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판 ‘만원 시대’ 불보듯

산란계 마릿수 크게 감소
계란값 상승 영향 불가피
소비 감소시 자급률 하락
농가 경영난은 더욱 가중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시 가격상승으로 계란 자급률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시 가격상승으로 계란 자급률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목차
<상> 산란계, 얼마나 줄어드나
<중> 계란가격 급등 감당할 수 있나
<하> 가야 할 방향은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를 앞두고 채란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산란계 적정사육면적이 마리당 0.05㎡에서 0.075㎡로 상향 조정될 경우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대폭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가뜩이나 내려올 줄 모르는 계란가격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제 계란가격은 1년 이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연초 양계협회 수도권 가격 기준으로 왕란 156원, 특란 148원, 대란 143원, 중란 130원, 소란 113원이던 계란가격은 수차례 인상을 거듭해 6월 9일 현재 왕란 176원, 특란 170원, 대란 161원, 중란 140원, 소란 107원을 형성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하는 특란 산지가격도 지난 1월 판당 평균 4530원에서 5월 5286원으로, 소비자가격은1월 6435.75원에서 5월 6844.95원으로 상승한데 이어 6월 들어 7000원대를 넘어섰다. 
이같은 원인은 2020~2021년 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전체 산란계 사육마릿수의 23%에 달하는 산란계가 살처분된데 따른 것. 산란계 병아리 부족으로 채란업계의 정상화가 늦어진데다 최근 저병원성 AI와 IB, 뉴모, 계두 등 소모성질병까지 다발함에 따라 일부 지역의 계란 생산량은 여전히 모자라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정상화됨에 따라 계란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란가격은 여전히 높다.
문제는 이같은 양계질병이 매년 되풀이 된다는데 있다. 겨울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새로운 질병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제 곡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여기에 달러화 강세,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연말까지 몇 차례 더 사료가격이 인상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사육면적 확대로 계란 생산량이 줄어든다면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산란계농가는 “계란 생산을 위한 인건비와 운영비, 사료비 등 모든 비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줄어든다면 생산비는 폭등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다수 농장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를 제정한 2018년 당시에 비해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변했다”면서 “앞으로 농장 경영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이 제도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소비자들은 계란 한판을 만 원 이상 주고 먹어야 할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경기도 산란계농가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산란계 사육면적을 확대할 경우 계란 생산비는 대폭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국내산 계란은 경쟁력이 떨어져 자급률이 하락해 식량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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