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지킴이 인정받을 때까지 현장누벼

“전국적인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양돈농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고 저 또한 하루 24시간 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 터진 것 같아 그동안 방역에 매달려 온 저나 양축농가들의 마음에 허전함만 남는 것 같습니다”
충주축협 축산지도계장 전상균(37)씨는 최근 발생한 돼지콜레라로 첫 말문을 열었다.
지도계 업무만 10년이 넘는 베테랑인 그도 지금처럼 가축질병으로 시름에 빠진 축산인을 볼 때마다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지도계 업무 10년이면 조합관내 사정이 손바닥 안에 있듯 훤히 보입니다. 또 지금쯤이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조합원들에게 알려야겠다는 것이 수학 공식처럼 머릿속에 저장돼있습니다”
현장이 바로일터인 전 계장은 지도계업무의 70%이상을 방역에 쏟고 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가축이 없으면 축산인도 없고 축산인이 없으면 축협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한다.
전 계장은 처음부터 지도계 업무가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타부서에 비해 업무도 많고 걸핏하면 밤샘에 이리저리 쫓아다니다 식사 때를 놓치기가 다반사지만 자신의 노력과 희생으로 조합원들이 삶의 질이 향상되고 또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부터 축산지킴이로서의 자부심이 쌓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관내 1천114명의 조합원 중 800명 이상이 한우사육농가입니다. 따라서 지도계업무 중 계통출하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들 조합원에게 보다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지난해 중앙회에서 실시하는 2개월 코스의 컨설턴팅 교육을 받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고 보니 지도계의 필요조건이 많은 전문적인 지식과 그것을 실천에 옮기려는 자세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관내 800여 한우농가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매일 공부한다는 전 계장은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유능한 지도계로 인정받을 때까지 축산현장을 일터로 삶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자신의 아내가 애를 낳을 때 병원을 찾지 못했지만 조합원의 소가 송아지를 낳을 땐 반드시 그 자리를 윤계장이 지키고 있다는 어느 조합원의 말에서 그가 진정한 축산지킴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황희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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