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낙협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

축분퇴비를 재활용…산업화 시대 길 열어

‘가축분뇨는 훌륭한 재자원’
환경 오염 물질 개념 바꿔
‘축분미분제’를 생산해내며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제조

고품질 퇴액비 토양 활성화
간척지에 조성한 265ha서
옥수수·호밀 등 조사료 생산
자연순환농법 완벽히 실현

당진낙협은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축분자원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은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 전경.)
당진낙협은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축분자원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은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 전경.)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최근 가축분뇨의 효율적 처리가 축산농가 및 업계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낙농축협이 축분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산업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당진낙협은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을 통해 퇴비와 액비, 퇴비 부숙제에 이어 국내 최초로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인 축분 미분체를 생산해 내면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 주목을 받았다. 

조합은 이에 그치지 않고 축분을 활용한 고체연료 생산까지 목표로 하면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최선의 축분 처리 방안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 품질 인정 받은 퇴·액비

자연세계영농조합법인은 하루 액비 100톤과 퇴비 100톤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시설에서 연간 액비 4만톤과 퇴비 4만 3000톤 생산이 가능하다. 

조합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 생산된 비료는 효과가 완만하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토양의 부식함량을 높이고 보수력, 보비력, 통기성이 뛰어나 토양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특히 섭씨 70~80도의 고온 발효공정을 거친 발효퇴비여서 잡초씨는 물론 해충 등이 사멸되어 안전하고 토양 및 작물에 유익한 미생물이 풍부한 부산물 퇴비라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진낙협은 자체 생산 퇴비를 활용해 조사료를 생산하면서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당진낙협은 간척지에 조성한 256ha 규모의 조사료 단지를 통해 옥수수와 호밀 등 연간 8000t의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조합이 척박한 간척지에 가축분뇨 비료를 이용해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는 것을 직접 구현해 내고 있다. 

 

# 부숙제도 ‘호평’

자연세계 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부숙제 또한 축산농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먼저 출시된 자연N, 자연N+ 두 가지의 액상 부숙제의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말 자연IN 이라는 분말 형태의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토양미생물제제 자연N과 자연 IN은 제품의 50% 이상을 축분으로 사용해 자연발효의 호환성과 적응성을 높이는 한편 복합 특수 미생물 다종을 접종해 부숙 기능의 상승효과를 높였다. 특히 ‘자연 IN’은 축분에 미생물을 1차 접종 후 발효된 제품을 2차로 무기질 발효를 통해 부숙효과를 강화한 특수공정으로 생산,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질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모든 원료를 섭씨 135도 이상의 고온으로 완전 멸균함으로써 안전성이 입증됐다. ‘자연 IN’ 토양미생물제제는 축사 바닥 및 축분장 부숙 촉진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축산환경 개선 및 악취저감 효과도 탁월하다.

또 토양개량 효과는 물론 완전히 발효한 알카리성 제품으로 식물 성장에 특화된 제품이라는 게 자연세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2020년에 조합은 획기적인 축분 처리 모델을 제시했다. 탄소저감형 신소재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생산을 통해 단기간 대량의 가축분뇨를 처리하고, 이를 산업화해 수익까지 창출시킬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 것. 

당진낙협은 영농철에 출하가 집중된 퇴‧액비 소비의 한계를 극복하고 분산 출하를 통해 연중 축분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라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축분으로 미분체를 만들고 이를 플라스틱과 결합해 펠렛 상태로 만들어 저장하고 사출 또는 성형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업화의 초석을 마련했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화분, 우유상자, 육묘상자, 산업용 팔레트, 의자, 식품저장 용기 등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해 낼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중에 적체되어있는 반제품 퇴비의 상당량을 제품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분뇨처리시설의 퇴비 재고 처리에 대한 부담을 줄일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진낙협에 따르면 육묘상자 5000개에 축분 13.6톤이 소요되며,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과 제품력에서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종훈 당진낙협 상임이사는 “이 기술로 생산된 육묘상자는 당진낙협 조사료포에서 육묘 재배시 사용되고 있으며, 조합 인근 국화 농원에서 2년째 화분을 전량 매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제품의 완성도가 상당 수준에 이르러 시제품으로써 손색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수요처에 맞게 제품을 생산해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이경용 당진낙농축협조합장 

 

“가축분뇨, 지속 가능 농업의 기초”

 

죽어가는 토양 되살리고

경축농가 소득 안정 기여

자원화 시설 공익적 기능

재자원화 차원 지원 절실

 

 

- 당진낙협이 축분 자원화를 위한 선제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농촌에서는 고령화로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축산분뇨를 퇴비화하지 못하고 퇴비사에 임시보관하거나 주변에 방치해 악취와 파리, 모기와 같은 해충 등으로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미부숙 상태로 농경지에 살포됨으로써 유해가스 발생에 따른 작물의 생육 저하와 토양 산성화를 일으키는 등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진낙협에서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경종 농가와 축산농가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하여 축분 자원화에 뛰어들게 됐다.

 

- 다양한 제품생산으로 산업화를 이뤄나가고 있는데….

축분은 돈분이나 계분에 비해 자원화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데, 당진낙협은 축분 자원화를 통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원화 시설에서는 퇴비와 액비를 생산하며, 퇴비부숙도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농가들에 도움이 되고자 부숙제도 출시하게 됐다. 올해는 이미 농가에서 호평받는 액상 형태의 자연N, 자연N+ 두 가지의 부숙제와 자연IN 이라는 분말 형태의 제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또 가축분퇴비의 수요처 다각화를 위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신소재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퇴비는 연초에 수요가 몰려있기 때문에 연중 균일한 소비처 확보와 수익 창출을 위해 20년부터 시작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사업을 통해 육묘상자, 화분, 재생파레트, 우유 상자 등을 생산해 내고 있다. 

 

- 축분 자원화 시설을 운영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축분 자원화 시설은 당진시 젖소 분뇨발생량의 16%를 처리하면서 환경문제 개선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누적적자 과다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 조합법인에서는 판매확대, 원가 절감 등 자체 경영개선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서는 운영비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공공처리시설과 같이 지자체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속가능한 축산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축분을 처리해야 하며,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축분처리 뿐 아니라 수익사업으로의 확장성도 있기 때문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농축산 자재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 앞으로 환경 규제 및 탄소 중립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안정적인 축분 처리가 더 중요해 지고 있다. 향후 계획은.

퇴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축산악취, 과잉양분공급과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조합은 가축분과 고분자를 결합한 탄소 중립형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을 개발했고, 다양한 제품 생산으로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더불어 올해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가축분뇨 고체연료화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향후 고체연료 생산을 통한 가축분뇨의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고 발전소나 제철소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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