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주요 곡물수급 불안
미국 파종면적 발표 관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았던 곡물 가격들이 한 주 사이에 대거 조정을 받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평화회담 진전 소식에 곡물 시장은 급물살을 타며 낙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곡물 시장과 연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국제 원유가격도 상승세가 꺾였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 당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들이 탄력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곡물 시장은 약세 우위의 장이 형성됐다. 최근 가격이 하락한 원인을 살펴보면 먼저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항구가 봉쇄된 상태에서 수출상들이 철로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유럽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우크라이나 운송 당국은 철로를 통해 유럽으로 한 달에 최대 60만 톤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의 콘스탄자 항을 이용해 대량의 곡물을 실어 나르는 방법 역시 루마니아 당국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의 주요 곡물 운송 수단인 철도가 캐나다 퍼시픽 레일웨이 노조 파업으로 지난 19일부터 운행을 중단했으나 중재 조항에 노사가 합의함에 따라 22일부로 파업이 종료되자 곡물 공급 불안 우려가 해소됐다.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공포와 상해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 봉쇄 조치 등으로 인한 곡물 및 원자재 수요 감소 전망 역시 가격 하락을 견인하는 요소가 됐다. 
시장 불안 요소들이 완화되었으나 안도하기에는 너무 이르며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것들이 계속해서 상존해있음을 염두 해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에 대한 낙관론도 러시아의 계속된 군사적 행동으로 인해 약화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평화 제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이다. 남미 시장의 곡물 생산 전망 불투명 역시 잠재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최근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190만 톤 줄여 49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식용유산업협회(Abiove)는 브라질의 대두 생산량 전망치를 7.7% 줄여 1억 2530만 톤에 그치고 수출량도 7770만 톤으로 작년의 8160만 톤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올해 어느 정도 곡물을 파종하고 수확할 것이지 의문이다. 미국의 겨울밀 산지가 상당히 가물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가뭄 모니터링에 따르면 미국의 대평원 일대는 71.9%가 가뭄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북부 대평원 일대는 86.7%가 가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곡물예측위원회는 2021/22 시즌 남아공의 옥수수 생산량이 1468만 톤으로 지난 시즌의 1632만 톤에 비해 10%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올해 곡물 파종 면적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31일자로 파종 예상 면적 보고서를 발표하게 되며 지난 2월 농업 전망 포럼에서 제시했던 수치와 대비해서 어느 정도 변화가 주어질 것인지에 따라 가격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는 2월 농업 전망에서 파종 면적을 옥수수 9200만 에이커, 대두 8800만 에이커, 소맥 4800만 에이커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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