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의 원인 찾기 권위자
‘국내 역학조사의 아버지’ 評
국가방역관리운영시스템 개발
철새 위치추적 아이디어 제공

“돼지오제스키 근절 못한 것
혼신 다했지만 아쉬움 남아
忠에 올인했으니 이젠 孝에”
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수의학박사 출신으로 지난 1988년 공직에 투신한지 올해로 꼭 34년째다. 경남동물위생시험소 가축위생연구사로 시작해 검역본부 동물보호과장, 역학조사팀장, 역학조사분석실장, 질병진단실장, 병리진단실장, 방역주무관 등을 역임하며 보내온 세월이 그렇게나 흘렀다.
바로 문운경 농림축산검역본부 위험평가과장의 이야기다. 가축질병 역학조사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문운경 박사는 ‘국내 역학조사의 아버지’라 불린다. 
이런 그가 이달 말 평생을 몸담았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문운경 박사는 내년도 공로연수 돌입에 앞서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간 공직에 몸담았던 소회를 밝혔다.   
문 박사는 지난 2000년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소 구제역과 2002년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 발생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신속한 방역조치로 질병 전파의 고리를 사전에 끊어낸 결과 구제역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구제역과 고병원성 AI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몇 달 동안 집에도 못 가고 야전침대에서 쪽잠을 잤다”면서 “가검물을 진단하고 소견서를 쓰고 방역회의에 참석하는 일들을 매일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축전염병 발생시 발 빠른 역학조사를 위해 현행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탬(KAHIS) 구축 전 모델인 국가방역관리운영시스템(NAHMS)을 처음으로 연구·개발키도 했다. 
또한 고병원성 AI 유입원인 철새의 이동경로 분석을 위해 위치추적기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한편 질병진단, 역학조사분석, 동물보호복지, 위험평가 등 각종 관련 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반면 청정화를 위해 공을 들여온 돼지 오제스키병을 종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크다. 때문에 그간 공직생활을 통해 체득한 다양한 경험을 후배에게 전달하고 전문지식이 필요한 곳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앞으로도 국내 수의축산분야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문운경 박사는 “지난 34년간 국내 축산업 보호를 위해 혼신을 다했다”면서 “청춘을 묻었던 곳을 떠나게 된 아쉬움과 함께 국민들에게 좀 더 나은 공적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가게 돼 죄송한 마음이 교차한다”고 덧붙였다.
문 박사는 이어 “그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忠)’에 올인 했다면 앞으론 아프신 어머니를 위해 최선을 다해 ‘효(孝)’를 실천하겠다”며 가족에게 못했던 가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계획은 문학활동에 매진하는 것이다. 문학인으로서 시, 시조,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신인문학상 당선을 통해 그간 갈망해왔던 시조 시인의 길에 첫발을 디디게 됐다”며 “첫 번째 시집 ‘치유의 바람이 부는 언덕으로’를 출간한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집을 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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