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녹용 인증제로 경쟁력 강화”

RCEP, 중국산 빗장 풀려
가격으론 경쟁 상대 안돼
협회-업계, 상호협력 통해
품질로 승부해야 가능성

결핵 살처분 보상 현실화
무역협정 피해 대책 시급
기능성 녹용 연구 활성화
사슴고기 요리 다양화도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국내산 녹용 소비홍보활동 강화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 정대환 사슴협회장의 일성이다.

제48차 정기총회에서 22대 회장으로 추대된 정 회장은 이같이 취임소감을 밝히며 사슴업계 현안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을 다짐했다. 

지난 3년간 21대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다각적인 대정부활동과 녹용홍보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정환대 회장은 회원농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다시 한 번 협회를 이끌게 됐다. 

올해는 양록산업의 어려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자간 무역협정 ‘RCEP’으로 중국산 녹용 수입급증이 예상되는 녹록치 않은 현 상황에서 정 회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 협회장 자리에 앉는 걸 극구 사양했다고 알고 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지난 3년간 21대 회장으로써 농가 권익보호와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간 아쉬운 점도 있었으나 협회와 조합이 상생·발전하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업계에 펼쳐질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자평한다. 

모두 회원농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루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22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된 것에 고개 숙여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지만 부담감 역시 상당하다. 

국내 사슴산업 발전에 분골쇄신하는 것이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할 따름이다.

 

- 사슴산업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미 외국산 녹용인 뉴질랜드·러시아산이 국내 녹용시장을 83% 이상 점유했다. 여기에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무역협정 RCEP이 중국산 녹용 수입의 빗장을 풀었다. 알다시피 국내 녹용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시장이다. 외국산 녹용에 밀려 위축되고 있는 국내산 녹용이 이제는 중국산 녹용과도 힘겹게 경쟁해야 한다. 불붙은 녹용시장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특히 중국산 녹용은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사계절이 뚜렷한 풍토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녹용의 장점도 상쇄한다. 때문에 중국산 녹용은 다른 외국산 녹용보다 잠재적으로 훨씬 위협적이다.

 

-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국내산 녹용 인증제’를 강조하고 싶다. ‘국내산 녹용 인증제’는 협회와 업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업이다. 협회와 녹용수매업체 간 상호 업무협약식을 통해 반드시 국내산 녹용만을 수매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게 핵심이다. 국내산 녹용의 안정적인 판매와 상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협회의 안정적인 재원마련과 사슴농가 경영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단언한다. 지난 임기 내 마무리 짓지 못해 아쉬웠던 만큼 이번 임기에는 정착시키겠다. 아울러 협회에 농가들이 가입할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사슴농장을 운영하지만 협회회원이 아닌 사슴농가들이 전국적으로 상당하다. 어려운 때일수록 지혜와 힘을 협회로 모아 주시길 당부 드린다.

 

- 사슴결핵 살처분 보상가 현실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사슴결핵 살처분 보상가 현실화에 업계의 사활이 걸렸다. 쟁점은 사슴업계에 대한 정부의 불신이다. 돌이켜보면 양록인 스스로 정부의 불신을 초래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소수의 양록인들에 의해 자행된 기획 살처분으로 선의의 양록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렇게 불신이 증폭되니 정부와의 협상도 진척이 없는데다, 사슴결핵 살처분 보상가를 100% 정상화시켰을 경우도 고민해야 한다. 즉 보상가를 현실화시키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부분도 많다는 거다. 이것과 맞물려 RCEP 피해보상을 위한 대정부활동을 추진 중이다. 농가 피해를 조사한 후 적절한 보상을 요구한 상태다. 

 

- 국내산 녹용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기능성 녹용 연구, 우수사슴 선발대회 등을 확대해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국내산 녹용 알리기를 공중파매체 및 온라인 등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사슴산업에 대한 정부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왔고, 국내산 녹용의 대외이미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또 사슴산업이 녹용에만 머무르지 않고 식품산업으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사슴고기 우수성을 알리고 메뉴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올해 대정부활동에 사슴결핵 살처분 보상가 현실화와 RCEP 피해보상을 동시에 추진한다. 

전체 농가수와 사슴마릿수를 토대로 피해보상을 요구 중이다. 이를 위해 관련부처인 농식품부를 비롯해 국회 상임위 등과 다각적인 접촉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가일층 노력하겠다. 사슴산업은 지속돼야 한다. 허락된 임기기간 동안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회원농가들의 쓴 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 진정으로 농가를 위하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협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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