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환경 개선 선택 아닌 필수
냄새 제거·축분뇨 재활용
동물 복지·친환경 사육 등
소비자의 니즈 갈수록 다양

왜곡된 의견 전방위 확산
심지어 ‘오염산업’ 오명도
대체육 출시 소비자 혼란
올바른 정보 전달 힘써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류, 원자재, 곡물 가격 폭등으로 인해 사료값과 인건비, 운송비 등의 각종 제반 비용이 30~40% 올랐다. 또한, 소비자 물가 안정에 따른 외국산 축산물의 무관세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이에 축산인들은 ‘생존권 사수 대책 위원회’를 결성해 거리로 뛰쳐 나와 축산인들의 절실한 마음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호소에 나섰다.

그동안 우리 축산은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축산업의 생산액은 20조 7970억 원으로 성장해 왔고, 우리 국민 건강에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자리매김을 굳건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2030년 탄소를 제로화하겠다는 탄소중립 사회 정착을 위해 축산 농가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해졌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냄새 제거, 축분 자원 재활용 등 환경적 측면의 패러다임 전환과 비건식품, 단백질 대체 식품 등의 등장, 동물권 보호와 관련한 동물복지, 친환경적 동물사육 환경을 지속할 수 있는 축산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욕구 등이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와 환경 변화에 생산단계의 축산 농가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소비자들 역시 팬데믹 이후 소비 패러다임 급변으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구매와 택배, 배송을 통한 HMR, 밀키트 제품들을 선호하게 되었고 이는 새로운 New-normal 소비행태로 바뀌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식생활 패턴도 다양화되었다. 과거의 관행적 형태의 요리법보다는 개인별로 맞춤형 레시피 개발로 소비자들의 취향도 매우 복잡한 형태의 식사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최근 들어 일부 비건 식품을 선호하는 층의 왜곡된 의견이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응한 축산 현장에서도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또한 최근에는 자연식, 채식이 건강에 좋으며 축산물을 섭취하면 심장병과 암 등의 성인병이 발병한다는 주장으로 일반인들을 현혹하고 있어 마치 식물성 섭취가 건강에 좋은 것인 양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70%가 수분이고 수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단백질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백질은 근육과 뼈, 머리카락, 손톱 등을 구성하는 중요한 영양소이며, 우리 몸은 양질의 고급 단백질 섭취를 통해 면역성을 키우고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필수 아미노산 부족 등을 일으켜 피부, 모발의 색소가 변하고, 심하면 부종도 생긴다고 한다.

최근 (사)나눔축산운동본부와 함께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축산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축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기여도’에 대한 질문에서 평균 3.8점(5점 척도)이 ‘축산이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축산의 진정한 식품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계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국내 축산물 안전과 품질 신뢰도 및 축산 식품의 가격수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매우 높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물권 보호를 통한 지속가능한 축산 환경 개선에도 관심이 높아(평균 3.39) 소비자 또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가축 분뇨나 냄새 제거에 대한 축산인들의 노력을 낮게 평가하고 있어, 생산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선 의지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축산이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평균 3.80)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 동물권 보호와 축산 환경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와 다각적 노력에 대한 소비자 공감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하는 단백질 대체식품이 두드러지게 상품으로 시판되고 있어 소비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제는 축산 현장에서도 함께 공존하면서 우리 축산만이 갖는 특성을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환경권, 동물복지 등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중요 식품 공급원인 생산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 

물론 지금같이 많은 어려움이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몰려온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축산관련 종사자들은 지금의 상황이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 또한 안전하고 위생적인 우리 축산 식품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다. 다만 시중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인한 차선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에 대한 선택이 좋아서가 아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현실이다. 

이를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소비자 중심의 생산체계 방식으로 조금씩 전환하여 안정적이고 합리적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 국민에게 건강한 축산 식품을 판매하기 위해 정부와 생산자 모두가 국내 축산의 근간을 지키는 현실적인 대안을 로드맵으로 만들어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가격이 안정화 되지 못하면 결국 이탈되는 층은 수입 제품과 대체 단백질을 선택하게 될 것이며, 이들이 국내산 축산과 별개의 소비층으로 자리 잡을까 우려도 된다. 지속가능한 우리 축산을 함께 지키는 과정은 지금 바로 이 시점인 것 같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수요자인 국내 소비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이어가려면 생산 및 유통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시장에서 소비자의 갈등을 풀어나가면서 기다리는 휴머니티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식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4.6kg(2020년 기준)으로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다. 쌀 소비량 57.7kg으로 줄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따라서 곧 밥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결국, 품질과 가격 경쟁력의 시대에 돌입하면서 축산체제와 관세 제로의 수입 축산물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축산 농가가 되려면 농가의 채산성을 높이는 정책과 농가의 감동을 주는 의식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아울러 축산인들의 나눔실천 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더불어 살아가는 축산인들의 책임’(평균 4.05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요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국 지속가능한 축산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가축분뇨 냄새, 동물 복지를 위한 실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지역공동체와의 공유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운동이 바로 곧 소비자와 함께 축산의 발전을 추구해나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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