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축종별 특성 살려 안전성ㆍ품질경쟁력 제고 중점 육성

 
▲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본보 창간 16주년 특별인터뷰에서 축산업은 쌀산업과 함께 지속 성장해야할 국민의 생명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현재까지 줄곧 주말이면 영농현장을 누비며 농업, 농촌의 실상 파악과 여론을 수렴하고 특히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오신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참여정부의 ‘열린농정’ 실현을 위해 ‘현장중심 농정’을 강조하며 진두지휘를 해 오셨는데 농정방향이나 목표는 계획대로 추진됐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정부가 좋은 정책을 많이 입안하고 나름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정책들을 살펴보면 그 정책이 농업인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책이 현장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무리하게 집행된다면 결코 성공적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우수한 정책도 아무리 많은 투융자도 농업과 농촌을 변화시킬 수 없으며, 그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참여정부는 2004년에 농업계와 함께 중장기 농정방향으로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수립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119조원 투융자계획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농촌 종합대책도 구체적인 시행과정에서 농촌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농업인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농정실패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식하에 농림부 장관 취임이후 줄곧 현장농정을 강조해 왔으며, 이제 농림부를 비롯한 농정조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의 날, 현장체험, 농정상담역, 우리 농업 희망 찾기 정책공모와 같은 정책의 현장 적응성을 강화하는 노력들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농정의 성공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미 FTA 추진은 정부의 방침 표명과 정책 설명, 홍보, 공청회를 통한 국민 여론 수렴 및 정책 반영에도 여전히 찬·반 양론이 대립하는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농정 최고 사령탑으로서 FTA에 대해 어떤 입장과 소신을 갖고 임하고 계시는지 밝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선진화해서 우리 농산물이 외국의 농산물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농업이 개방의 충격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먼저 영농 규모화, 시설 현대화, 기계화 등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해서 가격경쟁력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우수품종 개발, 친환경농업 정착, 안전성 강화 등을 통해 품질경쟁력을 높여서 외국산과 차별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인·정부·관련업계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농업인은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세계 일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자율과 창의를 발휘하고, 정부는 이러한 농업인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개선, 재정 투자, 기술 지원 등에 힘쓰며, 식품산업계, 유통업계 등의 관련 업계에서도 농업과 상생하는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쌀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들지 않더라도 반드시 지켜야한다는데 이론이 없습니다. 그래서 쌀산업보완대책은 철저해야 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지속될 수 있도록 완벽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부의 쌀산업보완대책은 어떻게 보완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쌀 협상이후 시장 개방 폭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는 등 양정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했습니다.
관세화를 유예 받은 10년 동안 우리 쌀 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2005년 개편한 시장 지향적 쌀 정책 방향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쌀산업보완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바뀐 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국회·농업인단체 등에서 제기한 사항도 쌀산업보완대책에 포함하여 추진하고, 쌀산업보완대책의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해 식량정책국장을 단장으로, 쌀관련 국가기관 및 지자체·단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쌀산업보완대책 실무협의회를 구성·운영할 것입니다.

-축산업 경쟁력제고대책도 쌀산업보완대책 못지않게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주요 골자를 밝혀주시고 설명을 곁들여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우리 축산업은 UR협상 이후 시장개방 확대에도 불구, 그간의 투·융자에 힘입어 전업농 중심의 규모화가 이루어지고, 품질 고급화와 차별화로 신선 냉장육과 고급육 중심으로 안정적인 국내 시장의 점유기반을 확보했습니다. 따라서 고품질과 브랜드화, 안전성 등 품질경쟁력 제고와 가축질병 사전예방 등 품목별 대책을 계속 추진하고, 축종별 특성에 맞도록 우선 순위를 정하여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우는 광역단위 브랜드경영체를 조직하여 지역별 우수브랜드를 육성하고, 생산기술 교육 등을 통해 1등급 이상 고급육 출현율을 높이는 등 품질을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쇠고기의 품종과 사양관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쇠고기이력추적제’를 2008년부터는 모든 한우로 확대, 내년부터 시행되는 ‘식육원산지표시제도’를 정착시키고 대상범위를 확대시키는 방안 마련했습니다.
돼지는 우수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출하비율을 확대하고 축산분뇨의 자연순환 추진으로 분뇨처리 적정화 및 악취제거 등 친환경 양돈산업으로 발전, 축사시설 규모화·현대화 및 돼지소모성질환 근절을 통한 생산성 향상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습니다.
닭은 종계장과 부화장부터 사육환경을 개선하고 뉴캣슬병 예방약 공급 및 인플루엔자에 대한 정기검진 등 질병관리 강화로 생산성을 향상, 2007년부터 닭고기 포장유통을 전면 실시하여 시장에서 외국산과 차별화할 방침입니다.
낙농의 경우 젖소개량,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및 자동화된 착유설비 보급을 확대하여 품질향상과 생산비를 절감하고, 이와 함께 계획생산을 통해 원유의 수급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축산물브랜드 육성 정책은 우리나라 축산업 경쟁력 제고를 촉진하고 또 실효를 기대 이상으로 거두고 있는 정책 가운데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완되어야할 점도 있는 것으로 지적도 있습니다. 정책 기조와 함께 향후 육성방향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2004년 이후 브랜드경영체의 노력으로 브랜드의 품질이 향상되고,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품질·위생·안전이 확보된 규모화 브랜드가 소수이고 소비자의 신뢰와 인지도도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축산물브랜드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06. 2)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06년까지 73개 브랜드경영체에 2557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했고, 브랜드경영체의 경영, 마케팅 등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문적인 컨설팅을 지원합니다. 소비자단체에서 우수 브랜드를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중이며, 소규모농가들이 브랜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축산물브랜드전시회’를 통해 우수 브랜드의 판로개척을 지원할 것입니다.
브랜드육성이 내실 있게 추진, 2013년까지 한우는 전체 사육두수의 50%(’05 29%), 돼지는 70%(’05 47%)을 브랜드로 유통되게 하여 쇠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농가 소득을 증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농업·농촌종합대책과 119조원 투융자시책사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고 심지어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라는 지적도 없지 않습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시각과 지적일까요.

