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인들 결집 위기 극복”

마릿수 증가로 가격 하락
생산비용 갈수록 증가추세
CPTPP 가입 등 위기 증폭
위태로운 식량안보 대비를

무조건 감축 도움되지 않아
저능력소 도태‧소비 활성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해야
공감대 형성 전방위 지원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 사료 가격 폭등, 100% 개방 수준의 CPTPP 가입에 따른 한우 산업의 피해 우려 등으로 한우인들의 불안함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권 등 한우 산업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일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전국의 한우 지도자들과 한우농가들이 합심해서 한마음 한뜻으로 두드린다면 그 결실은 꼭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한우 산업이 정말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한우농가들이 결집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CPTPP 가입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김 회장은 “상황이 벌어지고 난 뒤에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뒷북에 지나지 않는다”라면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산업 안정 대책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 CPTPP(점진적·포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 가입을 목전에 둔 가운데 한우협회는 강력하게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한우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한우 산업에서 바라보는 CPTPP는 한-일 FTA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식문화가 비슷하며, 소고기 문화가 고급육 시장에 집중되어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협정이 체결되면 호주, 미국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수년 전부터 수출시장을 위해 화우산업을 확대해 왔다. 언제든 수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일본산 소고기의 유입 이슈 외에도 동식물 검역(SPS) 기준에 지역화, 구획화가 포함된다면 현재 질병으로 인해 중단된 수입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원산지규정도 문제다. CPTPP 협정상 육류의 원산지 기준은 모든 육류에 대해 도축을 통한 원산지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기체결된 FTA들과 비교했을 때 원산지 인정 범위의 확대로 볼 수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CPTPP 체결에 의한 한우 산업 피해는 연간 884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가입과 SPS 규범 적용 변수 등을 고려하면 15년간의 감소액은 1조 3260억 원에서 최대 2조 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CPTPP 가입은 한우 산업에 있어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선제적으로 한우 농가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수립돼야 한다. 

 

- 사료 가격 폭등,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암소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사육 마릿수를 줄이는 것이 산업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가격 하락을 대비해 미경산우와 경산우, 가임 암소를 줄여 사육 마릿수 조정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무조건적인 사육 마릿수 감축이 능사는 아니다. 

저능력우는 도태하고 소비 활성화를 도모해 시장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써야 한다.

명품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와 수요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소비층의 니즈에 맞게 한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 농가들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자구적 노력과 함께 정책적인 지원과 대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료가격 폭등과 관련해서는 협회가 전방위적으로 사료안정기금 마련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공약에도 포함될 수 있도록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지난해 3월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특히 국회와 대정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취임 당시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정책을 만드는 것은 관련 부처 이지만, 이 과정에서 요소요소에 정치권의 힘을 실어줘야 할 부분들이 있다. 때문에 대정부 활동과 국회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1년여간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이다.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어야 일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따라서 한우 산업의 애로사항과 현안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대책은 수립하기는 쉽지만 이를 이행하는 것은 어렵다. 모두가 경험했던 것과 같이 개방될 때마다 대동소이한 산업안정 대책이 수립됐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짚어보면 제대로 실행된 것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에 실행되지 않는 대책 수립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과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뚝심으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우산업은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과거에도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우농가의 결집이다. 한우협회 중앙회만 노력한다고 해서 현안을 해결하고 산업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도지회와 시군지부 등 전국에서 한우농가 모두가 함께 참여해줘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한우협회 중앙회를 구심점으로 전국의 한우농가가 힘을 모아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내 스스로는 임기를 마치고 뒤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활동을 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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