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만(농림부장관)
허상만(농림부장관)
  • 이준영 전문기자
  • 승인 2003.09.19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측 가능한 농정 전반 로드맵 마련 추진
 
허상만 농림부장관이 최근 농축산관련 전문지기자단과 가진 첫 합동인터뷰에서 취임 후 숨가쁜 일정을 보낸 소감을 피력하고 일문일답을 통해 농정 전반에 대한 현황과 당면 현안과제를 설명하고 대책과 함께 참여정부 농정사령탑으로서 포부와 구상 등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을 대담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편집자)

―전국의 많은 농업인들이 지난 여름부터 지속된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병충해 및 냉해로 농작물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져 있던 터에 태풍 ‘매미’가 불어닥쳐 실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번 피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발생된 것이어서 농업인들은 사상 최악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로부터 농업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연재해대책 마련은 어려운 과제일까요.
▲먼저 태풍 ‘매미’로 인해 뜻하지 않게 막대한 피해를 입은 농업인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농업인 여러분께도 격려를 보냅니다. 불가항력의 자연대해로부터 농업을 보호하는데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자연재해대책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태풍 피해가 조기에 응급 복구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모든 농업인들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재난을 극복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라며 다각적인 복구지원대책추진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합니다.
―취임 후 업무를 파악하면서 대외적으로 농업통상 활동을 펼치느라 숨가쁜 일정을 보내셨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대학총장을 지낸 경험이 있어 나름대로 바쁘게 살아왔다고 생각해 왔는데 농림부장관 자리가 이렇게 바쁘고 책임이 막중한 자리인지 몰랐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업무와 함께 농업, 농촌 문제를 파악하면서 새만금사업을 비롯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대책, 농업분야 협상 대응전략 등 당면 현안과제를 챙기다보니 정말 숨가쁜 일정이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농정은 근본적인 체질 강화보다는 당면 현안문제를 해결하는데 보다 치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예측이 가능한 농정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따라서 농정 전반에 대한 로드맵과 10년 앞을 내다보는 농정 청사진 준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해서 농촌사회가 유지되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방안 마련에는 물론 농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농축산전문 언론이 많은 조언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제5차 각료회의는 표면적으로는 싱가포르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결렬되고 선언문 없이 폐막됐고 오는 12월15일 일반이사회를 거쳐 내년 3월 중 다시 특별각료회의를 여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칸쿤회의에서도 농축산물 수출국들의 농산물시장 개방 압력이 여실히 드러나 우리로서는 결렬에 따른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처지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정부는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대응전략을 가다듬을 것인지 궁금합니다.
▲정부는 이번 각료회의 결렬 이후 각국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며 개도국 지위 유지와 관세 및 보조금 감축 최소화를 요구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을 반영을 위해 기존에 구축된 다양한 그룹의 국가들과 쟁점별로 선별공조를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내 쌀 시장개방이 우리 농업인들의 초미 관심사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쌀 재협상이 내년으로 다가왔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쌀은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 2004년까지 10년간 관세화를 유예 받았었습니다.
대신 국내 평균 소비량을 기준으로 일정 물량을 의무적으로 수입 중인데 금년의 경우 3.5%인 125만석을 수입해야합니다. 정부는 내년에 있을 재협상에서도 관세화를 유예받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나 미국, 호주, 중국 등 이해 당사국들이 관세화를 통한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관세화 유예를 받더라도 의무수입량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쌀 재협상은 현재 진행중인 DDA농업협상의 관세감축, 저율관세 수입량(TRQ), 특별품목(SP) 적용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칠레 FTA 비준을 위해 농림부가 지난 7월 피해농가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인들의 반발은 여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한·칠레 FTA는 쌀, 사과, 배를 제외했고 민감한 품목 377개도 DDA협상 이후로 연기했으나 시설포도 등 과수분야를 중심으로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업피해 최소화와 '선 대책 후 비준' 원칙에 따라 현장 농업인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지원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대책에 따라 앞으로 7년간 총 1조원(특별기금 8천억원, 지방비 2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경쟁력 향상이 가능한 농가에 8천782억원을 집중 지원하고 이 가운데 보조 지원율을 64% 수준까지 확대했습니다.
