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지도계는 맥가이버처럼 만능인이 되어야 합니다

 
"축산지도계는 TV영화 속 '맥가이버'같이 모든 일에 만능이 돼야하며 어머니같이 희생정신이 강해야 합니다. 조합원들의 애경사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 송아지를 받아내는 몫은 제 몫이기에 조합원들의 소득과 관련된 부문에 나서는 것은 필수입니다"
지난 94년 4월 청주축협에 입사, 만 9년을 축산지도계로 묵묵히 일해 온 김영래(36) 대리, 그는 청주축협 조합원들에게 맥가이버로 통한다.
"일이 좋아서 한다기보다는 일종의 사명감이지요. 어차피 지도계로 잔뼈가 굵은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조합원들과 한데 어울려 그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양축지도를 통해 소득향상을 바라는 것이 지도계로서 첫번째 소망이지요"
9년 베테랑의 김 대리는 농가지도교육, 컨설팅, 방역 등 지도계 모든 업무를 섭렵, 이젠 조합에서 뿐 아니라 청주축협 관내 조합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조합원들의 얼굴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또 무엇을 도와주고 이끌어 주어야 하는지 금방 파악된다는 그에게 있어서 조합원이 그의 일터이자 삶의 현장이다.
"관내 1천700여 조합원들의 80%가 한우사육농가입니다. 따라서 조합사업도 자연히 한우에 포인트가 맞춰져있고 저 또한 한우에 관해서는 이제 박사급이라 자신합니다. 송아지안정제사업과 등록송아지 이표 부착이 지금은 주 업무이지만 틈틈이 농가를 방문해 사양관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조합에서 지난해 개발한 OEM사료공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 사료를 이용하는 조합원들의 사양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청주축협은 흑자조합으로 지난해 업적평가에서 도내 전 회원농협부문 3위, 축협부문 1위를 차지할 만큼 경영기반이 튼튼한 조합이다.
김 대리는 "조합의 흑자를 바탕으로 저희 조합은 비수익부문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조합과 조합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도계는 조합원들의 손과 발이 되어줌으로써 조합원들이 조합사업을 전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저의 의무입니다"
계절적으로 구제역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은 시기를 맞아 하루 24시간을 쪼갤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다는 김 대리는 "지난해 구제역 발생으로 비록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많은 농가들이 이동제한에 묶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조합원들을 방문할 때마다 방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조합에서 지원을 한다해도 조합원들의 방역의지가 없으면 구제역 같은 악성가축질병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합니다. 수입개방보다 무서운 가축질병은 근절시켜야합니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에 전념하는 모든 축산지도계들 처럼 일밖에 다른 취미가 없다는 김대리의 하루일과 계획은 전날 세워진다.
"아침에는 현장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조합은 오후 늦게 출근한다"는 김 대리는 "1천700여 모든 조합원들에게 고른 손길이 닿아야하는데 인원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호소한다.
맥가이버 김영래 대리. 앞으로의 희망을 묻는 질문에도 서슴치 않고 "조합원들의 소득향상"이라고 대답하는 그가 진정한 축산지킴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황희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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