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규모 최첨단 시설 자랑

 
2003년 5월 12일 피해액 4000억원에 이르는 우리나라 산업재해사상 최대의 화재사고를 당한 (주)하림(대표 김홍국). 주력 공장의 전소로 당분간 회생이 힘들 것으로 예상했던 모두의 의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16일 하림은 화재가 발생했던 그 자리에 이전보다 더욱 보강된 위생설비로 거듭난 신가공공장을 준공, 대대적인 행사를 가졌다.
지난 1년간 기업재난성금 6억원을 포함 547억원을 투입해 시설을 완전 복구한 하림은 이중, 위생설비에만 377억원을 투자,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품질 제일주의의 ‘웰빙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들은 국내 닭고기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복시즌을 앞두고 하림의 ‘신공장’이 정상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닭고기 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콤비칠러(예비 냉각) 도입
이번 하림의 신 가공공장이 눈길을 끄는 점은 신선육 및 가공식품의 신선도 향상에 초점을 맞춰 최첨단 위생 설비와 신공정을 도입한 점이다.
하림은 이번 신공장에 국내 최초로 위생부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육질의 쫄깃함과 신선도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첨단 순간 예비 냉각 설비인 ‘콤비칠러’를 갖췄다. 이는 도계 후 성형 공정 중 기계나 공기 중 먼지 등으로 약간의 이물질이 첨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감안, 수 냉각 방식을 활용해 개별적으로 세척하는 방식으로 기존 ‘그룹세척방식’이 5분가량 소요된 것과는 달리 25분이 소요된다.

■에어칠링(공기분사 냉각장치)시스템·정온실
순간 공기분사 냉각 방식을 채택,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는 것은 물론 습기를 제거해 육질의 온도를 0 로 얼려주는 ‘에어칠링(공기분사냉각장치)시스템’도 도입했다. 사실 이같은 시스템으로 기존 1시간 30분 걸리던 공정과정이 2시간으로 연장됐지만 그만큼 품질면에서 최고의 수준을 이루었기 때문에 약간의 공정시간 지연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비 관계자는 전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 규모의 ‘정온실’을 갖춰 지속적으로 닭고기 육질의 온도를 0 로 유지해 신선도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하림은 이러한 설비를 갖추기 위해 세계적인 설비회사인 네덜란드 ‘마인사’에 설계부터 제어 시스템까지 일괄 의뢰해 안정성을 높였다.

■FTT시스템(Flock Tracking & Tracing System)
이번 신 공장의 시설 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것 중 하나는 600여 계약농가별로 집계된 닭고기에 대한 원천 정보를 전산화 해 제품의 차량별 계군 추적 관리가 가능한 FTT시스템(Flock Tracking & Tracing System)으로, 이를 통해 사육농가는 사육 과정에 보완점을 찾아 경쟁력을 향상시켜 농가 당 소득 수준을 올릴 수 있고 회사도 우수한 닭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어 결국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 하림의 설명이다.

■철저한 화재 예방ㆍ친 환경사업장
대형화재로 공장을 소실했던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화재예방 기능을 확보하는데도 역점을 뒀다. 공장 내외부를 비롯해 모든 공장 설비를 불연소재로 한 것은 물론, 최첨단 방화벽과 자동 경보 시스템도 도입했다. 그리고 친환경사업장 환경을 위한 하루 8000톤 폐수처리장을 증축하는 등 국내 최고 계육업체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같은 첨단 위생 설비와 시스템 구축으로 하림은 대형화재로 인한 신공장 준공이 비록 어려운 과정을 겪었지만 오히려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이 하림의 자체 평가다.

■신공장 준공 기대효과
최근 들어 심각한 공급 부족으로 서민들의 대표 보양식이자 단백질 공급원인 닭고기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6일, 준공식과 함께 (주)하림의 신가공공장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닭고기 수급 불균형은 물론, 유통 질서도 곧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닭고기 시장의 최대 성수기로 꼽는 초복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하림이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게 돼 자칫 닭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을 우려했던 관련 업체들도 조금은 안도하는 반응이다.
하림은 이번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부가가치가 큰 고품질 가공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 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챔’을 런칭하면서 햄시장에 뛰어들었던 하림은 올해 안으로 20여개의 가공제품을 새롭게 개발, 선보일 방침이다.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최근 하나의 생활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웰빙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육류가 바로 닭고기라고 판단, 신선육 위주의 생산구조를 웰빙 시대에 맞는 고품질 가공제품 쪽으로 재편하는 데 이번 신가공공장 본격 가동의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히고 “하림이 다시 일어서는 데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품질 제일주의’를 기치로 모든 공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광형 기자 seman@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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