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인들의 공감과 상생을 실천
축산업 부정적 인식 해소
공익적 가치 전달 구슬땀
농가 환경 관련 의식 제고
지역 소외계층 돕기 앞장

설립 당시 농가회원 ‘0’
현재 1152명으로 급성장
책자 만들어 투명성 높여
회원 증대 운동 꾸준 실천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지역상생과 고령화되고 있는 농민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굿닥터스와 한방치료 봉사도 실시하고 있다.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각종 해외악성 가축전염병이 잇따라 국내에서 발생하면서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자, 농협중앙회를 비롯 생산자단체들은 축산인들의 자정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설립된 배경이다. 

환경에 대한 축산인들의 인식 전환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내세우면서 시작된 나눔축산운동본부가 내달 13일로,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당초 단체를 중심으로 설립, 정기회원 ‘0’이었던 농가수는 1152명으로, 회원은 4614명에서 1만2583명, 기부금 8억원에서 2021년 23억4300만원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축산업에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10년 동안의 궤적을 따라가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어떤 일을 해 왔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일들을 전개할 것인지를 알아봤다. 

2010년말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의 파장은 지금까지 발생한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 사례 중 가장 큰 재앙의 수준이었다. 350여만 마리의 돼지를 비롯 수많은 가축들이 매몰됐다. 

3조 이상의 경제적 피해는 둘째치고,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축산물을 취급하는 외식산업 그리고 지역 축제 등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됐다. 이제 축산업이 단지 축산과 관련된 부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는 것도 입증됐다. 

왜 가축전염병의 피해가 재앙 수준으로 대형화되었는지 그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관심 밖에 있었던 가축 사육방식이 국민의 관심 속으로 들어오자 환경이라는 과제가 불거졌다. 

축산이 농산물 생산액의 40%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축종이 10대 식량 생산부문에 속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했으며,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설립된 배경도 바로 이같이 높아진 축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환경과 지역 상생의식을 고취시키자는 축산인들의 자정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최근 대다수의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ESG 경영’이다. 10년 전 이미 축산업에서는 나눔축산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것이다. 

2012년 설립 당시 나눔축산본부는 축산단체와 지역축협, 중앙회 직원들을 중심으로 4614명의 정기회원으로 시작됐다. 축산인들의 자정활동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농가수가 ‘0’이어서 ‘축산인들의 자정’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10년이 지난 2021년 말 현재 정기후원자수는 1만2583명, 참여농가수는 1152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전국의 139개 일선축협이 모두 참여함으로써 이제는 명실상부한 축산인들의 조직으로 거듭났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꾸준히 성장해왔던 것은 아니다. ‘나눔’이라는 의미가 특히 생소했던 축산업계에서,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방법도 정립되지 않은 데다, 악성 가축전염병이 뜸해지며 관심이 낮아지자 정체기를 맞았던 것이다. 

그런 나눔축산운동본부가 변곡점을 맞은 것은 2017년 안승일 사무총장의 부임이었다. 

안승일 총장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은 축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지식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 태반이고, 축산농가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부족이 원인이었지만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전담조직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안 총장은 “나눔축산운동본부의 역할이 바로 축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파와 축산인들의 의식 개혁”이라고 규정하고 농협 축산경제, 일선축협, 그리고 축산관련 업체, 농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어떤 일들이 시급한지에 대한 설문조사와 연구 용역을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형식적인 조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축산업의 공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 나눔축산운동본부의 역할이라고 재정립했다. 

기부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나눔축산운동 소식지를 만들고, 이달의 나눔축산인 상을 제정해, 전국적으로 나눔축산에 적극 참여하는 기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동시에 참여를 독려했다. 

각 농협지역본부 내 축산사업단을 지부로 하고, 지역축협조합장협의회장을 지부장으로, 전국에서 농장에 나무심기, 그림그리기 등 환경정화운동과 소외계층돕기 등 지역 상생운동을 활기차게 전개해 오고 있다. 

그 결과 농가들의 정기후원은 물론 축산관련업체, 축산을 떠나 있는 과거 축산인들까지 참여하는 축산업 재건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동력에 힘입어 올해도 나눔축산운동본부는 회원증대운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조합을 중심으로 각종 협의회에 참석해 나눔축산의 취지를 알리고 농가 동참을 독려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또 매칭사업과 도별 자체 특색사업 그리고 지정 목적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매칭사업의 경우 조합이나 단체에서 추진하는 것과 같은 액수의 기부금을 전달하기에 상생활동의 전국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국이 장기화되면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적극 활용해 축산업과 축산 식품의 가치 홍보를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영상이미지로 제공한다. 

환경개선 활동은 물론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으로 행복한 사회를 지향하고, 경종농가와의 상생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인터뷰] 안승일 나눔축산운동본부 사무총장

 

“나눔은 지속 가능 축산업의 열쇠”

 

“나의 성공은 주변의 도움 덕

범사에 감사하는 자정운동

농가 한우 2마리 기증 보람

경기 농가 2곳뿐 아쉬움 커”

 

 

“작은 것 하나라도 혼자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어떤 성취를 했다면 그 과정에는 수없이 많은 주변의 도움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혼자의 힘이란 없습니다. 나눔이란 바로 그러한 깨달음입니다. 

주변에 대한 고마움, 내가 받은 도움을 남에게 되돌리는 것, 나눔은 내가 여유가 있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나눔으로써 얻고, 얻음으로써 다시 나누는 공감의 도돌이표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나눔운동을 축산인들이 앞장서서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안승일 나눔축산운동본부 사무총장에게 나눔이란 좀 특별한 의미다. 평생을 축산경제에서 축산업의 발전에 기여해 오면서 최근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 가슴 아팠다고 한다. 

안 총장에게 나눔이란 바로 그러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고, 축산업이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공적으로 가치 있는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주변과 상생하는 가장 적절한 행위라는 것이다. 

부임 직후부터 나눔 확산을 주도한 것이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적지만 내가 기부한 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리고, 나눔활동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나의 기부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주도해 오고 있다. 

 

- 그동안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나눔축산운동이 확산되면서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축산경제대표는 물론 일부 조합장·단체장들의 경우 개인적으로 백만원 단위의 목돈을 선 듯 내놓기도 한다. 축협 동우회, 언론사 등에서도 매년 기부하고, 농협사료 직원들은 급여 인상분의 일부인 1억890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은 지금은 축산업을 떠난 오상현 구축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의 400만원 기부와 송무찬 한우자조금대의원회 의장의 한우 2마리 현물 기부다. 이 모든 것들이 나눔축산운동의 뜻이 확산되면서 만들어진 예다.”

 

-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농가들의 참여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축산농가들의 참여가 미진하다. 139개 축협 중 57개 조합만이 참여하고 있다. 가장 조합 규모가 건전한 경기도의 경우, 단 2농가뿐이다. 

일부 생산자단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름만 걸고 실제적으로는 별 관심이 없다. 나눔은 어느 한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조직이 아니다. 게다가 스스로 나눔활동을 하면 매칭사업으로 나눔에서도 그 만큼의 지원이 된다. 축산업의 환경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축산인들 농가들이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 축산업은 해로운 산업이 결코 아니다. 공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올바르게 전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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