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광야에 던져진 존재나 다름이 없다. 부모와 인연으로 태어나고 부부와 인연으로 다시 인생의 둥지를 틀면서 살아간다. 어찌하다보면 사랑하는 부모도, 부부의 인연도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속절없이 육신이 무너져 버리고 영혼도 황폐해지면서 결국 홀로 남게 된다. 태어날 때도 혼자요, 땅으로 돌아갈 때도 혼자인 것이다. 홀로 살아가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부모와 처자식도 나를 거처해 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처자식을 사랑하기 위해서 나 홀로 고독한 결정과 고난의 아픔을 받아드릴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고자 노력한다. 선의를 가지고 얘기해도 전혀 의도가 그렇지 아니해도 상대는 그것을 교묘하게 해석하여 선한 마음을 갖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어쩌면 부딪히고 갈등을 유발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이 매번 반복 된다면 그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아마도 그러한 일들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 다시 말하면 적극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항상 자기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의 마음을 갖고 번뇌를 끊고 영혼을 맑게 하기 위해서 스님들이나 신부님과 수녀님들은 열심히 수행 정진하면서 모범적으로 살아간다. 
우리같이 범속한 사람은 좋은 물건과 본인이 소유하고 싶은 탐심(貪心)에 휘둘리고,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진심(嗔心)을 억제하지 못하며, 사리판단이 우매하여 어리석기만하는 치심(痴心)이 항상 분출되어 현명하지 못하게 산다. 공부를 많이 하신 스님들을 보면 중생에게 단아한 해법을 말해준다. 당나라 시대의 선승 혜능(慧能: 638~713)대사는 76세에 입적(入寂) 하시면서 “유별나게 선을 닦으려하지 말고, 구태여 악을 짓지도 말라. 모름지기 보고 듣는 것을 끊고, 어디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선과 악, 번뇌와 집착이 우리를 미혹하게 하나니 그러한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본인의 수행노력과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 얼마나 올바르게 사느냐가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혼자 왔다가 많은 은혜를 입고 혼자 흙으로 돌아간다는 보편적 진리를 잊고 미혹의 현실에 얽매여 바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고독이 밀려오고 나 자신의 정체성과 내가 어디로 가는지 돌아보게 된다. 외로움과 고독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외투 속에 아니면 호주머니에 넣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도 고독한 군중들이 어디론지 걸어가고 있다. 외로움을 달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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