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분·깃털만 핀셋 수거…왕겨 90% 이상 재사용

미국산 ‘하우스키퍼’ 단점 보완
비싸고 사용 불편함 완전 해소
육계농가 도출된 의견을 수렴
국산화 성공…가격 크게 낮춰

미끌림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
제자리에서 방향 전환도 가능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편리
인력·청소 시간 대폭 축소까지

전북 남원 소재 ㈜세웅 전경.
전북 남원 소재 ㈜세웅 전경.
(사진 왼쪽부터)계사청소기 ‘SW-PAC2500’. 전동식 PLT 살포기 ‘SW-FS100’.
(사진 왼쪽부터)계사청소기 ‘SW-PAC2500’. 전동식 PLT 살포기 ‘SW-FS100’.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축사에서 사람이 하는 일에 축산기술을 접목하면서 생산비 절감은 물론 생산성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이들 장치는 노동력 절감은 물론 작업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축산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세웅이 개발한 국내형 하우스키퍼인 ‘계사청소기’도 이중 하나다. 계사청소기는 비싸고 불편한 미국산 하우스키퍼를 대체함에 따라 육계농가 깔짚 재활용 작업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하우스키퍼 국산화 완료

하우스키퍼는 계사의 깔집에서 덩이계분과 깃털 등만 걷어내 운반·배출하는 장치로, 깔짚 재사용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산 하우스키퍼는 견인형인 까닭에 경우 길이가 길고 선회 반경이 넓어 계사에서 사용시 운전이 어려운데다 코너나 벽면 부분은 작업이 불가능한 문제가 있어 왔다. 또한 자주형 하우스키퍼의 경우 해외 수입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 소비자들이 구매에 부담을 갖는 문제와 함께 A/S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키 위해 개발한 제품이 바로 세웅의 계사청소기다. 

세웅은 지난 2019년 계사청소기 개발에 착수, 같은 해 10월 육계농가를 대상으로 품평회를 갖고, 시운전 과정에서 도출된 의견을 수렴해 지난 2020년 국산 계사청소기 제작을 완료했다. 

 

# 왕겨 재사용률 90% 이상

계사청소기는 말 그대로 계사 바닥에 깔린 왕겨 등의 위에 쌓여있는 계분과 깃털을 수거·운반·배출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승용형 자주식 동력청소기다.

계사를 주행하면서 바닥에 깔린 딱딱한 덩이 계분을 조각내 계분 만을 선별적으로 끌어올리는데, 이후 수집된 계분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적재함에 자동으로 실린다.

때문에 계분 수거율 90% 이상으로 청결한 계사관리가 가능하며, 왕겨 재사용률 90% 이상으로 왕겨 구매비용을 90%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왕겨를 제외한 계분과 깃털 등의 퇴적물만을 수거함에 따라 계분 처리비용도 대폭 낮출 수 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 자체동력 갖춰 조작 용이

특히 계사청소기는 국산화를 통해 가격은 낮추고 기존 하우스키퍼의 단점을 모두 개선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기존 미국산 하우스키퍼는 대당 가격이 50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반면 계사청소기는 대당 3500~4000만 원 선으로 운용할 수 있다.

특히 트랙터 등에 연결해 사용해야 하는 견인형 하우스키퍼와 달리 자체동력을 갖춘 자주형 주행방식을 채택했다. 때문에 조작이 용이하고 견인형과 달리 계사 벽면이나 코너 부근까지도 청소가 가능하다. 

바퀴 역시 바닥에 닿는 면이 넓도록 궤도 타입으로 제작해 계사 내·외부에서도 미끌림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제자리에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 계사 등 좁은 공간에서의 사용이 용이한 것도 계사청소기의 장점이다.

