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오리 살처분 새끼 부족
가격 폭등 소비저하 우려
현대화 시설 지원 바람직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올해 하반기 심각한 오리고기 수급불균형이 우려된다.
지난해 연말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던 오리 산업이 설 연휴를 전후로 AI 발생이 잇따르면서 하반기 오리고기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누적된 수급불균형을 정상화할 새도 없이 최근 종오리 농장에서도 AI가 발생해 업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게다가 오리고기 생육을 메울 냉동 오리고기도 지난해 대부분 소진됐고, 종오리 살처분으로 새끼오리도 부족하다.  
오리협회 관계자는 “3~4개월 후부터 가격폭등으로 오리고기 소비 저하가 예상돼 걱정”이라며 “매년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견뎠음에도 AI는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도 AI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종오리 농장과 육용오리 농장이 AI로 확진 판정돼 뒤숭숭한 분위기다. 
충북의 한 오리농가는 “정부의 방역지침대로 겨울철 사육제한을 시행하고 있고, 농가들도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AI가 발생했다”며 “겨울철새가 북상함에 따라 AI가 북부지역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몇 년 새 국내로 도래하는 겨울철새 개체수가 늘어난 데다 레이저빔 등으로 철새들을 서식지에서 몰아내는 것도 AI 확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에는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이 AI로 확진돼 전남북 오리농가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남의 한 오리농가는 “이번 주부터 겨우 입식을 시작하는 농가들은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다시 사육이 제한될지도 모른다”며 “정부 요구에 맞춰 방역을 강화해도 일단 AI가 발생하면 농가는 죄인취급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김만섭 오리협회장은 “오리고기 수급불균형은 AI 발생이 향방을 가르는 만큼 농식품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1년에 100억 원 이상 겨울철 사육제한에 쏟아 붓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오리농가 현대화시설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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