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자조금 문제 더 이상 양보 못해

 
“업계가 갈 데까지 간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돈가가 크게 오른 데다 도축두수는 날로 감소추세를 보여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업무가 각 시도에 이관됨에 따라 거기에 따른 부수적인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안병대 축산물위생처리협회장(신원도축장 대표)의 첫 마디다.
이제 협회 운영 방식을 동시 다발적인 업체 위주에서 대표적인 비교적 대규모 도축장 체제로 이끌어 갈 계획이라는 안 회장은 사실 그동안 회원사들의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무관심과 빠듯한 살림살이로 질적 발전을 이룰 수 없었다고 자성의 톤을 높였다.
안 회장은 이번 양돈자조금 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밝혔다.
또 양돈자조금 문제는 양돈협회가 일단 오는 4월 1일로 한 달간 도축장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일단 연기했지만 세부사항에 있어 개선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협회 차원에 충분한 협의 끝에 요구조건을 양돈협회가 수용치 않는다면 16일경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항간에 “양돈 없이 도축장이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도축장 없이는 양돈도 유명 무실하다” 라는 지론을 밝힌 안 회장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양 업계의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현재 지방세, 증지대, 등급수수료, 부가세뿐 아니라 수의사검사대행수수료까지 대행하는 현 처지에서 심하게는 도축장을 5개월 어음으로 결제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법은 양돈자조금 거출 불이행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공급자와 수요자 개념에서 벗어나 도축장이 떠넘기는 것은 무슨 경우냐고 반문했다.
오랜 동안 육류 유통업에 종사하다가 지난 92년 공동지주 형태로 도축장 경영에 참여, 98년 단독 인수해 10여년 이상 운영해 봤지만 지금처럼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는 경우는 처음 겪는다며 HACCP 지정 문제로 막대한 시설자금을 투입한 도축장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을 아쉬워했다.
앞으로 위생처리협회가 헤쳐나갈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한 안 회장은 우선 농림부와 양돈협회와 조합의 협조로 전기료 농사용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며, 재경부에 계류중인 부가세 형평과세 문제도 현실에 맞는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부언했다.
안 회장은 특히 현재 약 150억원이 확보된 도축경영자금이자율을 5%에서 약간 낮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축장들의 경영개선에 일조 할 계획이며, 등급판정징수대행수수료, 자조금수수료 상향 조정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경욱 기자 ick@chukkyung.co.kr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