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중독되고 축산 초토화

산기슭의 축사 피해 막대
양봉농가 대부분이 소실
살아남은 가축 가스 중독
생체기능 손상 증체 저하
면역력 약화 등 2차 피해

농식품부, 긴급 지원 대책
피해 가축 수의 진료 실시
사료·동약·기자재 등 지원
인근 돈사 차단방역 강화
축산단체들 ‘모금’ 캠페인

농가 주택이 화염에 휩쌓여 있다. <br>
농가 주택이 화염에 휩쌓여 있다. 
변한 짚더미에서 꺼지지 않은 잔불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br>
변한 짚더미에서 꺼지지 않은 잔불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양봉장의 벌통은 소실되고 철재 구조물만 앙상하게 남았다.
축사 가장자리에 세워둔 농기계가 불타 바퀴가 녹아내렸다.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인해 경북·강원지역의 산림이 쑥대밭이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5시 현재 울진·강원산불로 인해 울진 1만7418㏊, 삼척 1253㏊, 강릉 1900㏊, 동해 2100㏊ 등 총 2만310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서울 면적의 약 38%, 축구장의 3만2353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22년 만에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피해를 입은 주택과 농축산시설 등은 650곳으로 집계됐다. 주택 피해는 372채, 공장·창고는 161곳, 종교시설은 71곳이 피해를 입었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강릉·동해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축산농가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농협 인사총무부 재난안전팀에 따르면 8일 7시 기준 경북 울진 소재 축사 14개소가 전소했고 강원 강릉 축사 1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양봉농가의 경우 대부분 산 인근에 위치한 까닭에 피해가 컸다. 강원지역은 30여 농가, 꿀벌 1800군이 소실됐고 경북의 경우 40여 농가의 꿀벌 3600군이 화마에 휩쓸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도 심각하다. 산불에 살아남은 가축들은 다량의 연기와 유독가스에 노출돼 겉은 멀쩡하더라도 생체기능이 손상돼 증체 저하, 면역력 약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삼척의 경우 한우 16농가 930마리와 양봉 15농가 1150군이 연기에 의한 간접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산불 피해지역 농업인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대책을 추진한다. 먼저 봄철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종자와 육묘, 농기구, 비닐하우스 등을 지원하고 농기계 무상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피해가축에 대한 수의사 진료를 실시하고 사료・동물의약품 등 긴급지원, 축사시설 피해복구를 위한 시설・기자재 등을 지원한다. 또 농・축산경영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면제, 신규대출 등을 지원하고, 피해를 입은 재해보험 가입농가는 희망 시 추정보험금의 50%를 우선 지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산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멧돼지의 이동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인근 양돈장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차단 울타리 점검·보완, 멧돼지 폐사체 집중수거 등 방역도 강화할 방침이다.
농협도 재해현장에 급식차량·세탁차량, 긴급구호키트, 이재민 생필품을 긴급 지원하는 한편 피해 농어민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조기 지원키로 했다.
축산업계에서도 훈훈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삼주 한우협회장은 지난 9일 울진군을 방문해 조사료, 급수기, 한우곰탕 등을 긴급 지원했다. 또 도지회와 시·군지부,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오는 15일까지 자율 모금캠페인을 벌인다. 계좌(농협 301-0187-9929-81)로 성금 하거나 협회로 지원물품을 보내면 산불피해 지역에 전달 예정이다.
한돈자조금은 지난 8일  산불로 고통을 겪는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성금 2000만 원을 기부했다. 성금은 피해지역 복구와 구호물품 지원을 비롯 주민들의 주거와 생계지원 등에 사용된다.
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성금 1억 원을 기탁하고 우유 및 음료 4만8000개를 지원했다. 이경용 충청남도새마을회장(당진낙협조합장)도 지난 8일 울진군을 찾아 성금 3210만 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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