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생물체는 누구든지 자기 집을 짓고 가족들과 더불어 거기서 생활하게 된다. 말 못하는 동물들도 천적의 공격을 피하고 새끼를 낳아 안전하게 기르기 위해 집을 가지고 있다. 
애완견이나 대형견도 집이 있으며 소 돼지 닭도 마구간이나 돈사(豚舍) 계사(鷄舍)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살아간다. 벌도 수백 개의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벌집에서 군집생활을 하며 역할을 분담하여 살아가고 검독수리는 경계심이 워낙 강해서 접근하기 어려운 절벽에 집을 짓는다. 
딱따구리가 단단한 부리를 이용해서 나무에 구멍을 뚫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가끔 길을 가다보면 까치집이 나무위에 걸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까치는 산란기인 3, 4월이 되면 나무 위나 전신주에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은 까치집을 짓는데 까치집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과학에 근거한 정교한 건축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 걸보면 인간만이 위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기술을 자랑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집은 온 가족이 건강과 휴식을 위해 즐겁고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집이 재산증식의 도구로 전락한 요즈음의 우리의 생활은 편치 못하고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양극화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을 볼 때 조금은 서글퍼진다. 집 한 칸 장만하는데 케이비(KB)국민은행에 따르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7년 6개월을 모아야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임차인의 권리를 크게 강화한 ‘임대차3법’이 전·월세 사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을 주는 법이 되었다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우리는 망연자실하다. 임대차의 경우 일정금액 이상(인상률 5%)을 받을 수 없게 만든 발의자들인 모 국회의원과 모 실장이 본인들의 임대료를 법이 발효되기 전에 올리는 꼼수를 부려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낸 일이 있었다. 
모범을 보여야할 높으신 분들이 서민들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일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했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아파트 가격이 공급을 틀어막으니 수요가 더 많아 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문가지다. 아파트 가격이 2017년 대비 2배 이상 뜀에 따라 전월세도 그만큼 올라 이제 서민들이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얼마 전에 집을 구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집을 봤다는 웃지 못한 현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집 없는 백성들의 설움과 팍팍한 삶이 언제나 나아질지 정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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