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최근 구제역‧AI‧ASF 등 악성 가축전염병의 잇따른 발생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식품에 대한 안전성과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동물보호와 환경문제까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축산업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축산물 기피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채식인구는 급격하게 늘었다. 
한국채식연합 등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2021년 현재 25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식품가공업계의 육류를 대신하는 대체육 시장규모도 커졌다. 

 

추출물 사용이 필수


대체육 시장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화제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인구가 2050년까지 90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따른 육류 소비량도 현재 304만톤 수준에서 매년 1.3%씩 증가해 2050년에는 455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육류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축 마리수 1000억 마리에 이르는 축산업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동물복지 및 윤리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자, 식품가공업계를 중심으로 육류 대체식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53억4800만 달러 규모로 5년 전인 2016년 38억1700만 달러에 비해 약 40% 성장했다. 
대체육은 크게 식물 성분을 사용한 식물성 대체육과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주요 대체육 기업 중 하나인 비욘드미트는 2019년 대체육 기업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완두단백, 쌀단백, 녹두단백 등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을 혼합, 코코넛 오일을 통해 지방을 구현, 육류의 선홍빛 색상을 내기 위해 비트 추축물을 사용한다. 
비욘드미트는 홀푸드마켓, 세이프웨이, 크로거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뿐만 아니라 칼스(Carl's Jr), 티지아이 프라이데이(TGI Friday) 등 외식업체에도 납품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암차이나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 이후, 최근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신선식품 매장 ‘프레시포’에서 버거 패티 판매를 개시했다. 
올해 나스닥 상장 예정인 임파서블푸드는 대두단백, 감자단백질을 혼합해 생산하고 코코넛 오일, 해바라기 오일을 통해 지방을 구현, 콩식물 뿌리에 있는 레게모글로빈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로 이 성분이 선홍빛과 특유의 맛을 구현한다. 
임파서블푸드는 버거킹과 스타벅스, 멕시칸 패스트푸드 큐도바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캐나다에 R&D센터를 두고 중화권의 돼지고기 소비량을 고려하며 콩과 버섯을 원료로 식물성 돼지고기를 개발한 유니포크도 있다. 이곳에서는 돼지고기를 대두단백질을 기반으로 모사해 런천미트, 스트립, 번, 만두 같은 제품을 출시한다. 
대체육 소시지와 대체육 포함 월병에 이어 중국 시장을 겨냥해 돼지고기와 가재 맛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젠미트도 있다. 중국 쓰촨성의 핫포트 체인점에 제품을 공급하며 가재맛 상품은 중국 전역의 중식 및 서양 레스토랑에 납품하고 있다. 

 

식품 가공업계 주도


티슈 엔지니어링(조직공학)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는 노바미트는 지름 100~500㎛의 미세한 근섬유를 만들어 실제 소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구현한다.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이상적인 낙관론자들은 실험실 배양육이나 수경 재배한 고기와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세계 식량 수요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생산된 고기는 지속 가능하고 자연적이고 생물학적인 농사법보다 더 윤리적이라고 홍보한다. 
멤피스 미트는 동물로부터 세포 채취 후 컬티베이터 안에서 배양하는 방식으로 대체육을 제조한다. 이 회사는 타이슨 푸드, 카길뿐 아니라 빌게이츠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기존의 닭고기에서 돼지와 소고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모사미트는 가축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소 태아 혈청으로 증식시켜 배양육을 제조한다. 근육 조직배양에서 소의 태아와 소혈청이 필요해 고통을 줬던 초기 방식에서 업그레이드해 소 혈청 없이도 산업적 규모로 배양육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 중에 있다. 
미터블은 2020년 소규모 바이오리액터 구축 이후 2025년까지 대량 생산 가능한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며, 돼지고기 배양육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슈퍼미트는 닭에서 추출한 세로포부터 닭고기 배양육을 생산한다. 
대체단백질식품의 시장규모는 2018년 96억2000만 달러로 2025년까지 연평균 9.5%의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육을 찬양하는 낙관론자들은 이 제품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인체에 유익한 물질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는 곳이 대형식품가공업체들이라는 사실에 입각하면 ‘가짜’ 고기가 ‘진짜’ 고기를 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육류가 아니면서 육류로 포장된 초가공식품을 육류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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