폐업 희망농가에는 폐업보상금 1천158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된 'FTA지원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습니다.
또 농가부채경감을 비롯한 농특세연장, 복지 및 지역개발 등의 특별법안도 이번 정기 국회서 처리를 목표로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4대 특별법은 이번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할 법안들입니다. 따라서 농업인들의 신뢰를 토대로 한·칠레 FTA 비준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만금사업의 내부 간척지 토지활용 방안을 놓고 정부 내에서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쳐졌습니다. 장관께서는 조성될 토지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 말씀해주시지요.
▲새만금사업은 현재 우리 세대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 20년 후 우리의 후세대가 사용할 땅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용도는 앞으로 다가올 동북아시대, 서해안시대의 성장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농지를 책임지고 있는 농림부장관으로서 다양한 토지활용 방안을 수용하겠지만 농지가 주된 용도가 되어야함을 기본 시각으로 견지할 것입니다.
―농가부채 문제는 근원적인 해결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진단이자 처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대책이 미흡하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실정입니다.
▲농가 당 평균 부채는 다소 호전되고는 있으나 소득 정체 등으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고액부채, 연대보증 피해농가는 소득에 비해 상환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농가부채경감대책의 핵심은 농업인 스스로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도록 상시 경영회생 시스템과 능력에 맞는 상환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책자금은 소득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상환기간을 5년 거치 15년 상환조건으로 장기화하고 금리도 1.5% 수준으로 인하했습니다.
조기 상환하는 농가들에 대해서는 1년간 이자액의 40%를 감면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현행 6.5%인 경영개선자금, 상호금융 저리대체자금에 대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농업인 협동조합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지 농협조직 안팎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취임 후 농협의 주요 업무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자율개혁만큼 바람직한 개혁은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정기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데 개정 내용은 농협개혁위원회가 건의안을 제출하면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 절차를 거쳐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 대선 공약 중 하나가 농림예산 국가 전체 예산의 10% 수준 확보였는데 내년도 농림예산 규모는 공약과는 달리 축소 조정돼 올해 예산 규모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농업인들의 실망감이 대단합니다.
▲내년도 농림예산은 참여정부의 농정방향, 국정과제 등을 반영해 농촌복지 및 지역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직불제의 지속적인 확충에 중점을 두고 편성할 계획입니다. 또 직불제의 보강과 함께 축산분야의 친환경직불제를 신규로 도입하게 됩니다.
예산당국이 '균형재정 달성'이라는 국가 정책 목표를 추진하고 있어 농림분야 예산도 당초 우리 부가 요구한 수준보다 미흡한 것이 사실이나 앞으로 꼭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방침이며 특히 농림예산 10% 수준 확보가 연차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예산당국과 협의를 적극적으로 계속하는 한편 4대 특별법 제·개정 시 필요한 예산이 반영되도록 노력할 방침입니다.
―장관께서는 취임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에 '도농간의 균형발전'을 포함시키겠다고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인 방안 같은 것을 다듬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민간·정부 위원이 참여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국가 균형발전 개념에는 도시와 농촌의 균형 발전 개념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농촌사회가 유지가 가능하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농림부 의견이 반영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제정중인 법에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 의지를 명문화하고 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농어촌의 발전에 관한 사항을 명시토록 요청한 바 있습니다.
―농림부 조직 개편안에 축산국 폐지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전국의 축산인을 비롯한 축산 및 관련 업계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저지를 위해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강력한 실력행사 불사도 천명했습니다.
▲농림부 조직 개편은 축산행정 기능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발전적으로 보강하는 것입니다. 조직 개편 문제는 '정부혁신위원회'와 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인데 농림부 안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축산국 체제는 유지되기 때문에 축산행정조직 및 기능 위축은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태풍 '매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진 전국의 농업인,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복구의 삽을 들고나선 농업인들에게 농정 주무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지요.
▲태풍 '매미'로 인해 수확을 앞둔 농작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전국의 농업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농림부는 피해 조사와 함께 피해를 조기에 응급 복구토록 농업관련 기관 및 단체가 농촌일손 돕기에 앞장서 피해 최소화에 진력하는 한편 국방부, 행자부 등과 협의해 피해 복구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마시고 재난을 극복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준영 기자 jun@chukkyu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