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부농’의 꿈이 현실로…전방위 지원

축산업 환경 갈수록 악화
생산성 향상에 역량 집중
TMF 사료공장 신축·이전
농산부산물 재활용 활기

바이오 소재 연구소 개설
생균제 출시로 냄새 저감
강화된 규제 선제적 대응
친환경 축산업 기반 구축

‘75세 이상 한부모 갖기’
직원과 조합원 연대 강화
장학사업 등 꾸준한 상생
일찍부터 ‘ESG경영’ 실천

(사진 위부터 아래로)목포무안신안축협 생균제 신제품 2종 출시. 목포대학교 발전기금 1000만 원 기탁. NH농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기념촬영.

 

 

문만식 조합장.

[축산경제신문 권민·염승열 기자] ‘조합원 평균 소득 1억’, ‘축협을 이용하는 축산농가에게 부농의 꿈을 실현시켜드립니다.’

얼핏 공허한 선거 공약 같은 이 슬로건은, 목포무안신안축협(이하 목무신축협)에 가면 실언(失言)이 아님을 피부로 느낀다. 

2선(選)에 접어든 문만식 조합장을 주축으로 매년 뜻밖의 새로운 사업들이 전개되고, 하나같이 모두 성공했다. 한우돌보미 사업으로 ‘젊은이가 찾아오는 축산업’을 현실화한 것, 생균제, 사료사업, 조합원이 가축 사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타 조합의 장점이 있다면 타산지석으로 삼고, 조합원의 소득 안정과 복지 증진에만 몰입하는 문만식 조합장의 열정이, 직원들을 감염시키고 그 감염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조합사업 참여를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단단하게 구축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사업들을 시도해 오면서 조합이 성장가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를 뒤따라가서는 결코 1등이 될 수 없다”는 문 조합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그 목포무안신안축협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목무신축협에서는 ‘으뜸한우 송아지브랜드’ 출범식이 개최됐다. 이 사업은 전남도 특색사업으로 무안‧신안군 우량한우를 육성‧선발해 관내 축산농가를 고급육 생산기지로 키워내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문만식 조합장은 “우리 지역은 명실상부 명품한우고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신했다. 그 이유는 조합원 농가가 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축산물품질평가원장상을, 전남한우경진대회에서 거세우 부문 3위를 수상하는 등 조합원 출품축들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목무신축협은 당기순이익 17억7800만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139%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것도 코로나로 인한 무역대란으로 원자재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료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않으면서 기록한 결과다.

조합의 관계자는 이런 성과에 대해 “전국 최대 생산량의 설비를 갖춘 TMF사료공장의 순조로운 이전과 원자재 동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원료를 확보한 덕분”이라면서 문 조합장의 경영에 경의를 표한다. 

문만식 조합장은 축산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다 무한경쟁이 심화되면서 축산농가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성이 향상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비용의 절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환경 규제를 해결하고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목무신축협이 취한 방식이 바로 최신 설비의 TMF사료 공장 이전과 공장 부설 바이오 소재 연구소 개설이었다. 

문만식 조합장은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 사료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여름철에 특히 많이 나오면서 버려지는 맥주박, 소맥피 등 농산부산물을 건조해서 재활용하면 고품질의 조사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7월 이전 후 첫 신제품으로 송아지 전용 건식TMF사료 ‘쑥쑥 프리미엄 어린 송아지’를 출시했다. 양질의 최상급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건강한 어린 밑소 육성과 설사 예방을 중점으로 개발했다. 

소를 키우는 농가들의 고민이 송아지 설사로 인한 폐사다. 송아지 폐사는 농가의 경영을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때문에 이번 사료는 설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또 성장하는 송아지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향후 농가 수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착안된 밑소 육성 사료다. 

문 조합장은 “보통 송아지 설사가 발생하면 농가는 주사나 약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항생제 문제까지 유발된다”면서 “이번에 출시된 사료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면서 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부설 바이오 소재 연구소 개설도 최근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한 조합의 결정이다. 

이 연구소에는 미생물 생균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박사가 영입돼 5월 ‘바이오락’과 ‘파머스락’ 2종의 친환경 생균제를 출시해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바이오락’은 주로 사료섭취량 증가, 항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튼튼한 소를 육성하는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했다. ‘바이오락’은 가축에게 급여함으로써 소화흡수율 향상으로 소를 쉽게 살찌우고, ‘파머스락’은 퇴비 발효 부숙촉진 미생물제제로 축분분해촉진을 통해 환경 규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다. 

특수공법으로 생산한 생균제는 친환경 유기축산 기반 구축과 냄새 감소는 물론 파리, 모기 등 해충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까지 있어 축사 환경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에 대해 문 조합장은 “향후 협동조합의 신용사업은 더욱 침체될 것이고, 조합이 생존하는 가치와 방식은 경제사업뿐”이라면서 “이제는 협동조합 존재 가치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합원 부농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목무신축협의 부(富)는 경제적 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서적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공동화되고 고령화되고 있는 조합원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75세 이상 한부모 갖기 운동’이다. 

직원 한 명이 조합원 한 명을 부모로 모시고 매월 1만5000원 상당의 축산물 등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면서 신변잡기를 묻고 이야기하면서 소통한다. 조합장의 책상 위에는 두툼한 직원들의 방문일지가 놓여 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무엇을 더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조합장과 직원들이 정확하고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따뜻하고 돈독한 농촌생활상이다. 

목무신축협은 올해 생축장 확장과 한우돌보미 사업을 다시 진행한다. 또 고령조합원들의 축사를 이용해 축사 임대료 사업을 활성화한다. 이는 고령화된 조합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축산업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도록 유지‧발전시킨다는 계획의 일부다. 

조합원들이 편안하게 가축을 사육하고 생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갑, 삽, 파리약, 소화기, 장화 등 소소한 필수품 거의 대부분을 조합에서 수시로 적기에 무료로 공급한다. 이러한 지원 활동은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목무신축협의 임직원들은 대학교 발전기금을 포함한 지역 인재육성 장학금 사업, 농번기 농촌일손돕기, 지역의 농산물 팔아주기 등 지역 상생활동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문만식 조합장의 경우, 연간 1억여원의 사비를 들여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NH농협생명 연도대상에서 사무소 부문 전국 1위를 비롯 직원 5명이 수상한 것은, 목무신축협의 경영을 알면 결코 뜻밖의 일이 아니다. 조합원과 소통하려는 직원들의 노력, CS운동을 통한 한 차원 높인 대고객 서비스 등 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장‧임직원‧조합원이 하나로 뭉친 결과다. 

마지막으로 문만식 조합장은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때마다 아무 말 없이 따라주는 직원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조만간 우리가 목표로 하는 사업물량 1조를 달성하게 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조합 경영이 흔들리지 않게 된다. 그 뜻 하나로 뭉쳐주어서 너무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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