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가격 통제…공산국가냐?”

지난 16일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영하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3000여 명 낙농가의 성난 목소리가 여의도를 들썩이게 했다. 

집회를 이끈 이승호 회장은 “전기와 가스같이 낙농가의 원유가격과 물량(낙농가 쿼터)을 국가가 직접 통제한다면, 유업체만 살찌우고 낙농가는 FTA, 생산자물가 폭등으로 도산할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 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맹광렬 회장은 투쟁 발언에서  “그간 이승호 회장과 함께 농식품부와 수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에는 모두 묵살 당했다”라며 “전국 낙농가의 일치된 목소리로 낙농 말살 정부 대책을 반드시 폐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낙농가들은 우유 반납식, 농정독재 허수아비 화형식 등을 진행했으며 이승호 회장 삭발식에서는 전국 낙농가의 울분과 분노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표출됐다. 

# 이승호 회장, 삭발…투쟁 의지

○…이승호 회장은 삭발식을 통해 투쟁의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이 회장은 “1차전은 2020년 원유가격 철회를 위한 농식품부의 직권남용, 2차전은 낙농진흥회 공공기관 지정 무산에 따른 낙농진흥회 정관 효력 정지 위법행위였다”라며 “3차전은 전국 낙농가의 벼랑 끝 생존권 투쟁이 될 것이다”라고 강경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 청년후계자들, 우유 쏟아붓기

○…‘우유 반납식’에서는 청년후계자 4명이 온몸에 우유를 쏟아부으며 납유거부 불사 투쟁 결의를 표출했다. 또 우유 반납통에 우유를 쏟아붓는 퍼포먼스로 결연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한편 ‘농정독재 허수아비 화형식’을 통해 농식품부에 ‘농정독재 철폐’와 ‘낙농 말살 정부대책 폐기’ 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 농축산업계, 연대의사 표명

○…농축산업계는 낙농가들의 투쟁에 연대 의지를 밝혔다. 한국농축산연합회 이은만 회장,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이학구 회장, 대한한돈협회 손세희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농식품부는 낙농가 탄압정책 추진뿐만 아니라, 쌀 시장격리 관련 역공매 추진, 가축전염병예방법령 개정을 통한 축산농가 폐쇄 명령 추진 등 농업·농촌·농민을 말살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라며 “농축산단체도 낙농가 생존권 투쟁에 적극 연대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 정치권에서도 잇따른 참여

○…정치권에서도 낙농가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농해수위 홍문표 의원(국민의 힘, 충남 예산·홍성), 김선교 의원(국민의 힘, 경기 양평·여주), 국토위 간사 송석준 의원(국민의 힘, 이천)은 현장을 찾아 FTA 발효에 따른 수입 유제품 증가, 생산자물가 폭등 속에 잘못된 정책을 바로 세워 낙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우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격려했다. 

# 협회, 농성장 꾸리고 장기 대비

○…낙농가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을 천명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총궐기 직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 농성장을 꾸리고 장외투쟁을 펼치는 한편, 전국단위 지역별 투쟁 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