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 서암벌꿀농장

1+등급 천연꿀 고수…신뢰 쌓으며 불황 극복

‘가짜 벌꿀’ 유통 공공연한 비밀
전체 상품이 소비자로부터 불신
등급제 도입되자 곧바로 참여해
‘최고의 품질’ 가치 판매에 몰입

정부의 밀원수 식재사업 불충분
헛개나무 직접 심어 자체 생산
체험농장 운영 주말 예약 꽉차
홍보와 소득 안정 동시에 확보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 제품들.<br>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 제품들.

 

 

 

 

 

★국중남 대표가 말하는 성공비결

 

 

  • 축평원과 양봉협회가 주관하는 벌꿀등급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 밀원수를 직접 심어 꿀벌에게 충분한 먹이를 제공한다.
  • 꿀벌체험농장이 방문객들의 양봉산물 구매로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소득을 유지한다.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은 1+등급 천연벌꿀만 고집한다. 유통·판매하는 모든 벌꿀이 프리미엄 천연벌꿀이다. 벌꿀등급제 도입 초창기부터 적극 참여해 만들어낸 결과다.

엄격하게 검증된 벌꿀 품질관리는 ‘믿을 수 있는 벌꿀’만 취급하는 영농조합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면서 양봉산업 불황을 극복했다. 또 헛개나무를 직접 심어 고질적인 밀원수 부족을 해결함과 동시에 채밀한 헛개나무꿀을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 시켰다. 
 
# 축평원·양봉협회 검증에서 1+등급 
“누구나 자기 꿀이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검증 안 되면 소용없다” 국중남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 대표의 지론이다. 올해 양봉업에 종사한지 35년을 넘어선 국중남 대표는 철저한 벌꿀 품질관리야말로 어려운 양봉산업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벌꿀은 맛과 향, 육안으로는 품질을 판별할 수 없어, ‘가짜벌꿀’이 시장에서 일부 유통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직거래로 판매되는 벌꿀 중 가짜벌꿀·합성벌꿀이 적발됨에 따라 선량한 양봉인들이 피해 본 경우도 여러 차례다. 또 낮은 등급 벌꿀이 높은 등급 벌꿀로 둔갑해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공인된 기관에서 벌꿀 품질을 검증 받고 판매해야 소비자들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벌꿀 판매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국중남 대표는 벌꿀등급제가 도입되자마자 곧바로 시행해 경기도에선 한국양봉농협 다음으로 1+등급을 획득했다. 영농조합법인으로는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신속한 움직임이다. 
게다가 벌꿀등급제를 주관하는 두 기관인 축평원과 양봉협회 검증에서 모두 1+등급을 받으며 벌꿀 품질을 공고히 했다. 벌꿀등급은 한 곳에서만 획득해도 충분하나 국 대표는 달랐다. 
양 기관으로부터 1+등급을 받음으로써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최고 품질의 벌꿀임을 입증한 것이다. 똑같은 벌꿀을 다른 기관으로부터 각각 1+등급을 받기까지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국 대표는 자평했다. 
국중남 대표는 “소비자들은 가장 먼저 등급을 보고 벌꿀의 가치를 판단하고 구매한다”며 “벌꿀등급은 핸드폰으로 등급과 이력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의 성공 동력은 벌꿀등급제인 것은 분명하나 이원화된 벌꿀등급제를 일원화시켜 통합검증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헛개나무로 밀원수 해결 
경기도 김포에 자리한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은 400군이다. 흔히 대군이라고 불리는 양봉농가다. 이러한 대군 양봉농가일수록 밀원수 부족이 피부에 와 닿는다. 
꿀벌의 먹이인 밀원수는 천연벌꿀을 채밀하기 위한 필수조건인데, 이동양봉을 하는 양봉농가들은 늘 부족한 밀원수로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밀원수 식재사업도 충분치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중남 대표는 직접 행동에 나섰다. 14년 전 본인농장 인근에 헛개나무 3000그루를 심어 4년 전부터는 헛개나무꿀을 생산하고 있다.
선친의 목장부지에 헛개나무를 심겠다는 말에 주변에서 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양봉업을 천직으로 여기는 국 대표에게 미래의 부동산 가격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풍부한 밀원수가 조성되자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은 날개를 달았다. 2년 전 대흉작에 천연벌꿀 채밀량이 바닥을 보이며 수많은 양봉농가들이 위기로 내몰렸지만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은 달랐다. 매년 생산하는 32톤의 천연벌꿀을 변함없이 채웠고, 벌꿀등급도 1+등급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겨울부터 올해 초에 발생한 꿀벌집단실종도 국 대표에겐 해당이 없었다.
밀원수로부터 충분히 먹이를 섭취하자 힘찬 날개 짓을 하는 건강한 꿀벌들로 벌통이 가득 찼다. 특히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의 헛개나무꿀은 아까시꿀과 함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천연벌꿀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 ‘꿀벌체험농장’ 문전성시
양봉업은 기후에 민감하고 취약하다. 기후변화는 심화되고 있어 올해 채밀량이 풍작이라고 내년을 기약할 순 없다. 소득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은 기본적으로 천연벌꿀 판매가 주요 소득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교육을 목적으로 한 캠페인이 의외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매년 7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하고 있는 ‘꿀벌체험농장’이 입소문을 타며 주말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상으로 격상됐을 때를 제외하곤 항상 예약이 넘쳐났다. 도시생활을 잠시 잊고 자녀교육을 위해 가족단위로 줄서서 방문한다. 서울 근교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도 한몫했다. 특히 국중남 대표와 함께 밀랍초, 꿀비누, 립밤 등을 직접 만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이목을 끌면서, 덩달아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천연벌꿀, 로열젤리 등 양봉산물 구매로 이어졌다. 또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현장에서 주문하기도 한다.
 
# 달콤·간편한 ‘허니벌꿀파우더인삼차’  
이젠 천연벌꿀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가공품이 인기다.   
이를테면 커피믹스처럼 분말형태 ‘스틱’제품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암벌꿀영농조합법인도 여기에 발맞춰 ‘허니벌꿀파우더인삼차’ 출시를 목전에 뒀다. 
간편스틱제품인 허니벌꿀파우더인삼차는 지난해 10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상표등록을 완료했고, 늦어도 오는 10월부터 출시된다. 생산시설도 HACCP 인증을 마쳤으며, 최종 점검단계를 거쳐 완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국중남 대표는 “탄탄한 구매층이 형성돼 천연벌꿀 판매는 꾸준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며 “최고 품질의 천연벌꿀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꿀벌이 소중한 이유는 채밀이 아니라 생태계 수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꿀벌의 공익적 기능을 널리 알리는데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중남 대표가 꿀벌체험농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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