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일 최고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8월 초에 달러 상승세가 주춤하며 1300원 아래로 내려갔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1400원대를 내다본다. 지난달 29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3년 4개월(2009년 4월) 만에 최고(1350.8원)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2일 뒤인 31일(1357.5원)에 경신됐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환율은 더욱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 변화 추세를 감안, 외환 전문가들은 연내에 1400원 대로 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산 넘어 산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료 곡물을 수입하는 국내 사료업체들은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고곡물가와 환차손 누적으로 경영은 더욱 악화됐다. 업체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사료가격에 약 3.3원의 영향을 미친다. 올해 시작할 때(1월 3일) 환율은 1193.5원이었다. 8월 31일에는 1340.5원으로 연초 대비 164원 차이(환차손)를 보였다. 지난해(1월 4일, 1082.5원)와 비교하면 258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한 관계자는 “환율 변화만으로도 2021년 대비 1조원이 넘는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료업체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중고 상태다. 원재료 가격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더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곡물 등 수입 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사료업체는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료가격을 계속 올릴 수 없기에, 내부적으로 원가 상승분을 흡수해 왔다. 그러나 또다시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국제 곡물 가격하락 소식에 사료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한때 있었지만, 지금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오히려 사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축산농가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축산농가는 불황 극복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무관세 지원으로 인해 돼지고기와 소고기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공급 증가로 인해 국내산 축산물 가격이 하락 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오래지 않아 생산비는 올랐는데 가축 가격은 하락하는 암흑과 같은 시기가 한번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수의 축산 전문컨설턴트는 지피지기(적의 사정과 나의 사정을 자세히 앎)를 강조한다. 이에 농장의 성적과 자신만의 장점 등을 세밀하게 살필 것을 주문한다. 
가축사육 생산원가를 계산하고, 사육단계별 사료비용 분석과 자금 계획을 미리 수립할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농장에 맞는 사료허실 감소 방법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철저한 기록관리를 강조한다.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란 말이 있다. 과거 동물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오래 살아남는 동물은 힘이 세거나 머리가 좋은 동물이 아니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개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사료업체는 사료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하면 바로 반영하고, 정부는 환율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축산농가·사료업체 모두가 불황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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