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양돈, 후계자 워크숍
승계 과정 갈등‧경영 비법 등
인적 네트워크 공유 활성화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분뇨·냄새 문제만 없으면 양돈사업은 할 만하다. 다만 갈수록 민원이 다발하고 강화된 환경규제가 걱정이다.” 박광욱 도드람 조합장의 발언이다. 또 “올해 사료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갈수록 우리를 옥죄여 올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양돈산업 미래의 주역인 후계조합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2022년 상반기 도드람 후계자 워크숍’에서 박광욱 조합장은 이같이 밝히며 “이번 워크숍을 통해 농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양돈경영을 위해 후계조합원들이 화합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날 진행된 워크숍은 도드람 후계조합원 47명이 참가한 가운데 △축산업의 기후위기에 대한 진실과 대응방안 △후계자 양돈 현안 △최근 환경규제와 강화 동향과 대응 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각자의 농장에서 적용 중인 악취 저감방안을 공유했으며, 사료가격 상승 등 양돈현안을 논의했다.  
한편, 도드람 후계자 워크숍은 지난 2020년부터 진행돼 왔다. 후계자로서 농장에서 겪는 문제 해결과 후계자들 간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2020년에는 승계 과정 중에 발생하는 갈등·절세비법 등을 다뤘고, 2021년에는 후계자 도드람양돈조합 활용법 등이 소개됐다.

 

현장목소리 인터뷰는 도드람 조합원 두 명과 함께했다. 공호철 지토농장(충남 부여) 대표와 오양호 양호농장(전남 장성) 대표다. 공호철 대표는 지난 2018년 신규 창업한 조합원으로 종돈장 전문수의사이고, 올해 32세인 오양호 대표는 양돈농장 운영 8년차에 접어든 후계조합원이다.  

 

 

미생물, 축분처리‧냄새 저감 효과

 

악취 민원 풀어야 할 숙제

농장 환경 개선만이 해법

천정부지의 사료가격 불안

정부 차원 출구 전략 시급

 

공호철 지토농장 대표.
공호철 지토농장 대표.
오양호 양호농장 대표.
오양호 양호농장 대표.

 

- 가축분뇨처리와 냄새저감은 어떻게 하고 있나.

공호철 대표 = 지토농장의 가축분뇨처리·냄새저감 핵심은 액비순환시스템이다. 수의사와 돼지종합컨설턴트로 활동할 때와는 달리 직접 농장을 운영해보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많았다. 비효율적인 돈사 분뇨이송과 분뇨 적체현상은 지속됐고, 악취저감시스템은 전무했다. 악취저감제를 활용해 봤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이에 분뇨처리장 보수공사를 통한 액비순환시스템을 2020년부터 도입했다. 아울러 오존처리기를 활용한 재활용수 시스템은 농장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냄새가 급격히 저감했으며, 분뇨재활용수는 음용을 제외하고 농장 소독 등에 두루 사용되고 있다. 

오양호 대표 = 미생물로 냄새를 저감시킨다. 오양농장은 미생물을 활용한 순환형 돈사다. 돼지에 특화된 기능성유용미생물을 사료 톤당 1kg씩 투입해 급이한다. 기능성유용미생물을 사료에 섞어 먹여 배출된 돈분은 미생물 활성화 후 돈사 내부 슬러리도 이동한다. 이렇게 생산된 액비는 자연순환센터에서 다시 한 번 액비화 작업을 거친 후 경종농가에 제공된다. 현존하는 분뇨처리기술 중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냄새저감에 탁월할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향상시켰다. 특히 전남 양돈농가들이 출자한 회사인 ‘전남한돈친환경’이 보급하고 있는 기능성유용미생물은 300여 농가가 사용 중이다. 

 

- 양돈장 냄새민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오 대표 = 양돈장을 운영하는 한 아무리 농장 환경을 개선한다 해도 민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주민들과 많이 접촉하고, 행사에 자주 참여하며 돈독한 관계를 쌓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금으로썬 이게 최선의 길이다.

공 대표 = 그렇다. 냄새민원은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할 공동의 숙제다. 다만 동네 주민들보다는 요즘엔 귀농인들과 갈등이 늘고 있다. 양돈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들에게 지속해서 양해를 구하고 농장 환경 개선에 전력해야 한다.  

 

- 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농장 운영은 어떤가.

공 대표 = 양돈농장 운영 중단의 위기에 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조건 적자를 보는 형국인데, 어느 농장이 적자를 덜 보느냐는 말이 돌 정도로 생존과 직결되고 있다. 문제는 해결책이 전혀 안 보인다는 거다. 농장에서 자구책을 마련해서 버티고 있지만 곧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보다 저렴한 사료로 단계적으로 사료프로그램을 조심스럽게 조절한다손 치더라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저렴한 사료는 돼지고기의 품질을 낮출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현 상황에 대한 출구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랄 뿐이다. 

오 대표 = 공감한다. 사료 가격이 오르면 앉은 자리에서 몇 억 원씩 왔다 갔다 한다. 돼지 사육마릿수 만 마리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한 달 사료 가격이 약 6억7500만 원 더 늘었다. 5월에 또 오른다고 한다. 사료 값 오름세는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럴 경우 돼지 한 마리 팔 때마다 적자를 보는 양돈농장이 많아질 것이다. 결국 생산성이 좋은 농장만 살아남는다는 말이다. 여기에 화재나 질병에 노출된다면 다시는 일어서기 힘들다. 지금은 어떻게든 버터야 한다. 최대한 긴축경영으로 살아남는 게 지상과제가 된 슬픈 현실이다.  

 

-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오 대표 = 양돈업이 인정받고 사랑받는 산업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양돈인들이 책임지고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또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춰 깨끗하고 안심할 수 있는 농장으로 개선함에 있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각오다. 아울러 후계자 조합원으로써 미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양돈인이 되겠다. 

공 대표 = 6년 안에 지금 운영하고 있는 ‘지토농장’을 온전한 내 명의로 인수하겠다. 도드람에서 2016년에 시작한 축사은행을 통해 꿈에 그리던 양돈농장을 2018년부터 10년간 임대할 수 있었다. 비록 농장은 도드람 명의지만 모든 농장 운영은 내가 주관하고 수익도 나의 몫이다. 지금 양돈산업이 고전하고 있지만 사활을 걸고 농장 인수를 실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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