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이양희(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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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9.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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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ㆍ구조조정 병행하면 다 함께 살 수 있어요
 
이양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은 본보와의 특별대담에서 태풍 피해와 수해를 입은 농업인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피해복구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편집자)

-우선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국의 농어업들에게 특별히 부탁드릴 말씀이 있으시면 이 자리를 빌려 인사를 겸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농축산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축산경제신문의 창간 1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400만 농어민들에게 지면을 통해 인사 올리게 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지난 추석연휴기간에 남해안 일대에 몰아닥친 태풍 '매미' 의 영향으로 사상 유례없는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은 농어업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정부의 신속한 복구와 충분한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WTO/DDA 제5차 각료회의 농업협상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점에 대해 한편으로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내년도에 쌀 재협상과 맞물려 있어 우리에게는 그다지 좋은 결과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400만 농어민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 나간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나가리라 확신하며 제 자신도 우리 농업인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위원장께서는 우리의 농업, 농촌의 현실과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함과 동시에 특히 농업, 농촌회생을 위해 과감한 재정투융자를 역설해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농촌, 농업의 회생과 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의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계십니까.

▲정부가 지난 95년부터 개방화에 대비한 농어업구조개선을 위해 무려 57조원을 투입하였는데 결과는 우리 농업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에 종사하면 할수록 소득은 줄어들고 빚만 늘어나니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지요.
본 의원은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4월에 『농어업·농어촌의 새로운 활로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68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지난 6월 10일 제240회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선진농어촌건설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68조원의 투자계획」을 제안했고 국무총리와 재정경제부장관 및 농림부장관을 비롯한 관계국무위원으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우리 농어민들도 잘 아시다시피,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당초 68조원의 투자계획을 45조원 규모로 부득이 축소 조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68조원 규모로 늘려서 농어촌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국내 농업여건이 대내외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추이를 들어 철저한 개방대비책 마련을 줄기차게 강조하며 정부와 농정 당국을 질타해 오셨는데 개방시대 농정은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고 방향은 어떻게 선정돼야 한다고 보고 계시는지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본 의원이 제안한 68조원의 투자계획은 대략 5가지 분야로 초점과 방향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첫째, 농어촌의 교육여건을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개방화시대에 젊은이들의 탈농을 막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농어촌에 근무하는 교사들을 위해 병역특례를 주고 특별근무수당 신설 및 사택지원 등을 통해 우수교사를 확보해야 하며, 농어촌학생들을 위해 영유아 및 유치원 교육비 지원 그리고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무료급식 및 학비지원과 대학생들에 대한 학비의 융자확대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 농어촌의 의료복지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농어촌의 보건소와 보건지소 그리고 보건진료소를 확대개편하고, 농어촌지역에 준종합병원을 설치하는 한편, 가정의 제도와 사회복지사제도를 통해 재가복지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농어민국민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을 확대지원함으로서 영농에서 은퇴한 후에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셋째, 농어촌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의 농어촌 주택은 재래식 농가주택으로 특히 가사일을 전담하는 여성농업인에게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이를 도시의 아파트수준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넷째, 농어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가야 합니다. 우리 농어업은 구조적으로 소규모 영세농으로 인해 개방화 시대에 선진농업국과의 경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쌀, 원예, 축산, 임업, 및 수산업에 이르기까지 각 품목별로 합리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소규모 영세농이나 은퇴농가에 대해서는 창업자금이나 경영이양직불금을 대폭 지원하면서 하루속히 구조조정을 해나가야만 다함께 살 수 있다고 봅니다.
다섯째, 수입개방에 따른 농어가 소득 대책입니다.
