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육 정산가격 현실화 총력”

외산보다 가격 변동성 커
소비자 불만 경영 불안정
원료육‧식자재 국산 이탈
국내 시장 외국산이 잠식

돼지등급판정제도 옛 것
품종‧브랜드 다양화 흐름
획일적 체계로는 못맞춰
육량 단순화 육질 폐지를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회원사들의 선택은 변함없었다. 정기총회에서 김용철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장이 단독 추대 선출되면서 11대 협회장으로 연임됐다.

김용철 회장은 급변하는 축산물 유통시장 대응책 마련과 회원사들의 안정된 사업기반 육성에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3년의 시간이 다시금 그에게 부여됐다.

그간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오며 권익신장에 주력해 왔으나 지난해 도매시장 평균가격 상승은 김 회장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적한 현안을 풀어가기 위해 어떻게 접근할지 김용철 회장에게 들었다.

 

# 원료육 가격 정산제도 개선에 집중

“생산농가와 협의해 유럽 협동조합형 원가정산제, 가격상하한제 도입 등 원료육 거래가격 개선에 집중하겠다.”  

김용철 회장은 올해 중점 목표로 농가와 원료육 가격 정산제도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매년 돼지 도매시장 상장물량이 감소해 최근 3%까지 하락함에 따라 농가와의 정산 기준가격 적용이 불합리하고, 외국산에 비해 큰 가격 변동성으로 소비자 불만과 경영 불안정 등 산업 전반에 피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용철 회장은 “가격 등락폭이 심하고 돈가 불안정으로 원료육·식자재 등 국내산 이탈과 외국산 육류의 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있다”며 “구성원들과의 합의를 전제로 새로운 기준가격을 도입해 농가와 회원사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덴마크 데니쉬크라운에서 자돈비·사료비·일반관리비 등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원가정산제나 가격상하한제, 연간 사전계약제, 사료가격연동제는 비교적 안정된 연중 돈육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 국내산 돈육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육량 위주로 돼지등급기준 단순화

이와 함께 김용철 회장은 현 돼지등급판정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연 1800만 마리, 하루 7~8만 마리 판정은 현실적으로 품질 판정이 불가능하다”며 “가장 중요한 삼겹살 부위는 1+ 등급을 받더라도 과지방 삼겹살이 많아 구매자 선호도가 낮은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또 “30년 전 만들어진 돼지등급판정제도는 획일적 등급체계로 다양한 소비시장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며 “시장의 다양한 품종이나 브랜드에 대한 등급기준이 없어 차별화된 제품생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개선 방안에 대해선 “도체중, 등지방두께의 육량 위주 규격돈·비규격돈으로 등급기준을 단순화해 실효성 없는 육질등급은 폐지하는 게 맞다”며 “돼지 특성상 품종, 사료, 사육기간, 방법에 따라 품질이 달라 등급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장과 괴리감이 있고, 모돈은 체중이 250kg 이상이기 때문에 등급판정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수급·가격안정에 협회 역할 극대화

“포스트 코로나, 국내산 육류 소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철 회장은 코로나19에도 국내산 축산물 소비가 비교적 활성화된 것에 고무됐다고는 하나 앞으로 국내산 육류 소비가 감소할 경우를 대비해 축산업계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가계소비 증가, 외국산 축산물 물류 및 가공생산 차질 문제로 국내산 자급률이 유지된 것으로 분석되나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육마릿수를 줄이고 도태해 외국산축산물과의 경쟁력에서 우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국제 곡물가격과 해상운임 상승으로 배합사료 가격이 급등했고, 방역비용 증가 등 생산비가 인상되면서 농가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축산물 가공 유통산업 역시 인력문제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축산물 가공 유통산업이 국내 축산업의 중심이 되는 선도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품질 경쟁력을 검증받은 한우고기와 부위별 비교우위에 있는 돼지부산물, 돈육가공품, 후지 등을 확대해 국내 수급과 가격안정에 협회 역할을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축산업을 둘러싼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국내산 축산물 수출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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