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연내 최고가격 기록
옥수수 대두 동반상승 견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위한 외교적 논의에 주목하면서 곡물 가격의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듯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탈출구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곡물 가격은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터키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풀어줄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곡물 운송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러시아 군이 한 달여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습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곡물 수출 중단으로 인해 올해 가을 우크라이나의 곡물 재고가 7500만 톤까지 쌓일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대량의 곡물을 약탈해갔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베이루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탈취한 10만 톤의 소맥을 시리아로 수출했으며 이것은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농업연맹은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대략 60만 톤의 곡물을 탈취해갔으며 일부 물량은 시리아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크림반도로 옮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들의 소맥 공급 전망 역시 좋지 못하다. 인도는 소맥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예외적인 경우에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수출을 금지한 이후 예외적으로 수출한 물량은 현재까지 46만 9202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출 통제로 인해 인도 항만 곡물 창고에는 170만 톤의 소맥이 적체되어 있으며 6월부터 몬순 우기가 시작되므로 수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당량이 비로 인한 손상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2022/23 시즌 아르헨티나의 소맥 파종면적 예측치를 종전 660만 헥타르에서 650만 헥타르로 하향 조정했다. 북부 지역의 건조한 날씨 탓에 파종면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높은 비료 가격과 상승하는 투입 비용도 새로운 소맥 생산 시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호주 농업자원경제청(ABARES)은 2022/23 시즌 호주의 소맥 생산량이 3030만 톤으로 지난 시즌 대비 600만 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아시아 구매자들은 호주산 소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이 올해 가장 큰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원유가격 역시 심상찮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8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선물은 배럴 당 122.11달러로 정산 마감됐으며 연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여름 배럴 당 140달러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에 대두 및 옥수수 시장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다. 4월 말 최고가를 찍은 후 조정을 받아 하락세를 나타냈던 대두유 가격이 바이오디젤 소비 확대 전망으로 최근 들어 급격하게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치솟는 연료 가격으로 인해 바이오디젤 혼입률을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15%로 상향 조정될 경우 브라질 내 착유용 대두 소비량은 연간 300만 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맞이해 원유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며 옥수수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에탄올 생산 및 소비는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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