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생산·유통시스템 구축
계란 부정적 인식 바꿔

7년 넘게 트럭 몰며 현장 판매
배송·거래처 관리·영업 업무 등
하나하나 수첩에 기록 후 개선
연매출 350억·직원 50여명으로

유통 과정 위해요인 사전 차단
안전하고 깨끗한 계란 ‘구슬땀’
10만 수 자체 농장 직접 운영
HACCP·무항생제 인증은 기본

경쟁력 강화 위해 가공란 시도
작업장 내에 자체 연구실 마련
대장균·살모넬라 등 안전 검사
‘자랑스런 농식품기업상’ 수상

 

화성시 송산면 소재 농업회사법인 대한의 식용란선별포장업장 내부.
화성시 송산면 소재 농업회사법인 대한의 식용란선별포장업장 내부.

 

최관열 대표.
최관열 대표.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계란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살충제 계란 사태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며 이제는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계란유통업을 영위하기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에 계란유통업체들도 축산물 소비패턴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키 위해 HACCP 인증과 식용란선별포장업을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체계적인 생산과 유통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계란 공급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업체가 있다. 농업회사법인 ㈜광성유통이 바로 그곳이다.

 

# 생산·가공·유통까지 섭렵

광성유통은 20여 년 전인 지난 2000년 1월 창립된 업체다. 창업 당시 직원도 없이 부인과 단둘이서 시작했지만, 20여 년이 흐른 현재 유통·생산·가공 부문을 통틀어 연 매출 350억 원, 종업원 50여 명의 건실한 업체로 자리 잡았다.

광성유통의 전신은 지난 2000년 서울 봉천동에 설립된 세진유통이다. 이후 2004년 광성유통을 설립, 2010년 경기도 시흥으로 증축 이전하며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6년에는 현재의 부지인 은행동으로 다시 확장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충남 홍성군 서부면 소재 산란계농장을 인수했고 2019년에는 화성시 송산면에 농업회사법인 대한㈜을 설립해 구운란 가공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계란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메머드급 사업체로 부상한 것이다.

 

# 20살에 계란유통업계 입문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관열 광성유통 대표(49)는 계란유통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최관열 대표는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 계란유통업체의 종업원으로 7년 넘게 일하다 부인과 함께 광성유통을 차렸다. 그때부터 ‘일에 파묻혀 살았다’고 할 정도로 사업에 매진한 결과 계란유통업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규모를 키웠다.

이때 7년 넘게 트럭을 몰며 일했던 현장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배송 및 거래처관리, 영업 등의 업무를 도맡아 하며 개선해야 할 부분이 보이면 일일이 수첩에 기록해 두었던 것. 이를 자신의 사업장에 반영함에 따라 업무의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최 대표는 “현장에서 모두 경험해봤기 때문에 계란유통업의 문제와 성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소비자의 선택기준이 가격에서 품질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좋은 상품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선제적으로 작업장 HACCP 도입

이를 위해 최관열 대표는 HACCP이란 개념이 생소하던 지난 2011년, 작업장에 HACCP을 도입했다.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계란을 공급하겠다는 것.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 공급이 계란유통업체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게 최관열 대표의 판단이었다. 

최 대표는 “HACCP 인증 후 거래처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등 판로 개척이 훨씬 수월해졌다”면서 “전반적인 위생 수준 제고로 직원들의 자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식용란수집판매업 부문에서의 HACCP 인증은 광성유통이 전국에서 4번째다.

‘더 신선함을 품다’를 모토로 자체 브랜드 ‘에그리치’를 만든 것도 이의 일환이다. 에그리치는 HACCP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생산한 고품질 계란을 HACCP 작업장에서 선별·포장해 냉장 무진동 차량으로 운송한다. 때문에 ‘에그리치’는 여느 브랜드 계란과 견줘도 손색없다는 평이다.

 

# 자체 농장 운영으로 차별화

광성유통의 또 다른 강점은 자체 산란계농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충남 홍성군 서부면 소재의 광성농장은 10만 마리 규모로 HACCP과 무항생제 인증은 물론 전담 수의사의 엄격한 사양관리 하에 고품질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광성농장은 타 농장과의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농장의 진·출입구를 구분하는 한편, 사료차와 계분차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특히 고병원성 AI 발생에 대비해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한국농수산대학 중소가축학과를 졸업한 장남 최준혁 씨(25)가 전담하고 있는데, 향후 50만 마리까지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광성유통은 경기·충남·충북·전남·경북 등 전국 11개 협력농장에서 계란을 공급받고 있다. 일일 유통량은 50~60만 개로 학교급식 및 식자재, 마트 등 거래처만도 100여 곳에 달한다. 

 

# 구운란 가공시장에도 도전장

이에 그치지 않고 광성유통은 계란가공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타 업체보다 경쟁력에서 더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생산·유통뿐 아니라 가공까지 접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화성시 송산면에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대한㈜은 광성유통의 식용란선별포장업 사업장이자 구운계란 가공사업부다. 총 면적 1800평, 건평 900평으로 사무동과 선별포장업장, 구운계란 가공장 등 총 6동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선별포장업장은 원란보관, 제품선별 및 포장, 위생 및 자가품질검사, 저온저장 및 완제품 보관 등의 전 공정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일정온도를 갖춘 내부에서만 이동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특히 자체 연구실을 마련해 항생제, 살모넬라, 대장균, 일반 세균 등 안전성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HACCP 인증을 받은 구운계란 가공장에선 가공 및 숙성과정을 거친 계란이 3구·10구·30구 단위로 포장돼 ‘화성에서구운 군란’이란 이름으로 거래처에 납품된다.   

  

#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 공급할 것

그 결과 최관열 대표는 중소기업의 지위 향상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또 2021년에는 NH농협은행에서 ‘자랑스런 농식품기업 賞’을 수상했다.

‘자랑스런 농식품기업 상’은 농협은행과 거래 중인 전국 농식품기업 중 기업 경영성과, 성장잠재력 등을 중심으로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상으로, 특히 올해부턴 수상기업 선정 시 ESG 경영 기업에 우대가점을 적용해 그 의미가 더 크다.

최 대표는 “최근 계란유통업은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식용란선별포장업 도입, 이력제 시행 등으로 변곡점에 놓였다”면서 “이같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 공급을 위해 가일층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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