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곡창지대가 흉작의 공포에 떨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흑토’ 지역, 북미의 ‘프레리’, 아르헨티나의 ‘팜파스’ 등 세계 3대 곡창지대를 비롯한 세계 최대 식량 산지인 중국이 모두 극도의 생산 부진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세계 밀 수출 1위인 러시아와 5위인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 미국과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가뭄이 작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파종 시기를 놓치고 있다.
세계 곡물 시장에선 벌써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미국 시카고선물시장의 밀 가격은 2020년 4월 평균(198.85)과 비교하면 2.02배, 작년 4월 평균(246.11)보다 1.63배인 402.89달러로 올랐다. 전 세계 식탁 물가도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3월 곡물 가격지수는 170.1포인트로 지난달보다 17.1% 상승했다. 작년 3월(123.9포인트)보다 약 37.3% 오른 것이다.
‘세계의 빵 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전체 국토의 약 70%(42만2000㎢)가 농경지다. 경작 가능한 면적이 유럽연합(EU) 전체의 30%에 달하는 데다 밀과 옥수수, 콩 농사에 가장 적합한 흙으로 꼽히는 흑토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8400만t의 곡물을 생산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올봄 곡물 파종 면적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곳곳에 깔아놓은 지뢰와 폭탄 잔해를 처리하는 것이 우선인 데다 연료도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엔은 우크라이나의 농지 중 최대 30%가 전쟁터가 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수출길도 막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곡물 6500만t, 그중에서도 밀은 2530만t을 수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출하는 밀의 60%가 지나가는 오데사, 일리 치프스스 등 흑해 연안 항구는 운항이 중단됐다. 또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과 이어지는 철도망도 난민 수송 등으로 쓰이고 있어 유럽으로의 수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침략국인 러시아는 밀 수출 중단에 나섰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달 14일 “국내 식품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유라시아경제연합에 밀·호밀·보리·옥수수 수출을 6월 30일까지 금지하고, 백설탕과 원당 수출은 8월 31일까지 금지하는 내용의 명령에 서명했다”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남미 아르헨티나의 경우 온화한 기온과 비옥한 토양으로 밀과 옥수수, 콩을 키워 80여 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지난해 최악의 가뭄으로 흉작 위기에 놓였다. 아르헨티나의 파종은 8월부터 이뤄지는데 지난해 8월 평년보다 강우량이 50% 수준에 그쳤다. 2017~2018년 아르헨티나의 콩 생산량은 약 5500만t이었는데 2021~2022년 가뭄으로 약 1500만t이 줄어들 예정이라고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 거래소는 밝혔다.
가뭄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팜파스에서 수확한 곡물의 대부분을 옮기는 파라나강의 수위가 낮아진 데다가, 아르헨티나 농업 수출의 80%를 소화하는 산타페주 로사리오 항구의 수위도 극심히 낮아지면서 곡물 운반량이 제한됐다. 아르헨티나 항구해양활동회의소에 따르면 로사리오항 수심이 얕아지면서 수출 선박들이 평소보다 18~25%가량 적은 화물을 싣고 있다.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미국도 가뭄이 심각하다. 미국 내 최대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에서는 작년 10월부터 눈과 비가 오지 않아 밀 흉작이 예상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겨울 밀은 가을에 파종해 봄에 싹을 틔우는데, 미 국립가뭄경감센터(NDMC)에 따르면 지난 8일 캔자스주의 절반 이상이 가뭄의 5단계 중 3단계인 ‘심한 가뭄’(Severe Drought) 또는 그보다 더 나쁜 상태인 것으로 분류됐다. 또 다른 밀 생산지인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밀밭의 4분의 3가량이, 텍사스주는 3분의 2 이상이 심한 가뭄 상태에 빠져있다. 로이터통신은 작년 겨울 토네이도로 미국 밀밭의 흙이 휩쓸려 날아가 흙 속 영양분이 손실된 상황에서 물 부족 문제까지 덮치면서 흉작이 점쳐진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봉쇄로 파종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내 곡물 생산량의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가 계속되고 있다. 3~4월에 쌀·옥수수 등의 파종을 시작해야 하는데 비료나 종자 등 농자재가 유통되지 않고 있다. 외부인 출입도 제한돼 노동력이 부족하다.
이상은 4월 19일 자 조선일보 1면 보도내용입니다. 
수입곡물은 축산물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입 곡물 가격 동향이 금년도 말에는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는 점차 회의적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사양 관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고곡물가 시대 농장경영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지난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일 때 곡물 가격 급등의 대응방안으로 일부 사료 회사에서 가격이 저렴한 사료를 만들어서 상당 기간 한우농가들에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사료 회사에서도 조금이나마 양축농가의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가격을 낮게 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려는 뜻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많은 양축농가도 이러한 사료 회사의 움직임에 공감하였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한 사료가 미치는 영향은 오랜 기간 이후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사육을 하여 시장에 출하하는 한육우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저렴한 사료를 급여하여 사육한 지역의 소를 출하한 결과를 분석해보니 육질 등급이나 육량 등급이 많이 낮은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즉 급여프로그램이 훼손된 것입니다. 
가격이 저렴함의 의미가 품질을 유지하면서 이익을 줄이거나 손실을 감수하는 마케팅전략이라면 적극적으로 환영하지만 품질 수준을 낮게 하여 판매하는 마케팅이라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이 최선의 방안일까요?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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