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 할당관세 남발 말아야
돈육 할당관세 남발 말아야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2.06.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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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파로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뛰면서, 기획재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돼지고기 등 14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연말까지 5만톤의 돼지고기에 대해 22.5%~25%의 관세가 0%다. 외국산 돼지고기는 할당관세 적용으로 더욱 저렴해져서, 한돈과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정부가 외국산 돼지고기의 가격 경쟁력을 세금으로 높여준 꼴이다. 농식품부는 며칠 전 육가공과 유통업체와 간담회에서는 대놓고 “저렴한 외국산 사용”을 권장했다가 농가들의 반발을 샀다. 
한돈농가와 다수의 전문가들은 곧바로 돼지고기 할당관세 적용은 물가안정 효과는 미미하고 시장 혼란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정부의 철회 움직임은 없다. 한돈협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물가안정만을 목적으로 할당관세 정책을 남발하면, 생산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축산농가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국내 축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물가안정을 이유로 외국산 축산물에 세금을 지원하기보다, 소비자에게 국내 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원가절감 지원 등 공급안정 대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소귀에 경 읽기인 상태다.
한돈산업 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과 육성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돼지고기 5만톤 할당관세 계획을 철회하고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권장하는 행태는 없어야 한다.
정부는 2011년·2012년 구제역 여파로 급등한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외국산 돼지고기의 관세를 0%로 내려줬다. 당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30%에 해당하는 돼지 340만마리가 이동제한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는데, 정부는 그 대책으로 할당관세란 나쁜 선택을 했다. 이후 80%대를 유지하던 돼지고기 자급률은 2013년 84%에서 2014년에 77.3%로 내려간 이후 8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2010~2011년 구제역 사태로 감소했던 돼지 마릿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2012년 하반기에는 돼지가격이 폭락했다. 빚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는 농가도 생겨났다. 할당관세 적용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어떤 이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다. 
국내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품목의 가격을 낮출 때 할당관세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할당관세는 시장의 균형을 흔들 것이다. 돼지고기 가격은 4월 18일 5000원 대에 들어선 이후 약 2달간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성급했다. 이 물량이 9월 이후 들어오면, 또 다시 가격 폭락이란 비극이 시작된다.
한돈 가격은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인위적으로 바꾸려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가격이 높으면 돼지고기 수입량은 증가한다. 지난 2달간 한돈 가격 상승 원인은 외국산 돼지고기 재고 부족 때문이 결코 아니다. 
생산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수입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 묻는다. 중대 결정 전에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눈앞만 살피는 어리석은 마음을 버려야 한다. 할당관세를 적용하면 도움이 되는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을 구분해야 한다.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마음과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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