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조합 자리매김…고속성장 길 닦아

김영래 조합장 취임 단 3년 만에
모든 사업 적자 멍에 벗고 우뚝
여신 규모 3배 자산 폭발적 증가
합병 후 11년 총 실적의 8배까지

축산물 유통전문가 여실히 입증
직원 최고 대우 표방 동기 부여
대고객‧조합원 서비스로 재환원
조합 중심 결집 성장 기틀 마련


백신 무료접종‧임신진단 지원 등
조합원 생산성 향상 역량 집중
‘지도사업 선도조합상’ 등 수상
종합청사 신축 제2도약 부푼 꿈

전남도 한우경진대회 수상자들과 기념촬영.
강진완도축협은 지난해 지도사업 선도농협상을 수상했다.
2021년 한우보증씨수소에 선발된 조합원과의 시상식 기념촬영.
김영래 조합장.

[축산경제신문 권민‧염승열 기자] 강진완도축협은 지난해 32억 1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법인세를 차감한 후의 순이익을 계산하면 16억3000만원의 평범한 수치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 기록이 조합 창립 이래 최고의 기록이라면 숫자상의 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2008년 강진축협과 완도축협 합병 이래 통합조합으로서 비로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적자로 허덕이던 조합이 선도조합으로 꾸준히 내달리고 있다는 실증적 사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18년말 670억이었던 여신규모가 단 3년 만에 1720억 원대로 3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2000억원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자산규모가 그 사이 1200억원이 증가한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단 3년의 기록이 합병 후 11년 간 실적의 5~8배에 해당하는 실적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강진완도축협을 찾아 김영래 조합장을 만나봤다. 

강진완도축협의 폭발적 성장은 2019년 한냉이라는 대형유통업체에서 축산물 유통과 관련 잔뼈가 굵은 김영래 조합장의 취임에서 시작됐다. 축산물의 전체적 흐름을 꿰고 있는 그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시발점이다. 

조합원이 조합의 주인이라는 선언적이고 형식적인 관념을 깨버리고 조합원의 실질적인 소득과 직결되는 사업을 찾아내는 행동이야말로 협동조합의 역할이요, 가치라는 실용의 개념을 접목했다. 말과 마음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몸소 실천하고 체득할 수 있어야 비로소 협동조합이라는 것이다. 

김 조합장은 취임 하자마자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신용사업 수익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탈피해야 향후 비전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경제사업을 주축으로 한 임기 말인 2023년까지의 조합 중장기발전전략을 수립했다.  

김영래 조합장은 “협동조합이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는 ‘판매농협’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은 완전히 반대였다”면서 “마케팅 전략 수립 부족 등으로 시장집중이 저하되고 일반업체들과의 심화된 경쟁에서 항상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따라서 김 조합장은 조합의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조합원들의 조합사업 이용량 증대와 주인의식 고취를 위해 조합원-고객-임직원 간의 공감대 형성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먼저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시작했다. 협동조합의 직원들은 조합원의 재산을 관리하는 관리자로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처우가 개선되면 될수록 그 몇 배의 혜택은 조합원들이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 김영래 조합장의 지론이다. 

그는 “일반 업체들과 시장에서 피튀기는 전쟁을 벌여야 하는 데 장수의 사기를 꺾고는 이길 확률이 없다”면서 “삼성이라는 기업이 왜 일류 기업인지를 생각해보라”고 반문한다.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해 하루 일과를 미리 정리하는 그의 솔선수범과 각자의 업무 역할을 성찰하기 시작한 직원들의 의기투합은 조합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사업의 활성화를 도출해 냈다. 

구제역 백신 무료 접종‧임신감정 지원‧암소발굽 삭제사업은 축산농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50마리 이상의 농가에게는 군에서 지원하지 않는 백신 무료접종을 조합에서 실시하고, 번식우의 공태기간을 단축시키는 임신감정은 말 그대로 축산농가의 소득증대와 불필요한 사료비용 절감에 큰 효과를 거뒀다. 

임신감정 지원사업은 번식우 사육농가의 사육의욕 고취를 목적으로 매우 필요한 절차로, 수의사를 통한 감정시 발생되는 비용을 조합에서 부담함으로써 농가 부담을 크게 줄이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암소 발굽 삭제사업은 발굽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궤양‧피부염‧백선병 등이 발생해 생축에 악영향을 끼치고 궁극적으로는 질병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는 세심한 관리체계까지 알게 해 주는 사양관리의 중요성까지 교육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조합의 지도사업이 이러한 다양하고도 실질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하자 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강진완도축협은 지역 농축협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로 인정받게 됐다. 

강진완도축협은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지도사업 선도농협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지도사업이 농협 사업의 꽃이라는 점에서 특별할 뿐만 아니라, 전국 139개 축협 중에서는 강진완도축협을 포함해 단 2개 조합이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경영 여건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합을 주축으로 직원-조합원들이 하나로 의기투합해 일궈낸 성적 등의 공적을 인정받아 다산목민봉사상을 수상했다. 

조합장의 기업마인드와 자율성이 강화된 직원들의 업무자세는 조합원들의 조합사업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2014년 총 30억원이 투자됐으면서도 매년 2억여 원의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던 조사료 가공사업이 김영래 조합장의 철저한 비용절감 정책과 거래처 확장의 노력 등으로 흑자로 돌아서 올해는 1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기피부서로 여겨졌던 생장물 사업장도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면서 빠르게 이익을 개선한 결과 지난해 2억52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강진완도축협은 올 7월 1만3300㎡부지에 연면적 4792㎡ 규모의 축산물종합타운 신축공사가 끝난다. 이 종합청사가 건립되면, 조합원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은 물론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전남 서남부 거점 축협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게 된다.   

김영래 조합장은 “모든 직원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직무교육을 통해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과감히 수용할 수 있는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도 이 청사가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영래 조합장은 이 청사 신축을 계기로 “시장성, 수익성, 향후 트렌드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대형 하나로마트와 금융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조합원이 생산한 생축을 직접 가공‧처리해 수도권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 추진과 서울 시내에 창고형 소매 점포를 개설 운영함으로써 강진완도축협 축산물의 신뢰도와 확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김영래 조합장은 유통 활성화를 위해 자체 직원 교육과 더불어 국내 대형 업체에서 일하는 전문가 영입도 고려 중이다. 오늘날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실용주의에 입각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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