▲농업·농촌종합대책과 119조원 투융자계획은 2004년 2월 쌀협상, DDA 농업협상, FTA 협상 등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하여 마련한 농업 농촌분야 중장기 대책임. 수립과정에서 21회에 걸쳐 농업인단체, 소비자단체, 학계 등과 토론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마련했습니다. 대책은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3년 단위로 점검·평가하여 조정해 나가기로 했으며, 금년에 점검·조정 작업 추진 중 농림부차관을 단장으로 ‘농업·농촌종합대책점검단’ 설치(’05. 12) 운영 중입니다.
종합대책과 투융자계획을 점검·조정하기 위해 농업인·소비자·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투융자평가협의회와 6개 분야별 실무협의회 등에서 과제 검토 중입니다. 농업인단체, 지자체 등에서 제안한 155개 과제를 검토하여 주요 점검과제 53개를 선정, 농업인단체, 전문가 등과 검토 중. 농업인 대상 정책공모(4~9월) 및 여론조사 등 농업인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검토·반영할 계획입니다. 연말까지 조정 작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되, 한·미 FTA 협상 진행상황과 연계하여 최종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친환경 농·축산업 육성 정책과 목표가 환경 보전에 대한 농·축산인들의 의식을 확 바꿔놓고 있을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고 변화를 낳고 있으며 특히 축산농장, 목장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달라지는 고무적인 현상까지 낳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환경이 강조되다보니 축산업에 신규 진입이나 축사 이전, 신축 시 환경부문 시설투자가 큰 부담이 된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친환경 축산 정책의 목적은 환경 친화적인 축산기반구축으로 축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축산농가들이 친환경적인 축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환경 관련 규제와 함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할 계획입니다.
환경부문 시설 투자로 인한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축분뇨 처리 시설 설치·보완 자금 및 장비를 지원, 일정규모(돼지 축사면적 50㎡이상)이상 축산농가 등을 대상으로 가축분뇨를 자원화(퇴·액비) 또는 정화 처리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지원합니다.
가축밀집사육지역, 중규모 양돈농가가 많은 지역에서 가축분뇨를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공동자원화 시설 지원, 자원화된 가축분뇨 퇴·액비의 이용활성화를 위한 자연순환농업종합대책 발표(6.14) 및 추진 중입니다.
아울러 농지를 전용하여 축사설치시 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축사의 신축과 이전이 용이하도록 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농업진흥지역 밖에서 신고만으로 농지를 전용할 수 있는 면적을 1ha에서 3ha(9075평)까지 확대하고, 농업진흥지역의 농지전용시 1ha까지만 농지보전부담금을 면제하던 것을 3ha까지 면제하도록 확대, 앞으로 축사를 신설하거나 이전하기 위해 농지를 전용하는 경우에는 관련 규제를 추가적으로 완화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축산업 발전과 지속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전국의 축산농가들에게 농정 수장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나 부탁이 있으시면 이 자리를 빌려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축산분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한미 FTA 등 개방화 추세에 직면해 있습니다. 개방은 위기이자 기회이며 축산농가 축산관련 업계, 생산자 단체 정부가 합심해서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축산분야도 시장개방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정부가 한마음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협조해 나간다면 개방의 파고가 아무리 거세다 해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울러, 축산인 모두는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고품질 축산물을 국민에게 공급한다는 소임을 잊지 말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준영 전문기자 jun@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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