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환경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채식주의도 보다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편승해 모든 축산물을 거부하는 비건(vegan)이 하나의 트렌드로 잡으며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다. 
대체육은 식물의 추출물로 만든 가짜 고기와 살아 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이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으로 분류되지만 대부분 이를 통틀어 일컫는다. 이 중 비중이 가장 큰 것이 식물성 고기다. 

 

대형업체들 줄 참여


해외에서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푸드테크를 향후 미래산업으로 정하고 연구를 거듭 지난 몇 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면서 채식주의자들을 비롯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이보다 훨씬 늦기는 했지만 2019년 동원F&B가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욘드 버거, 비욘드 비프, 비욘드 소시지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중 비욘드버거는 1년여 만에 15만개 이상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롯데푸드도 2019년 자체 개발한 ‘제로미트’를 론칭했고, 롯데마트는 2020년 곤약과 해조류를 이용한 ‘고기대신’ 시리즈를 출시했다. 롯데리아 역시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후 글로벌 식품회사 네슬레의 식물성 패티를 넣은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를 판매하고 있다. 
농심 역시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농심의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은 식물성 다짐육과 떡갈비, 너비아니, 식물성 치즈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비건 식품 출시에 의욕적인 농심은 올 4월 자체 비건 브랜드를 내세운 레스토랑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다. 베지가든 대체육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체육 시장에서 돋보이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지구인컴퍼니는 2019년 식물성 고기 브랜드 ‘언리미트’를 론칭하고, 기업간 상거래 B2B 납품 형식으로 여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체 대표 상품인 ‘언리미트 슬라이스’의 경우 육류를 구울 때 생기는 ‘마이야르 반응’, 즉 고기에 열을 가하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별한 풍미가 나타나는 현상까지 구현해냈다.
대형식품가공업체들이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푸드 역시 개발 출시한 대체육 햄 ‘베러미트’로 연간 10~12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활용해 스타벅스와 함께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제품을 개발해 올 1월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식물의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들이 현재 대체육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동물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도 오랜 연구를 거쳐 속속 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배양육 식당도 등장


숙명여자대학교 위해분석연구센터의 연구진이 최근 내놓은 ‘배양육 기술 개발 현황 및 안전에 대한 문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과 네덜란드, 이스라엘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맛과 식감까지 고기와 엇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1999년 암스테르담 대학에서 배양육 관련 이론으로 국제 특허를 확보한 이후 2002년 금붕어에서 채취한 근육조직을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에는 세포분열 유도 기술도 개발했다. 
2009년 돼지로부터 추출한 세포에서 배양육 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했으며, 2013년 마크 포스트 교수팀이 소의 줄기세포에서 근육조직을 배양해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이때 사용된 햄버거 패티는 100g당 37만5000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요됐지만 이제는 생산 비용이 크게 절감된 상태다. 
미국은 1995년 항공우주국 NASA를 중심으로 우주선 내에서 섭취할 식품을 조달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2003년 개구리 줄기세포를 이용해 시식 가능한 스테이크를 배양해냈다. 2017년 맴피스 미트는 닭고기 배양육 시식회를 공개했는데, 이때 생산 비용은 100g당 1986달러였다. 2020년엔 실리콘밸리의 배양육 개발업체 잇저스트는 싱가포르 식품청으로부터 배양육 닭고기 생산과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스라엘은 이들 국가들보다 훨씬 늦은 2018년에 배양육 연구에 뛰어들어 알레프 팜스가 세계 처음으로 배양육 스테이크를 제조 공개했다. 
2020년에는 슈퍼미트사가 생산한 배양 닭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파는 식당 ‘더치킨’이 오픈, 배양육을 넣은 햄버거를 유료 시판이 아닌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시식회를 열었지만, 상시적으로 배양육 음식을 제공하는 첫 식당으로 등재됐다. 
기술로 고기 맛을 내는 이같은 연구의 결과물들이 속속 시장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경과 동물복지라는 팻말을 들고 국내 기업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연구의 목적와 결과물이 동일할 수 있을까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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