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인들의 절규 외면말아야

 
지난달 16일 생존권 사수를 위한 낙농가 총 궐기대회 직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삭발 단식 투쟁을 전개했던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이 단식 20일째인 지난 4일 급기야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서도 이승호 회장은 국내 낙농산업의 미래와 낙농가를 위한 끊임없는 고민을 지속하고 있었다.
다음은 병상에서 진행된 이승호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삭발 단식이라는 극한 투쟁을 선택,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원유가 현실화, 축산업등록제 유예, 낙농진흥회 농가의 기준원유량 상향 조정 등 낙농업계 최대 이슈와 관련, 정부와 대화노력을 지속했었으나 되돌아온 답변은 예산부족과 수용 불가라는 미온적 대응이 전부였다. 반면 낙농가들은 사료 값 인상 등에 따라 생산비는 무려 30% 이상 오른 반면 7년 동안 묶여 있는 원유 값과 실질적인 쿼터제 시행으로 2중 3중으로 압박 당하고 있다. 숨쉬기조차 힘든 낙농가들의 고통을 대변해야했다.
―단식하는 동안은 어떤 심경이었나.
▲낙농가가 처한 상황을 최대한 대변해야겠다는 사명감뿐이었다. 예산 확보가 힘들다는 정부 답변이 되풀이되자 농림해양수산위원들의 힘을 얻고자 국회의사당앞을 단식 장소로 택했다. 난생 처음 시도해본 단식투쟁이었고 낙농가를 대변하는 생산자단체의 장으로써 부족하지만 농가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서울우유만이 원유가격이 13% 인상되고 타유업체들의 경우 의견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체 원유가격이 이원화되고 있다.
▲원유가격 이원화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낙농가들의 원유 값은 통일돼야만 한다.
원유가격 인상은 유업체에 달렸다. 유업체는 원유가격 인상시 제품가격 상승으로 인한 우유소비 감소와 이에 따른 경영 압박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제품 인상폭을 줄여 낙농가와 함께 고충을 나누는 공존 공생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유업체가 농가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좌시 하는 것은 곧 내 발등을 찍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고품질 우유 생산과 지속적인 우유소비 홍보 등 낙농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최소한의 숨통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농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나 자신만을 생각하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낙농을 먼저 생각해 달라. 낙농가가 하나로 결집돼야만 국내 낙농산업이 발전할 수 있고 여기에 한국 낙농의 미래가 있다.
내 처지가 나아졌다고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모습이 아닌 내일처럼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옥미영 기자 om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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