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정진목장

“지속가능한 축산, 환경개선 투자로 가능”

규모화 밑거름 구상 착실 실천
10년 가까이 투자 생산성 향상
조사료포 확보 사료 비용 절감
퇴비 처리까지 ‘일석이조’ 효과

올 하반기 자가 TMR에 재도전
고곡가시대 사료가격 부담 덜어
첨가제 등 최소화로 청정 실천
농가 특성 맞는 경영관리 주력

정진목장 드론샷.
정진목장 드론샷.
생산비 절감을 위해 임선식 대표는 다시 자가배합사료 제조에 도전한다.
임선식 대표가 소들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임선식 대표가 말하는 성공비결

 

  • 기본에 충실한 경영 실천.
  • 3만여 평의 조사료 부지를 통해 연중 원활한 조사료 공급.
  • 산유량에 연연하지 않고, 편안한 환경 조성.
  • 자가 TMR 생산으로 사료비 절감 도전.
  • 목장 경험 살려 부가가치 창출 노력.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위기의 상황이 닥쳤을 때 해결 방법을 찾으면 이미 때는 늦기 마련이다. FTA가 가속화되면서 저렴하게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년에 걸쳐 조사료포를 확충하고, 자가TMR 사료 제조 시설을 갖추면서 대비하고 있지만, 아직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속 가능한 낙농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충남 아산 정진목장 임선식 대표는 앞으로는 농가 스스로가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지속할 수 있는 낙농 산업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업을 이어 낙농 산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실패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남보다 빠르게 생존전략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2008년, 26세의 나이에 들어선 목장의 당시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아버지는 당시 파이프라인으로 500 ~700kg 내외 규모의 원유를 생산했고, 미래가 불투명하단 이유에서 아들이 낙농업을 잇는 것을 반대했다.

임선식 대표는 “자신이 마무리 지을 계획을 하고 있던 아버지는 목장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셨다”라면서 “오래되고 노동력이 많이 소모되는 파이프라인 착유기를 고수하고 1톤도 채 안 되는 양을 납유하셨기 때문에 아마도 자식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농업을 선택한 임선식 대표. 그는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젖소 사육에 임했다고 말했다. 

경종농과 겸업으로 낙농업을 하셨던 아버지는 시설투자에 대해 소극적이었지만, 전업으로 낙농업을 영위하게 된 임선식 대표는 차근차근히 환경개선부터 시작해 규모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특히 낙농 수출 강국들과 잇따른 FTA 체결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과의 가격 경쟁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서 임선식 대표는 낙농가에서 생산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임 대표는 “경제성을 따져봤을 때 당시의 환경에서는 제약도 많고, 설비나 시설 등이 낡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라면서 “10년 가까이 목장을 규모화하고 생산비를 낮춰 경제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위한 기틀을 만들어 나갔다”라고 설명했다. 그결과 정진목장은 착유우 120마리 규모에 2.5톤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조사료포 확충으로 사료비 절감

낙농산업의 특성상 양질의 사료가 투입되어야만 양질의 우유를 생산할 수가 있다. 하루하루 먹는 양과 질에 따라 우유의 양과 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낙농가들은 사료 품질과 섭취량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그 때문에 수입 조사료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임선식 대표는 양질의 조사료 생산으로 이를 대체하고 사료비를 낮춰 생산원가를 절감한다는 계획으로 틈이 날 때마다 조사료포를 확보했다. 현재 정진목장의 조사료포 면적은 3만 평. 

생산비 절감에서도 조사료포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퇴비 처리를 위해서도 조사료포는 필수로 보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사료비 절감을 위해 조사료를 확보했지만, 농장에서 발생하는 분뇨처리를 위해서도 조사료포가 필요하다”라면서 “현재 목장 규모에서 발생하는 분뇨처리에 2만 평의 용지가 사용되고, 유사비 축소를 위해 1만 평을 추가로 운영해 총 3만 평의 조사료포를 통해 양질의 조사료 생산과 안정적인 분뇨처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목장은 하계작물 옥수수, 수단그라스와 동계작물 라이그라스와 호밀을 혼파 하는 등 보편적으로 낙농가들이 선호하는 조사료를 기본으로 재배하고 지난해에는 신품종 트리티케일 재배에도 도전했다. 

임 대표는 “기호성 좋은 작물들을 위주로 조사료를 생산하는 한편, 신품종 재배 등을 통해 앞으로도 수입 건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자가 TMR 재도전으로 사료비 절감

임선식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자가 TMR 배합 사료 생산에 재도전한다. 목장 경영 초기에 한 번 실패의 쓴맛을 본 뒤, 시중 사료를 공급받아 급여해왔지만, 고곡가시대에 치솟는 사료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다시 한번 자가 TMR 배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초기에 의욕만 가지고 자가 TMR 배합을 시도했다가 큰 위기를 맞으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소의 특성과 환경,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탓에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고 말했다. 

과거 연륜 있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사료 배합비를 짜고, 자가 TMR을 생산해 급여한 결과 계속해서 문제가 터지는데 경험이 부족한 탓에 원인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매면서 목장에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임 대표는 장기화하면 심각한 문제로 번질 것을 우려해 실패를 인정하고 시중 사료로 돌아섰다. 

그는 목장이 정상화되면서 문제는 해결됐지만, 그의 머릿속은 해소되지 않은 고민이 계속해서 남아있었던 터에 지난해부터 사료 가격이 심상치 않아, 사료 배합기를 들이고 다시 한번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 리스크 최소화…안정적 원유 생산

정진목장은 질병 저항성이 강하도록 소를 키운다. 

임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보편적으로 얘기하는 성적이 마리당 산유량 등으로 메겨지기 때문에 내로라할 성적은 아니지만, 첨가제나 주사제를 최소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임 대표는 “마리당 산유량이 높아질수록 질병 위험성이 농후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위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리기보다는, 다소 산유량은 적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러한 이유에는 정진목장의 특수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정진목장은 아버지가 지은 첫 번째 우사부터 나머지 우사가 연동으로 지어진 탓에 공기가 우사 내에서 지속해서 정체하면서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산유량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작용한다. 이 때문에 임 대표는 주어진 환경에 알맞게 생산량 목표를 정하고, 과도한 사료 투입이나 산유량 증대를 위한 첨가제 급여를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부가가치 창출 노력

임선식 대표는 유연한 사고로 목장을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허가 축사 양성화를 거치면서 5억 원가량의 자본을 투입한 임 대표. 그는 “투입량 대비 부가가치를 생각했을 때 다소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다”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생산비를 더 낮추고 마리당 산유량을 끌어올리려면 극단적으로 해야 하므로 목장 현실과 맞지 않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장 운영 방침에 따라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산유량을 늘리고 유사비를 낮추는 작업을 계속하면서, 드론으로 축사 지붕에 차열제를 도포하는 사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낙농가들은 낙농업 특성상 1년 365일 착유를 해야 하므로 부수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주 소득원인 유대를 제외하면 대안이 없다”면서 “축사 지붕에 열을 차단해 젖소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는 차열제 도포 사업 등 본업의 경험을 살려 소득을 창출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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