현행 논농업직불금과 경영이양직불금 등 각종 직불금의 단가를 인상하되, 추가개방에 따른 농수산물의 가격하락분을 보전해 주기 위해서는 소득보전직불금의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며, 또한 농어민들에게 대출된 정책자금의 금리도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임업 및 산촌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획기적인 예산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농림부가 요구한 내년도 농림예산이 3조원 가량 축소 조정됐고 올해 예산에 비해 7.4%나 감소한 규모로 조정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근거로 농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과 지원 의지에 의문을 달고 나서는 농업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회는 내년도 농림예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궁급합니다.
▲아직 내년도 농업관련 예산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지난 7월의 제1차 심의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올해에 비해 대폭 감소한 규모로 시작했으나 그 후 협의가 진행되면서 조정이 이루어져 제가 알기로는 최소한 올해 수준 이상으로 반영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칠레FTA 및 DDA협상과 내년도 쌀 재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 농업분야의 구조조정 및 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며, 본 의원의 대표발의로 83인이 찬성한 "농림어업인삶의질향상 및 농어촌지역개발촉진에관한특별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결되면 여기에 최소한 연간 2조원 규모의 예산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아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재원조달방안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전국의 축산농가를 비롯한 축산업계는 축협이 농협과 통합한데 이어 농림부 축산국 폐지가 조직개편안에 포함된 가운데 농림부 방침이 확고한 것으로 확인돼 온통 실망속에 이미 실력행사의 불사를 천명하는 등 강경대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축산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축산국 폐지는 축산업의 위축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데 위원장께서는 어떤 시각을 갖고 계시는지요?
▲최근 우리농업의 기능과 대내외적인 환경이 급속히 변화되다 보니까 현재 농림부의 기능 및 역할까지 재조정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농림부의 명칭을 '농업식품농촌부'로 변경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도 있습니다. 아울러 '농축산물검사검역청'을 신설해서 고품질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림부의 기능 중 품목위주로 편재되어 있는 '국' 단위는 축산국과 식량생산국입니다만, 대내외적인 여건변화에 적응코자 농림부의 기구나 기능을 재조정한다 하더라도 축산인의 권익이나 축산업발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기구가 개편되지 않도록 할 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농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고 일깨워 오신 점은 의정활동과 평소의 언행에서 충분히 입증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제논리로 이해득실을 따져 농업을 간과하는 것 같은 비농업계를 향해 이 자리를 통해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국민의 상당수가 하루세끼 끼니걱정을 하면서 지내던 시절이 80년대 후반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혼식을 장려했고 밥 한 톨이라도 아껴먹으려고 캠페인을 벌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도 무려 1만 3천여명이 점심을 거르는 결식학생들입니다.
요즘 쌀이 남아돌아 남북경협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지만, 2002년도 기준으로 쌀을 포함해 식량자급율은 약 30%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론 사료용을 제외하면 약 56%수준입니다. 쌀의 경우만 100% 자급을 하고 있지 나머지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거의 모든 식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농업은 국가의 생명산업이자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기간산업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쌀시장을 쉽게 개방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식량종속국이 될 것이며, 머지않아 식량은 무기로 둔갑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또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일부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최소한 약 50조원 규모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일수록 농업과 농민들을 철저히 보호하면서 다른 산업을 육성해 나가지 농업분야를 단순히 시장원리에 방치해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농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농업과 농민들은 국가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농업이 지니는 공익적 측면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농업분야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농업, 농촌의 현실이 갈수록 절박해지다보니 국회에 거는 농업인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따라서 어깨가 더욱 무거우실 텐데 어려운 처지에 있는 농업인들을 위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으로서 각오를 피력해 주시는 것으로 이 자리를 마무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개방의 파고속에 우리의 농업이 더욱 어려움에 처해 가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심정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부 국민들과 경제부처가 단순한 경제논리로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외면하는 듯한 인식을 갖고 있어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본 의원을 비롯하여 우리위원회 위원님 22인이 전부 농촌에서 태어난 뿌리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위원회 위원님 모두는 여·야를 초월하여 농업과 농민들을 위해 부단히 애쓰시고 계십니다. 이러한 뜻을 받들어서 올 정기국회에서는 농어촌복지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농가부채경감법을 개정해서 이자율을 대폭 경감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칠레FTA와 WTO/DDA협상 및 내년도 쌀 재협상에 대비해 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대책마련을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지혜와 열정을 바칠테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번 태풍 '매미'의 엄청난 피해로 고통을 겪고 계시는 농어민들에게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리면서 항상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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