 할 수 없는 쇠고기 검역 문제가 거론돼 협상테이블에서 논의되는 모습은 미국에 끌려다니는 졸속협상의 극을 보여줬다. 참담한 심정이었다. 2001년 UR 협상 당시 쌀시장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최소한의 관세만 남겨둔 채 희생을 강요당한 축산업은 이번에도 쇠고기 15년, 돼지고기 10년 등의 관세 장기 철폐라는 협상 타결로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특히 ‘뼈는 뼈, 살은 살’이라는 입장으로 농민을 안심시켜온 농림부 장관의 발언은 결국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농정에 대한 농민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쇠고기 부문에 대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향후 한우산업에 대한 전망은.

▲유통체계가 허술한 현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무분별한 수입은 국산 둔갑을 판치게 할 것으로 우려돼 농가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사료값 인상 등 사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뼈있는 쇠고기 수입과 15년 단계적 관세철폐라는 협상 결과는 농가의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켜 자칫 산업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농가’다. 우리는 결단코 살아남아야 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한미 FTA를 막아낼 것이다. 향후 한미 FTA 무효화를 위한 범국본, 농대위 활동에 참여해 나갈 것이며 또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다.
옥미영 기자 om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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