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원동력은 근면과 성실한 국민성에 기인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72년 전 남·북한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극심한 이념의 갈등과 북한 김일성의 오판(誤判)으로 3년여 동안 지속된 6.25 전쟁은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안겨 주었으며 남한의 민간인 100만 명이 사망하고 10만여 명이 넘는 전쟁고아와 이산가족이 발생하였다. 
많은 문화재가 부서지거나 사라 졌으며 공장시설의 42%가 파괴되었고 학교와 개인의 집도 대부분 파괴되는 등 국토의 80%가 파괴되어 전 국토가 황폐화 되었다. 이로 인해 건물, 도로, 철도, 다리 등이 파괴되어 복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정신적인 피해도 커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겪으면서 불신의 벽이 높아지고, 적대감이 깊어져 전쟁이 남긴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전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여 식량이 부족한 것은 인간의 3대 욕구중의 하나인 굶주림을 탈피해야만 살 수 있다는 절박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1960년대 농촌 실상은 처참하다시피 했으며 가난한 농민들은 헐벗고 굶주렸다. 매년 봄보리가 익기 전 춘궁기(春窮期)인 5~6월에는 보릿고개(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지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서 농가의 식량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밥을 해 먹을 쌀(보리, 좁쌀 등)이 없었다. 
초근목피(草根木皮), 말 그대로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벗겨 먹을 수밖에 없었다. 수리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도랑에서 물을 퍼다 농사지었고, 농기계가 없어 오로지 손발로 일을 감당해야 했다. 
이런 보릿고개도 1960년대가 지나면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풀뿌리로 배고픔을 달래가며 세계시장에서 우뚝 선 한국인이야말로 위대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풀뿌리를 씹고 나무껍질을 벗겨 먹으면서 그러한 고통을 감내해 냈기 때문에 오늘날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에 쓰여 진 ‘풀뿌리 씹는 이야기’(채근담·菜根譚)가 있다. 좌절을 극복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생활철학의 잠언집(箴言集)이다. 현대인이 살아가는데 귀감이 되는 인생보감(人生寶鑑)이라고 할 수 있다. 
‘채근담’은 중국의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 상인의 처세술과 경영법, 상업윤리가 스며든 마음의 양식서로 생몰 연대가 확실치 않는 홍자성이 쓴 책이다. ‘땅이 더러우면 초목이 무성하고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 ‘스스로 어리석다고 생각하라. 총명함이 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채근담’에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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