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는’ 리더십, 3년만에 일류조합 반열에

조합장·상임이사 역할 분담
일하고 싶은 분위기를 조성
직원 자발·창의적 동기 부여
부실 불명예 완전히 털어내

첫 ‘함께 하는 유통 혁신상’
농·축협 종합평가 3년 연속
최고 영예 ‘총화상’도 수상
판매농협·고속 성장 길 닦아

‘변화와 혁신은 생존의 조건’
선택과 집중 직무 역량 강화
현장 경영 지역 상생 활성화
격의 없는 소통의 모범 사례

영암축협은 농협 최고의 영예인 ‘총화상’을 수상했다. 
영암축협이 ‘한우개량 우수조합 평가대회’에서 최우수 한우상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모습.
영암축협이 ‘한우개량 우수조합 평가대회’에서 최우수 한우상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모습.
영암축협은 농촌 일손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직원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 모습.
영암축협은 농촌 일손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직원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 모습.
원로조합원에게 효사랑 축산물을 전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원로조합원에게 효사랑 축산물을 전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맹종 조합장.
이맹종 조합장.

[축산경제신문 권민·염승열 기자] 행복한 가정과 불행한 가정을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행복한 가정은 무엇을 해도 다 잘되고, 불행한 가정은 잘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질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샐리의 법칙(우연히도 유리한 일만 계속 생기고, 설사 나쁜 일이 있더라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이나 머피의 법칙(어떤 일을 하더라도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하는 경우)에 빗대어 마치 ‘운(運)’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 더 깊은 내막을 들여다 보지 않으면, 원만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의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는 절절한 노력을 알 수 없다. 특히 가정의 중심을 잡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행복과 불행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영암축협은 화목과 신뢰, 그리고 소통이 얼마나 큰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모범사례다. 이맹종 조합장과 박종호 상임이사, 직원, 조합원들의 각자의 역할에 대한 자기 성찰이, 영암축협을 단지 3년 만에 일류 조합의 반열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암축협은 농협중앙회로부터 ‘함께하는 유통혁신상’과 협동조합 최고의 영예인 ‘총화상’, 전국 농‧축협 종합업적평가에서 1위, 5년 연속 클린뱅크 금메달, 한국종축개량협회로부터 한우개량 최우수상 등 각종 상을 수상했다. 

특히 함께하는 유통혁신상은 농협중앙회가 농축산물 유통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농축협의 모범사례를 발굴, 전국 조합들로 확산시켜 범농협이 함께 상생 발전하고자 2021년 제정한 상이다. 게다가 종합업적평가 1위는 3년 연속의 기록이다. 

지난해 영암축협은 조합원이  생산한 한우를 전국 6개 공판장에 약 3600마리를 출하했으며, 연말엔 500여 마리를 출하, 480억원의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축산물 도매유통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조합원이 생산하는 축산물을 팔아주는 ‘판매농협’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농촌형 조합인 영암축협의 성공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영암축협이 원래부터 탄탄한 성장기반을 갖춘 곳이 아니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부실의 불명예 속에서 미래를 내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암축협이 대반전의 계기를 맞게 된 것은 2019년 이맹종 조합장의 취임과 박종호 상임이사의 합(合)에서 비롯됐다. 부실 경영과 연체 채권 등 모든 부분이 거의 바닥을 치던 때, 이들의 ‘부모 역할론’은 직원들의 침체된 사기를 북돋우면서 결국 조합원들의 신뢰까지 얻어내는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2019년 취임한 이맹종 조합장은 정도 경영, 현장경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 그의 경영 요체는 ‘서번트 리더십’이다. 하인이라는 뜻의 서번트는, ‘섬긴다’는 뜻이다. 즉 조합원을, 직원을 섬기는 리더십이다. 

‘조합원을 위한 조합’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조합원을 그리고 직원을, 주변 사람들을 높이는 ‘학택지사(涸澤之蛇)’의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누구나 뜻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나는 술을 마시지는 못하지만,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선 대리운전이 내 몫이고, 이제는 직원들도 부담 없이 대리운전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맹종 조합장의 말이다. 

말이 쉽지 이런 일은 다른 곳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경우다. 하지만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은 이 조합장이나 직원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박종호 상임이사의 엄격한 업무 자세가 함께 곁들이면서 업무와 꿈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영암축협이 한때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렇게 형성된 ‘즐거움’이다.   

이맹종 조합장은 “변화와 혁신은 선택의 조건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인력과 조직을 혁신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과급 제도 도입을 통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해 영암축협은 13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도 9억원에 비해 44% 신장이다. 교육지원사업비와 환원사업비율 약 5억원 증가와 올부터 한우 가격 하락 등에 대비한 충당금 추가적립 5억 원을 감안하면 약 20억 원 정도의 손익이다. 일선축협들의 수치상 성적과 비교하면 눈에 띌 만큼의 액수는 아니지만 그간의 과정을 보면 확연한 성장세다. 

또한 2020년 한국종축개량협회로부터 한우개량 우수조합 평가대회 영예의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개량사업 활성화는 물론 개량의식 고취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는 개량을 중심으로 조합원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그만큼 농가의 소득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영암축협은 전남의 7개 시군이 참여하는 전라남도 한우 송아지브랜드 육성사업인 ‘으뜸한우’ 후대축 평균 도축성적에서도 kg당 2만3417원으로 전남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혈통 거세우 1++ 평균 등급출현율 60.5%로 전남 1위를 차지했다. 

영암축협은 이맹종 조합장이 한우산업의 미래는 한우개량에 있는 만큼 더욱더 한우개량에 총력을 다해 영암군을 대한민국 최고의 한우생산매커로 육성‧발전시키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온 과제를 착착 실천해 옮기고 있다. 

올해 영암축협의 경영슬로건은 ‘현장경영‧인재경영‧정도경영’이다. 위기를 낳고 기회를 주는 것은 모두 현장이기 때문에 현장 경영 실천과 직원들의 직무 능력 향상을 통한 지식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도를 지향해 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는 ‘사료 5만톤 판매 달성’이다. 조합 사업의 활성화는 조합원 환원사업과 직결되는 문제다. 또 지속적인 수정란 이식사업을 통해 한우를 개량함으로써 조합원 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향후 축산업은 사육 마리수의 증가, 사료비 상승 등 사육 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 우려됨에 따라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개량을 통한 생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영암축협이 단기간 내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이맹종 조합장의 체질화된  ‘ESG 경영’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중점 사업이 모두 조합원 환원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헌혈‧농촌봉사‧장학금‧원로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효사랑‧방역기 무상수리 등 봉사활동을 통한 지역과의 상생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다. 

“더불어 사는 삶을 체질화하는 것이 조합이 발전하는 길입니다. 왜냐하면 독자생존하는 길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는 주변의 도움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주변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나의 희생이 전제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맹종 조합장은 “축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지만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서로 돕게 되어 있다”면서 “조합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고 있는 지금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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