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KBS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장면을 찍기 위해 뛰어가는 말의 앞발에 묶은 줄을 당겨 고의로 넘어뜨렸기 때문이다. 해당 말은 머리부터 바닥에 고꾸라졌고 일주일 뒤 죽었다. 
동물자유연대와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촬영 방식이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KBS는 입장문을 통해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서부영화, 전쟁영화 등에서 말이 단골배우로 등장하는 해외는 어떨까. 
해외에서도 영화 ‘벤허’의 전차 경주 촬영을 위해 동원된 말 200마리 중 150마리가 죽었고, 서부영화 ‘제시 제임스’에선 주인공과 말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이 물에 빠져 익사했다. 또 ‘역마차’란 영화는 말이 넘어지는 장면을 찍기 위해 쇠사슬을 사용했는데 말 120마리 가운데 25마리가 몰살했다.
이들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고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줄을 써서 말을 넘어뜨리는 기법은 자취를 감췄고, 최근 영화나 드라마 속 낙마 장면은 컴퓨터에 의한 영상처리(CG)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드라마 낙마 장면의 동물학대 문제가 지적되자 각종 촬영현장의 출연동물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출연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출범된 민간협의체의 첫 회의가 개최됐다.
이들은 촬영동물에게 충분한 휴식시간과 물·먹이를 제공하고 현장에 전문인력을 배치해 동물의 보호·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담아갈 계획이다. 또한 외국사례 분석, 연구용역 등을 통해 올 상반기까지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농식품부가 출연동물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말 못하는 짐승의 생명도 소중히 여겨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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