 

# 인력·시간 대폭 절감

계사청소기의 또다른 장점은 계사 청소에 필요한 인력과 청소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 작업폭이 1.9m라 5~6회 왕복만으로도 계사 한 동을 청소할 수 있고 계분 수집과 운반을 병행할 수 있어 별도의 운반장치가 필요 없다. 또 최대 적재량이 2.5 루베로 대용량 적재가 가능하며 계분 배출시 퇴비사에 자동으로 배출됨에 따라 추가인력이 없어도 된다. 아울러 거친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뱅가드 35hp 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구동도 가능하다.

초기 제품은 컨트롤박스로 제어하는 형태였지만 이후 기능과 사양을 지속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사용자 편의를 위해 후방카메라도 탑재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 깔짚 재사용 경제적 이득 

계사청소기를 사용중인 전북 남원 계성농장의 박순용 대표는 “과거 한 차 당 20만 원이던 왕겨가격이 현재 50~60만 원을 호가하는데다 돈을 받고 팔던 계분도 이제는 돈을 주고 처리해야 한다”면서 “왕겨가격과 계분 처리비가 급등하다 보니 부담이 커 깔짚을 재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육계 한파스 사육시 왕겨 200만 원(왕겨 50만 원×4차)과 계분처리비 100만 원 등 총 300만 원이 소요된다는 것. 이를 연간 8회전 한다고 가정시 왕겨값 1600만 원(200만 원×8회전)에 계분처리비 800만 원(100만 원×8회전)까지 총 2400만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박순용 대표는 “계사청소기로 깔짚을 재활용하다 보니 왕겨값과 계분처리비 모두 절감됐다”면서 “8회전 사육시에도 왕겨 400만 원, 계분처리비 200만 원만 소요돼 경제적 이득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 전동식 PLT 살포기도 개발 

이와 함께 세웅은 암모니아가스 중화제 살포기 ‘전동식 PLT 살포기’를 개발 중에 있다.

깔짚을 재사용할 경우 암모니아가스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암모니아가스 중화제(PLT)를 자주 살포해야 하는데, 워낙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동식 PLT 살포기를 사용할 경우 노동력과 작업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버튼만 누르면 PLT가 자동으로 살포되며 PLT 살포 외에 사료 공급도 가능하다. 또한 적재공간이 넓어 한 번에 200kg을 적재할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운전할 수 있으며 무거운 물건 운반시 운반차로도 사용하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충전식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자 편의까지 도모했다.

세웅 관계자는 “전동식 PLT 살포기는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세웅의 ‘계사청소기’와 ‘전동식 PLT 살포기’로 깔짚을 효율적으로 재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김문호 상무이사

 

“농가 생산성 향상 최고 가치”

 

현장 상황 완벽하게 숙지

가격 저렴 사용하기 편리

재활용 통해 수익 극대화

농가 위한 제품 지속 개발 

 

 

“하우스키퍼를 활용한 깔짚 재활용은 이미 일부 나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도 왕겨가격 및 계분 처리비용 상승에 따라 깔짚을 재사용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김문호 상무이사는 한국산 계사청소기의 개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산 하우스키퍼를 수입해 사용중이던 한 육계농가가 불편함을 호소하며 한국형 하우스키퍼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다는 것. 이에 기존 하우스키퍼의 단점을 보완한 한국형 하우스키퍼 ‘계사청소기’를 개발해 상용화하게 됐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기존 하우스키퍼는 트랙터에 연결해 사용하는 구조이다 보니 조작이 어렵고 회전반경이 커 작업시 사각지대가 존재했다”면서 “계사청소기는 이같은 단점을 모두 보완하고 가격도 낮춘데다 A/S도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이유로 계사청소기는 농가만족도가 높다”면서 “농가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60대 이상 판매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육계농가의 깔짚 재사용을 위해 계사청소기 지원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계사청소기 구입시 구입금액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이 한정적이라 애로점이 많다는 것. 때문에 많은 육계농가들이 깔짚을 재활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웅은 계사청소기뿐 아니라 농업용 고소작업차, 쟁기 등 농가 편의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보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축산농가를 위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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