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커는 “인간은 던져진 존재다”라고 인간을 함축적으로 정의 한 바 있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자로 혹은 여자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 인간은 오직 신(神)의 점지에 의해서만 태어난다. 태어나서는 인간을 시험하는 관문(關門)이 무수하게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 사람은 상대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 홀로 살거나 다른 짝을 찾아야 한다. 찾을 수도 있지만 못 찾을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안 되면 홀로 살거나 결혼을 했어도 식솔을 거느릴 수 없는 처지가 되면 다시 말해서 반려자에게 버림을 받으면 홀로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서 일까, 1인가구의 비중이 우리나라 10집 중 3집이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다. 2020년 1인가구가 전체가구의 31.7%인 664만 3000가구로 1인 가구 중 50대와 60대는 30% 이상을 차지해 ‘나이 든 홀로 족(族)’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로 사는 이유는 학업·직장(24.4%), 배우자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 등 다양하다. 어찌 되었든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보편적인 삶의 원리다. 혼자 산다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 즉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스님은 불교에 귀의(歸依)하고 신부님과 수녀님은 주님을 섬기면서 혼자서 살아간다. 보통 사람은 혼자 살 경우 고독함을 느끼게 된다. 고독을 위로받기 위해서 반려동물(伴侶(動物)을 찾는 걸까.
반려동물은 인간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로 강아지 고양이 새 따위를 말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 4가구 중 1가구가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기르는 가구 수는 모두 638만 가구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기르는 반려동물은 강아지로 521만 가구가 602만 마리를 키우고 있고 고양이를 기르는 집은 182만 가구로 258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강아지를 기르는 데는 사료비, 병원비, 약값, 미용 등에 월 17만6000원, 고양이는 14만9000원 정도의 비용이 지출된다. 반려동물도 외로움과 고독함을 달래기 위해 키우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키울 수 없다. 보통의 경우 강아지를 죽을 때까지 키우는 비율은 12% 정도에 불과하며, 88%가 도중에 강아지를 유기(遺棄·버림), 파양(罷養·관계를 끊음), 재분양(再分讓)한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귀엽고 대화상대로 입양하였다가 중도에 버린다고 하니 참으로 몰인정하기 그지없다. 인간처럼 강아지와 고양이도 던져진 존재일까. 모두가 불쌍한 중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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