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밑에서 먼저 태어나면 형이고 나중에 태어나면 동생이다. 한 번 형이면 영원한 형이고 동생은 영원한 동생이다. 누구든지 자기의 주어진 복만큼 살아간다. 중국의 당나라 때 실제 있었던 얘기다. 
형제가 쌍둥이로 형의 이름은 배도(裵度:법도도)이고 동생은 배탁(裵度:헤아릴탁)으로 형은 출세를 하여 이름을 배휴(裵休)라고 개명 하였다. 어려서 조실부모 하고 형은 외삼촌 집에 기거하였고, 동생 탁(度)은 어디로인지 혼자 가더니 소식을 알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일행선사(一行禪師)라는 덕이 높은 스님이 오셔서 외삼촌과 말씀을 하시는데, 배휴가 문밖에서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보니 저 아이를 놓아두면 워낙 복이 없는 아이라서 얻어먹을 아이인데, 저 아이로 말미암아 다들 가난해 집니다. 저 아이를 내보내십시오”라고 스님이 말했다. 
배휴는 빌어먹으러 갔다. 사방으로 돌아다니던 중, 하루는 어느 절 목욕탕에 부인삼대(婦人三帶)라는 아주 진귀한 보배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주어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보배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준비한 어느 부인의 사연 있는 것으로 주인이 나타나자 즉시 돌려줬다. 
그 후 배휴가 그렇게 좋은 일을 하고 외삼촌 집에 들르니 우연히 들른 그 스님께서 배휴를 보더니 “얘야, 네가 정승이 되겠구나”라고 하자 배휴가 “스님, 언제는 내가 빌어먹겠다고 하더니, 오늘은 정승이 되겠다고 스님께서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너의 얼굴상을 봤고, 오늘은 너의 마음 상을 보았다. 네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지?” 배휴가 사람하나 살린 일을 이야기하니 “그래서였구나!”하고 수긍을 했다. 그 후 배휴는 일행선사의 말씀처럼 영의정이 되었다. 배휴는 항상 그 동생을 생각하고 사방에 수소문을 해서 찾아도 동생의 행방은 묘연했다. 하루는 배휴가 배를 타고 황하를 건너는데 뱃사공이 자기동생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는 왜 나를 찾지 않았냐고 형이 묻자 동생 배탁은 “아, 형님은 형님 복에 정승이 되어 잘 먹고 잘 지내지마는, 저는 형님 덕에 잘 지낼 것이 있습니까?” 동생 배탁은 세상 영욕에 초월해서 부귀영화를 초개처럼 아는 참으로 고매하게 세상사는 멋을 아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비록 좋지 못한 관상을 지녔다 하더라도 덕행에 힘쓰면 복이 찾아 들고, 좋은 관상일지라도 마음을 바르게 쓰지 않으면 악운이 찾아 든다고 한다. 
사주(四柱)는 관상(觀相)만 못하고, 관상은 심상(心相)만 못한다는 사례를 잘 보여 주는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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