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시대, 한우 개량에 산업 사활이 달렸다”

농가 생산 비용 절감 목표
우량암소집단 육성 가능한
수정란이식사업 역량 집중
조합원 출하 성적 ‘최우수’

후대우도 괄목할 만한 성적
최근 2년 슈퍼한우 4마리나
수태율 45%…전국 최고반열
지자체 보조로 참여도 높여

암소 개량 통해 기반 확대
친자 감별 등 각종 컨설팅
경제적 가치·번식효율 개선
관계기관들과 또 한 번 도약

합천축협 생축사업장 전경.
스마트 한우 경매시장.
우량암소들.

 

[축산경제신문 김점태 기자] 국내 한우 사육마릿수 과잉과 더불어 조사료 수급불안, 생산비 폭증 등 3중고가 한우 사육현장에 불어닥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1+등급 이상의 거세우를 출하하지 못하면 생산비 보전이 힘든 것은 불 보듯 뻔한 현실이다.

따라서 최근 한우 사육농가의 최대 화두는 생산비 절감이다. 한우 거세우 1마리를 출하하는데 지출되는 생산비가 200만 원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산비는 폭증하고 지육단가는 오히려 하락세가 우려돼 양축을 포기하는 축산농가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 이미 와 있다.

‘대한민국 한우 개량 1번지’라고 알려진 합천축협의 김용욱 조합장은 수정란 이식사업을 통한 한우개량 사업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용욱 조합장.
김용욱 조합장.

# 수정란 이식, 가장 확실한 개량법

수정란 이식사업은 우량암소(공란우)와 고능력 정액을 체외수정시켜 수정란을 공급하기 때문에 인공수정으로 인한 한우개량에 비해 단기간 우량암소집단을 육성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한우 개량의 핵심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이러한 장점으로 수정란 이식사업은 국내 많은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으나 일반 한우 인공 수정에 비해 비싼 비용과 우량 공란우가 생산하는 수정란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수정란 이식우는 엄격한 선정기준에 따라 선별되고 있다.

합천군의 경우 수태율 향상과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별기준에서 번식기관이 이식 환경에 부적합 하거나, 미경산우 및 노령우, BCS(신체충실지수) 3.5 이하 개체는 수정란 이식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 수정란이식우 1++등급 출현율 74%

최근 합천축협이 2022년 1~7월까지 당대 수정란 이식 거세우의 도체성적을 추적한 결과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수정란 이식 거세우의 1++등급 출현율은 74%, 평균 도체중은 528kg로 전국 평균 대비 1++등급 출현율은 37%, 도체중은 69kg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육량지수 또한 A·B등급 출현이 81.5%를 기록, 일반 거세우 경매보다 200만~300만 원 이상 높은 경매가격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더불어 수정란 이식 암소를 통해 생산된 후대우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합천축협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1.2톤이 넘는 슈퍼한우 4마리 모두가 수정란 이식을 통해 개량된 암소의 유전형질을 이어 받은 거세우라는 점에서 수정란 이식사업이 한우개량과 축산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절대적인 사업임이 증명돼 수정란 이식사업이 가장 확실한 한우개량의 핵심임이 밝혀지고 있다.

 

# 합천축협, 수정란 이식사업 최다 실시

합천축협은 2006년부터 수정란 이식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에는 660마리의 수정란 이식사업을 추진, 현재까지 총 5000마리 이상 수정란 이식을 실시했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수정란 이식사업을 가장 많이 추진한 축협이다. 

수정란 이식의 수태율 역시 45% 수준을 기록, 전국 최고 수준의 사업물량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조합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지난 10여 년간 활발한 수정란 이식사업 추진 결과 지난 7월 기준 엘리트카우는 609마리로 전국 2위를 기록 중이며 관내 가임암소 사육마릿수가 2만 마리임을 고려하면 엘리트 카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합천축협의 수정란 이식사업이 이렇듯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이식사업 문턱을 낮추고 이식률을 높이기 위한 합천군과 합천축협 그리고 경상국립대의 노력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우선 수정란 이식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자체의 보조를 받아 1마리당 농가 자부담금을 최소화해 사업의 참여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또 합천축협 생축사업장에서는 개량된 초우량 암소를 공란우로 제공하고 경상국립대는 배란동기화 방식에서 자연발정우를 수란우로 선정, 호르몬 처리비용 및 번식우 공태기간을 단축시키며 수태율을 높일 수 있는 수정란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연간 600마리 이상의 공란우 생산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 생산성 향상 위해 개량사업도 적극 

수정란 이식사업뿐만 아니라 합천축협은 관내 우량암소 기반을 확대하고 한우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한우개량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천군의 지원을 받아 매년 3만 마리 이상의 한우 개량사업과 함께 친자감별, 수정란 이식사업, 한우 조기 임신진단사업 등의 컨설팅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우량암소의 경제적 가치와 번식효율 개선을 위해 ‘암송아지 제각사업’, ‘엘리트카우 발굽손질’ 사업 등 한우 개량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한우 유전체 분석사업과 수정란 이식사업을 병행한 한우 개량의 시너지를 증대시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오는 2025년까지 관내 암소의 엘리트카우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김용욱 조합장은 밝혔다. 모름지기 전국에서 한우개량사업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잘하는 축협으로 우뚝 서게 된다.

합천축협이 이렇듯 한우개량 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한우 개량사업만이 우리 한우와 우리 축산업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김용욱 조합장의 신념 때문이다. 김용욱 조합장은 “통계적으로 고능력 암소의 생산성은 저능력 암소 2마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으며 슈퍼한우의 경우 그 가치가 일반 거세우의 4~5배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우개량의 필요성은 자명한 사실”임을 강조한다.

 

# 초우량 암소의 대중화를 위한 또 한번의 도전

최근 합천축협은 지난 2021년 연이어 출하된 1.3톤의 슈퍼한우를 계기로 초우량 암소의 대중화를 위한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립축산과학원과 종축개량협회, 경상국립대학교와 함께 우량 암소의 개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초우량 대형한우의 육성을 위한 연구 활동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한편 연간 1만 개 이상의 초우량 암소의 난자를 채취·공급할 수 있는 수정란 이식센터를 건립해 성감별 수정란 및 동결 수정란 공급체계를 확립, 우량 암소의 수정란을 KPN정액과 같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초우량 암소의 대중화로 한우 개량사업의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연간 1만 개 이상의 초우량 암소의 수정란을 생산할 수 있는 이식센터 사업이 완료되면 ‘고능력 한우’의 단기간 대량육성이 가능하고 도체중과 도체등급 등 각종 유전형질이 개선돼 동일 비육기간 대비 도체중은 10% 이상, 슈퍼한우의 출하율은 3%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어 우리나라 한우 개량 사업의 획기적인 도약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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