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양돈산업 향후 3년간 눈부신 발전 기대

 
‘육백년만의 황금돼지해’ 정해년(丁亥年)의 태양이 기대와 희망 속에 떠올랐다. 우리 양돈업계는 최근 몇 년의 호황 속에서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산업발전의 기초(양돈자조금 시행, 농지법 개정, 원산지표지법 개정, 양돈장 HACCP)를 마련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최일선에서 이를 주도한 최영열 대한양돈협회 회장에게 새해 양돈업계가 풀어야 할 주요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2007년 정해년은 돼지띠 해다. 양돈인들에게 새해 덕담한마디 한다면.

▲올해를 흔히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고 한다. 이 말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돼지해에 돼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산업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무탈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 600년 만에 돌아오는 행운의 해라고 믿고, 열심히 일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 생각 된다.

-올해가 ‘황금돼지해’라며 국민전체의 기대와 관심이 높다. 이 분위기를 국산 돼지고기 홍보와 양돈산업의 이미지 향상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와 관련한 계획은.

▲좋은 의미로 유통업계에서 황금돼지해를 활용해 시장을 넓히는 것은 생산자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상업성 보다는 힘든 시기에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 돼지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일명 ‘황금 돼지 찾기’ 이벤트를 통해 맛있고 위생적이며 품질이 뛰어나고 저렴한 돼지고기를 소비자가 직접 선정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연말에 최고의 돼지고기 브랜드란 명예와 금 한냥을 수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양돈산업의 변화와 친환경 노력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내 양돈산업의 이미지를 한 차원 높이는데 올해를 잘 활용할 계획이다.

-양돈협회가 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국회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돈인 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활동 방향은.

▲앞으로의 정치는 생활정치이다. 국민의 불편을 보다 충실하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를 위해 국회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양돈협회가 할 일이다. 국회의원들에게 우리 산업의 중요도를 인식시키는 등 이해도를 높일 경우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거나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양돈산업을 위해 열심인 의원에 대해서는 후원회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양돈업계가 축산업계 중 가장 먼저 자조금 사업을 시작했듯이 대국회 활동의 영향은 축산업계 전체에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양돈협회를 비롯한 축산단체들의 노력으로 농지법이 드디어 개정됐다. 양돈업계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농지법은 진작 바뀌었어야 했다. 농민이라면 농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에 함부로 양돈장을 지어도 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우량 농지를 회손 해서는 안 되다는 대원칙을 지켜야 하며 농지법이 개정돼도 건축·분뇨처리 등을 비롯한 각종 허가 사항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양돈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사람만 농지에 양돈장을 건축해야 할 것이다. 평생 있어도 농지가 다른 용도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양돈장을 창고 등으로 전용할 수 없다. 유리 온실을 다른 것으로 활용하지 못 하는 것과 같이 축사도 다른 용도로 사용될 확률이 더욱 낮아지는 것이다.
한편 양돈산업에 대한 감시자는 관이나 법보다 국민들이고 주변의 농민이다.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해도 주변의 농민들이 볼 때 축사 관리가 형편없다고 생각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또 엉망으로 하면 스스로 농지 안에서 영농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에 대한 큰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분뇨 등을 확실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결코 농지 안에 들어 갈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양돈장 경영에 더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양돈업에 승부를 걸 각오가 된 사람만 농지에 양돈장을 건축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 공급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고품질 안전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올해 양돈협회가 할 가장 중점이 되는 일은.

▲소비자는 당연히 안전하고 고품질의 저렴한 돼지고기를 원한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항생제를 적게 쓰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 속에서 돼지를 키워야 하고, 품질이 좋고 값싼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양돈협회는 양축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
한국은 일교차가 심한데도 불구하고 한겨울 동안 돼지를 비닐 윈치커텐으로 사육하는 양돈장이 과반수이상이 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돼지는 끊임없이 감기·호흡기질환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따라 돼지를 키우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국회 활동을 강화하고 정부를 설득시켜서 예산을 확보할 것이다.

-양돈자조금을 활용한 TV 광고가 국내 양돈업계의 이미지 향상 및 소비촉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 수입업자들의 무임승차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없나.

▲원산지 표시제 등 유통질서를 확고히 하면 이로 인한 문제점이 다소나마 해결이 될 것이다. 돼지고기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것은 국내 돈육가격이 높기 때문에 수입업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가 수입되지 않으면 국내산 돼지고기값이 높을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이 있으나, 수입되지 않고 돈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갈 경우 그것이 고스란히 양돈인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대체 식품이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자조금으로 우리가 국내산 돈육을 열심히 홍보해 목적을 꾸준히 이룩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소비자가 무의식중에 삼겹살 외에도 후지·전지·등심 등도 맛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큰 목표를 위해 작은 잡음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돈협회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보람됐던 일은.

▲양돈협회 회장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가축분뇨관리에 관한 법, 농지법, 친환경육성법, 원산지 표시제법, 가축질병예방법 등 관련법의 제·개정으로 양돈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우리 양돈업계가 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표출하지 못했던 사항들이어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우리업계에 큰 환란이 없었던 것으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차기양돈협회 회장 출마 의향은.

▲출마할 생각이다. 3·3·3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 분뇨자원화, 소모성질환 소멸, 돈육 차별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를 잘 해결 한다면 우리 양돈산업은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또 적당하게 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 스스로 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 등을 시행함으로서 소비자의 불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향후 3년은 우리 양돈업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 계속된 발전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여부를 판가름 할 것이다. 국내 양돈산업에 있어서 과거 3년 동안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향후 3년은 실질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양돈인들이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심부름을 해달라고 회장을 다시 맡겨 준다면 3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인력문제가 크게 이슈화되지는 못했지만 양돈장에서 많은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외부 인력에 의존하는데 한계가 있다. 농장의 인력문제는 규모가 필요이상으로 커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양돈협회는 전업화를 권장한다. 아버지 부부와 아들부부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규모가 지양해야 할 목표다. 후계인력을 다른 곳에서 데려오지 말고 경영주 자신의 자녀로 후계인력을 키워내야 한다.

-돈육 선물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어떤 산업의 정책이나 제도는 그 구성원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서 채택될 때 빠르게 정착된다. 현재 양돈인들은 돈육 선물거래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돈인들이 생산을 등한시하고 투기를 하는 수단이 될 우려도 있다. 아직은 우리 농가에서 생소하고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돈가가 폭락하고 폭등하고 했기 때문에 필요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양돈산업이 매우 안정되어 있다. 폭락할 이유도 없다. 90년대 이후 우리 산업이 전업화 되면서 아주 안정돼 있다.
돼지고기 선물거래가 우리 산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내 양돈산업에 대한 시각은 두 가지다. 생산성이 높은 양돈장은 희망적으로 보고, 생산성이 낮은 양돈장은 비관적으로 본다.
국내 양돈산업은 3년 안에 우리가 일본처럼 수입국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덴마크나 프랑스로 처럼 양돈 선진국으로 가느냐에 대한 기로에 서 있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양돈농가의 의지와 함께 정부와 지도자들이 국내 양돈산업을 확실한 한 품목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중요하다. 투자가 필요한 곳에 과감히 투자해야 선진 양돈국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양돈산업에 뛰어난 인재들이 계속 모일 것이다.
두 자식에게 축산 전공을 권유한 것도 내가 직접 20년 넘게 축산업계에 몸담은 결과 투자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내 양돈산업이 농업분야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 양돈인들 모두 돼지꿈 꾸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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